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말벌이 집을 짓고 살고 있는 벽
최오균
다행히 벌에 쏘이지는 않았지만 모골이 송연해지고 온몸에 소름이 돋아나는 것 같았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자세히 살펴보니 말벌들은 장독대 옆 야외 화덕 위 벽에 뚫린 구멍에서 쏟아져 나왔는데, 말벌 중에서도 몸집이 큰 것으로 보아 독성이 있는 무시무시한 장수 말벌인 것 같습니다.
장수말벌은 몸길이가 보통 3~4cm로 한국산 벌 중에서는 제일 큰 벌입니다. 머리는 황색이고 가슴은 흑갈색이며, 배에는 황색 띠를 두르고 있는데, 주로 벽의 틈이나, 나무의 공동 등에 큰 집을 짓고 살아간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 집에 있는 장수말벌은 정원 뒤 언덕 벽에 구멍 속에 집을 짓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장수 말벌은 일반 말벌이나 꿀벌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의 독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수 말벌의 독성은 일반 말벌의 70배, 꿀벌의 550배에 해당된다는 루머가 인터넷에 떠돌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장수 말벌은 그 독량이 일반 말벌의 2~4배 정도 많고, 여러 차례 공격을 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합니다.
장수 말벌에 한번 쏘이면 병원에 가야 할 정도로 위험합니다. 지난해에 아랫집에 사시는 현이 할아버지도 벌초를 하다가 장수 말벌에 쏘여 며칠간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