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정부 알레고리암브로조 로렌체티, '나쁜 정부의 효과 알레고리', 시에나 푸블리코궁전. 독재자 옆엔 사기, 공포, 전쟁, 나쁜 습관, 잘못된 심판 등의 부정적 가치들이 의인화되어 있습니다.
박용은
우선 좋은 정부를 은유하는 그림에는 각각 심판, 절제, 관대, 신중, 강인, 평화 등의 긍정적 가치들이 의인화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오른쪽으로는 좋은 정부의 효과, 즉 생업에 열중하고 축제를 즐기는 백성들, 평화롭고 아름다운 농촌 풍경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마치 14세기 시에나의 일상을 풍속화처럼 생생하게 묘사해 놓았지요.
반대로 그림의 왼쪽에는 악마처럼 뿔이 달린 독재자의 모습이 형상화되어 있는데 물론 '나쁜 정부'의 은유입니다. 독재자 옆엔 역시 사기, 공포, 전쟁, 나쁜 습관, 잘못된 심판 등의 부정적 가치들이 의인화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나쁜 정부가 가져온 효과는 당연히 백성들의 고통입니다. 비록 프레스코화의 여기저기가 훼손되어 그림의 전체적인 모습을 제대로 알 수는 없지만, 시에나 화파의 마지막 거장이라 할 수 있는 암브로조 로렌체티의 진면목을 확인하기엔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