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지나갔지만, 이 섬의 바다는 아직 매력적

[여행] 붉은 노을과 고운 모래가 빚어 내는 무의도의 풍광

등록 2015.09.07 16:00수정 2015.09.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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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진도선착장에서 큰무리선착장으로
잠진도선착장에서 큰무리선착장으로변종만

사방으로 뚫린 고속도로 덕분에 하루에 돌아볼 수 있는 여행지가 많아졌다. 8월의 마지막 날, 지인 부부와 인천국제공항에서 가까운 무의도에 다녀왔다. 아침 일찍부터 부산을 떨어 무의도의 실미도유원지·소무의도·하나개해수욕장, 용유도의 선녀바위·을왕리해수욕장·인천공항전망대를 계획대로 다 구경했다.

7시 30분 청주 용암동을 출발해 경부고속도로 입장휴게소에서 아침을 먹은 후 영동고속도로와 인천대교고속도로를 달려 잠진도선착장에 도착했다. 무릉호가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 보고 있는 잠진도와 무의도를 오가는데 무의도해운에서 요금 및 운항시간표, 결항여부, 실미도 바다 갈라지는 시간을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 무릉호는 잠진도선착장에서 매시간 15분과 45분. 무의도의 큰무리선착장에서 매시간 정시와 30분에 출항한다.


차에서 내려 주변 풍경과 바다 건너편으로 바라보이는 무의도를 카메라에 담고 10시 45분 출항하는 배에 올랐다. 잠진도 선착장에서 큰무리선착장까지는 배로 5분여 거리라 바다 풍경을 구경하다 보면 금방 무의도에 도착한다.

쌈밥 별미가 함께 하는 여행

 실미도와 실미도해수욕장
실미도와 실미도해수욕장변종만

 실미도 서쪽바닷가 풍경
실미도 서쪽바닷가 풍경변종만

무의도는 인천국제공항 건설로 영종도, 삼목도와 연결된 용유도의 남쪽 해상에 있는 섬이다. 무의도(舞衣島)라는 이름은 섬의 형태가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은 장수가 칼춤을 추는 모습이나 여인이 춤을 추는 모습을 닮아 붙여졌다 한다. 큰 섬은 대무의도, 작은 섬은 소무의도라고 부른다. 소무의도는 광명항 선착장에서 연륙교로 연결되어 있고, 영화촬영지로 유명한 실미도는 바닷길이 열리는 썰물 때라야 사유지인 실미도해수욕장을 통해 건너갈 수 있다.

배에서 내려 서쪽으로 고개를 넘으면 내리막 끝 바닷가에 오토캠핑장과 해수욕장, 실미도 영화촬영지가 위치한 실미도유원지(입장료 2000원)가 있다. 초승달 모양의 해변과 아름드리 소나무가 군락을 이룬 실미도해수욕장 바로 앞에 1968년 창설된 '실미도 684부대'에 관한 영화로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갑자기 유명해진 실미도가 보인다. 실미도는 바닷길이 열렸을 때만 갈 수 있고 실미도해수욕장과 실미도 사이는 넓은 갯벌이 펼쳐진다.

실미도는 영화에 나온 것처럼 실제 북파공작원들이 지옥훈련을 받은 곳이다. 실미도로 건너가 백사장을 걸으면 실미도 영화안내판이 실미도해수욕장이 있는 무의도 방향을 바라보고 서 있다. 안내판 뒤 야산으로 섬을 가로지르는 좁은 길을 10여 분 따라가면 각종 기암괴석이 멋진 풍경을 만든다. 실미도 최고의 경치가 숨어있는 이 서쪽 바닷가에 가본 사람만 실미도에 다녀왔다고 말할 수 있다.


 무의도 데침쌈밥
무의도 데침쌈밥변종만

실미도에서 나와 소무의도 가는 길에 무의보건진료소 맞은편 도로변에 있는 '쌈밥'집에 들렀다. 이 식당은 KBS1TV <한국인의 밥상>에 소개된 무의도의 대표 맛집으로, 이곳에서 직접 재배한 호박잎, 피마자잎 등 데친 5가지의 계절 나물에 밥과 굴 쌈장, 조개 젓갈 등을 싸먹으면 담백하고 뒷맛이 깔끔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식당을 나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차를 몰아 무의도의 동남쪽 끝에 있는 광명항으로 간다. 광명항에서 왼쪽을 바라보면 414m 길이의 연륙교로 연결된 소무의도와 작은 섬 해녀도의 멋진 풍경이 눈앞에 들어온다. 인도교를 건너며 바라보는 광명항과 소무의도 바닷가 풍경도 아름답다.


"생각 상실한 분, 면회 사절"

소무의도에는 도보여행을 하며 섬을 한 바퀴 둘러보는 2.5㎞ 거리의 무의바다누리길이 있다. 인도교 정면의 계단을 따라 키 작은 소나무길을 오르면 사방이 탁 트인 안산 최정상(높이 74m)에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하도정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사유지로 산주 정명구씨가 걸어놓은 문구들이 여행을 되돌아보게 한다.

 광명항에서 하도정까지
광명항에서 하도정까지변종만

 명사의해변과 섬이야기박물관을 지나고
명사의해변과 섬이야기박물관을 지나고변종만

하도정에서 나무계단으로 소나무숲길을 내려서면 해녀들이 쉬었던 섬으로 모양이 바구니 같아 바구니로 불렸다는 해녀섬이 가깝다. 한적하고 아늑한 명사의해변은 고 박정희 대통령이 가족, 친지들과 휴양을 즐겼던 곳으로 가족들의 흑백사진이 입구에서 맞이한다. 떼무리선착장으로 가며 언두꾸미, 몽여, 부처깨미 등 재미있는 지명을 만난다. 월요일 휴관이라 섬이야기박물관의 내부는 구경하지 못했다.

노을 지는 바닷가, 고운 모래와 붉은 노을

가장 큰 갯벌을 뜻하는 하나개해수욕장은 무의도 중앙의 서쪽 바닷가에 있다. 상가 지역을 지나 해변에 들어서면 원두막처럼 지은 방갈로 숙소가 나타난다. 방갈로 뒤편으로 보이는 산이 호룡곡산이다. 하나개해수욕장은 밀가루처럼 입자가 고운 모래와 저물녘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드는 바다가 명물이다. 매표소에서 어른 2000원의 입장료를 내야 하고 활강레저스포츠인 집라인을 타며 색다른 경험도 할 수 있다.

 하나개해수욕장
하나개해수욕장변종만

 무의도 영상단지
무의도 영상단지변종만

하나개해수욕장을 찾는 사람들이 꼭 들르는 곳이 무의도 영상단지다. '천국의 계단'과 '칼잡이 오수정'이 촬영된 곳으로 드라마 세트장은 바닷가 가까이에 있다. 어쩌면 권상우, 최지우 주연의 천국의 계단이 인기를 끌면서 하나개해수욕장도 명성을 얻었다.

같은 곳을 오가지만 물때와 날씨에 따라 바다 풍경이 다르다. 썰물 때 들어갔다가 바다에 물이 가득 들어찬 밀물 때 나오고 날씨가 맑아져 높은 건물들이 눈에 들어오니 아침나절과 느낌이 다르다. 배에서 내리니 잠진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바닷가 도로가 금방 물에 잠길 듯 바닷물이 찰랑거린다.

용유도의 서쪽 바닷가에 마시인해변, 용유도해변, 선녀바위, 선녀바위해수욕장, 을왕리해변, 왕산해변 등 볼거리가 많다. 선녀바위해수욕장에서 갖가지 기암괴석들이 바다 위로 빼곡하게 솟아오른 왼쪽을 바라보면 바다의 풍광과 잘 어우러진 선녀바위가 서 있다. 을왕리해변은 송림이 울창하고 낙조가 아름다운 국민관광지로 숙박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여름철 피서객이 많다. 제법 규모가 큰 왕산해변도 걸어서 10여 분 거리에 있다. 오성산 아래의 인천공항전망대는 비행기들이 이착륙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어 좋다.

 무의도에서 잠진도로
무의도에서 잠진도로변종만

 선녀바위, 을왕리해변, 인천공항전망대
선녀바위, 을왕리해변, 인천공항전망대변종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변종만 시민기자의 블로그 '추억과 낭만 찾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무의도 #실미도 #하나개해수욕장 #을왕리해변 #인천공항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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