▲(동두천=연합뉴스) 북한군의 서부전선 포격 도발 사건에 대응해 한미 양국 군이 연합작전체제를 가동한 것으로 확인된 21일 긴급 지원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경기도 동두천 지역의 한 미군부대에서 기동장비들이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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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이 있고 난 15년 후. 현재 DMZ는 1999년도의 그곳으로 돌아가 있다. MB정권 이후 남북관계는 계속 악화되어 왔으며, 지난 4일 지뢰 폭발 이후 남한의 대북방송 재개, 북한의 사격, 남한의 대응사격으로 군사적 긴장은 높아져 가고 있다.
혹자들은 설마 남과 북이 공멸인 걸 알면서도 서로 전쟁을 벌이겠냐고 현재의 상황을 무시하지만, 이는 100% 확신할 수 없다. 전면전으로 확전만 안 된다면 남북 모두 국지전을 통해 얻는 이익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여러모로 흔들리는 김정은 체제를 외부의 적을 통해 다잡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으며, 남한 정권 역시 북한문제를 통해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 당장 지난 4일에 있었던 지뢰 폭발은 당시 초미의 관심사였던 국정원 해킹 등과 같은 이슈를 모두 빨아들이지 않았던가.
따라서 현 정부의 입장으로서는 경제적으로 부담만 최소화할 수 있다면 북한과의 갈등을 부추기지는 않더라도 일부러 해결하지 않을 수 있다. 현 정권의 몇몇 실세들은 실제로 과거 '총풍'과 같은 사건들을 통해 쏠쏠히 재미를 본 전력도 있는 바, 이는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아무리 작은 규모라 할지라도 군사적 충돌은 막아야 한다. 어쨌든 그것은 전면전의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며, 또한 애꿎은 목숨을 앗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전쟁은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오늘, DMZ에서 근무하고 있을 후배 장병들을 떠올려본다. 아마 그들은 내가 16년 전 그랬던 것처럼 머리카락을 일부 자르고, 손톱, 발톱을 깎은 뒤 유서를 쓰고 실탄을 챙긴 뒤 수색 매복을 하게 될 것이다. 밤 새 뜬눈으로 총구만을 바라볼 것이며, 제대로 씻지도 못한 채 그런 상태로 아주 오랜 기간 5분 대기를 할 것이다. 모두가 우리의 아들이고 동생이고 친구이다.
전쟁만은 막아야 한다. 다시 2000년 6월 이후의 DMZ가 되돌아오길 바란다. 국가의 의무는 모든 국민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부디 정부는 이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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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물류와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일을 했었고, 2022년 강동구의회 의원이 되었습니다. 일상의 정치, 정치의 일상화를 꿈꾸는 17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하여 제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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