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제 적용 과정과 각 교육과정 연간 수업일수·수업시수 변화 모습 표기자가 7차교육과정부터 2015개정교육과정까지 주5일수업제 이행과정과 주5일제 적용할 때 수업일수와 교과 시수편성을 어떻게 했는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표로 작성해 보았다.
이부영
대한민국 공교육 역사상 교육과정 체제가 크게 변한 때가 몇 번 있었는데,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뭐니뭐니해도 '주6일제 수업'에서 '주5일제 수업'으로 전환한 것이 아닌가 싶다. 주6일 수업체제와 주5일 수업체제는 단지 주당 수업일수가 하루 줄어든 것으로 끝나지 않을, 국가교육과정 체제에서 획기적인 사건이다.
그러나 위 표를 보면 7차 이후 국가수준교육과정 문서에서 '주5일 수업'이라는 낱말을 찾아보면 딱 두 번 들어있다(초·중등학교 교육과정 기준) 한번은 2007 개정교육과정 때 '월 2회 주5일 수업으로 인한 34시간 감축'이고, 또 한 번은 2009 개정교육과정 때 '3~4학년의 국어과 기준수업시수는 주5일 수업에 따라 감축된 시간수~' 에 들어간다.
국가수준교육과정에서 획기적인 체제 변화인 주5일 수업제를 맞이하여 '주5일 수업'이라는 말이 딱 두 번밖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은 국가수준교육과정이 예전 주6일제 수업제와 그대로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2009 개정교육과정은 당시 월 2회 주5일제 수업을 실시하고 있었고, 곧 '주5일제 수업'을 실시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 책임을 회피하고 만 것이다. 그러나 커다란 숙제를 넘겨받은 바로 다음 교육과정인 2015 개정교육과정은 그 어디에도 '주5일 수업'이라는 말이 들어있지 않고, 편성과 기준시수는 '주5일 수업제'가 아닌 '주6일 수업'체제를 따르고 있는 2009 개정교육과정 그대로다.
교육부는 "주당 수업시수를 제시하고 있지 않다"고 했지만, 여전히 연간 수업시수 기준은 주6일 수업제에서 내세우고 있는 34주 그대로이고 교과별 시수 또한 이전 주6일 수업제에서 제시하고 있는 (주당 시간) × (34주)를 한 시수라는 것이다. 그러니 주6일 수업체제가 아니라는 말은 눈가림일 수밖에 없다.
주5일제 수업에서 오히려 증가한 수업시수
위 표를 작성하면서 보니, 월 2회 주5일제 수업을 실시하고 있던 2007 개정교육과정 때는 34시간을 줄여서 제시하고 있는데, 2009 개정교육과정 때는 오히려 예전 주6일제 수업 때인 7차 교육과정 때 기준시수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유는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다. 주당 수업시수가 6일에서 5일로 줄어들고, 수업일수도 220일에서 190일로 줄어들었는데 수업시수는 여전히 7차 교육과정 때와 같다.
그러다 보니 학교현장에서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운영할 때 혼란이 많다. 2009 개정교육과정 때부터 초등학교에 적용 불가능한 학년군제(1~2, 3~4, 5~6학년을 연계해서 운영하는 것)까지 제시해서 편성과 운영을 더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학년군제는 사실상 문서로만 존재한다.
2009 개정 때는 본격적인 주5일 수업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임시로 진행한 셈이지만, 다음 교육과정 개정할 때는 이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다. 그러나 2015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보니 여전히 주6일제 수업체제와 같아서 이대로 가면 앞으로도 계속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에 혼란을 겪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