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 훈련장에는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이 상당히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군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아 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군의 재래식 화장실은 모두 1428곳에 달했다. 이 가운데 육군이 1393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해병대(19곳), 국방부 직속 부대(13곳), 공군(3곳)이 뒤를 이었다.
장소별로는 훈련장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이 726곳으로, 가장 많았다. 아직도 야외 훈련장에 재래식 화장실이 많다는 것이다. 고지대·해안의 재래식 화장실은 30곳, 육군 최전방 일반전초(GOP) 부대의 재래식 화장실은 5곳이었다.
군은 화장실 개선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왔지만, 재래식 화장실을 모두 없애기에는 아주 더딘 속도다. 지난해 재래식 화장실 개선 실적은 철거 49건, 보수 14건, 신축 55건으로, 모두 118건에 불과했다. 재래식 화장실을 다 없애는 데 12년이나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군의 상수도 보급률도 여전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백군기 의원실이 분석한 육군·해병대 수도시설 현황에 따르면 육군과 해병대의 상수도 보급률은 47.1%에 불과했다.
육군과 해병대 부대의 절반 이상이 우물을 포함한 지하수, 강물, 빗물 등을 받아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육군 GOP 부대와 같은 격오지(외진 곳) 부대는 상수도 보급률이 30%도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백군기 의원은 "90년대 이후에 태어난 20대 초중반의 일반 병사들은 이른바 '푸세식'으로 불리는 재래식 화장실에 익숙하지 않아 생활에 어려움이 클 것"이라며 "군의 사기진작을 위해서라도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군부대의 상수도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회 법사위에서 논의할 예정인 수도법의 통과가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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