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과 공기업인 한국석유공사가 각각 탄소펀드와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해 회수한 금액의 비율이 각각 -99.9%와 10.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박원석 정의당 의원과 전정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은 탄소펀드를 조성해 탄소배출권에 280억 원을 투자했지만 3000만 원만 회수했고,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15년간 16조4000억 원을 투자했지만 1조8000억 원만 회수했다(2014년 12월 기준). 이에 따라 투자액 대비 회수액 비율이 각각 -99.9%와 10.9%에 그쳤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9년 9월 정부유관기관과 일반법인이 참여하는 '탄소펀드'를 조성하기로 하고 총 437억 원을 출자받았다. 이후 탄소배출권에 280억 원, 수력발전과 풍력발전에 총 76억 원 등 총 356억 원을 투자했다.
그런데 탄소배출권에 투자한 280억 원 가운데 지난해 12월까지 회수한 금액은 3000만 원에 불과했다. 297억7000만원은 아직 회수하지 못한 것이다. 총 50억 원을 투자한 풍력발전만 지난 4월 48억 원을 회수해 5억 원(12.8%)의 수익을 냈을 뿐이다.
탄소펀드의 투자기간이 지난 2013년 종료됐고, 탄소배출권에만 전체 투자금액의 80% 정도를 투자한 상황이어서 추가 투자를 통해 수익을 높이거나 수력발전이나 풍력발전 등 나머지 투자처에서 수익을 내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개선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결국 한국수출입은행 등 투자자들이 수백억 원의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원석 의원은 "추가로 투자를 집행해 수익을 제고할 방안이 없고, 10년의 존속기관이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탄소펀드의 손실을 개선할 방법이 없다"라며 "운용사를 포함해 펀드의 조성과 운용 전 과정에서 발생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따져 묻겠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1999년부터 15년간 55개의 해외광구에 총 16조4000억 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까지 회수한 금액은 1조8000억 원에 불과했다. 투자액 대비 회수액 비율이 10.9%에 그친 것이다.
55개의 해외광구 가운데 인니SES광구를 제외한 54개가 투자액보다 회수액이 낮았다. 이명박 정부 당시 투자한 해외광구 가운데 이라크 Hawler, 카작 KNOC Caspian, 미국 Old Home과 Parallel, Northstar 광구는 현재까지도 회수율이 '0%'다. 유일하게 인니SES만 6600억 원을 투자해 7700억 원을 회수함으로써 1100억 원의 수익을 기록했을 뿐이다.
전정희 의원은 "한국석유공사가 2007년 이후 인수한 해외광구 대부분의 생산량이 하향곡선에 있는 데다 매장량 인정범위도 과다하게 산정해 무리하게 인수했다"라며 "현재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대로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에서 유전을 생산할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어 대다수 광구의 생산을 중단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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