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비정규직 해고, 구조조정 신호탄?

MBK파트너스에 매각... 매장 계산원 해고하자 노조·시민단체 우려

등록 2015.09.07 15:32수정 2015.09.0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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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부산여성비정규노동센터 등 소비자·여성단체는 7일 오후 홈플러스 아시아드점 앞에서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여성비정규노동센터 등 소비자·여성단체는 7일 오후 홈플러스 아시아드점 앞에서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정민규


홈플러스가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을 해고(계약해지)하면서 노조와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7일 오후 홈플러스를 소유하고 있는 영국 기업 테스코가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가운데, 노조는 이번 해고가 구조조정의 시발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반면 사측은 해고는 정상적인 계약해지라는 입장이다.

부산 홈플러스 아시아드점에서 계산원으로 근무하던 비정규직 노동자 4명이 해고된 날은 지난 1일. 노조는 "홈플러스 역사상 점장에 의한 인위적인 감축 사례가 처음"이라며 "비상식적이고 비인간적인 해고는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농성을 시작했다.

해고 노동자 2명을 비롯한 노동자들이 일주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7일 오후. 홈플러스 아시아드점 앞에서는 민주노총과 부산여성비정규노동센터 등 소비자·여성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이들 시민단체가 가장 걱정한 부분은 추후 회사 매각과정에서 이러한 해고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들은 "(홈플러스가) 국내 최대규모의 M&A(인수·합병)를 추진함으로써 먹튀 자본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번 일은 "M&A 이후 불어닥칠 대규모 해고, 구조조정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되는 대목"이라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비정규여성노동자들을 투기자본의 제물로 삼아 해고하려는 작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해고를 철회하고 복직시켜야 한다"고 거듭 사측에 촉구했다. 또 매각 계약을 체결한 MBK파트너스에는 "100% 고용승계를 약속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해고 정당하다는 홈플러스 "경영사정으로 인한 불가피한 결정"

시민단체들은 이러한 요구 관철을 위한 서명운동을 매장 앞에서 펼치는 한편 부당해고 철회 운동을 지속해서 벌인다는 계획이다. 8일에는 홈플러스 노조 영남권 조합원 결의대회가 홈플러스 아시아드점 앞에서 예정되어 있다. 


반발이 계속되고 있지만 홈플러스 측은 이번 해고가 "근로계약서상 계약기간이 만료됨에 따른 계약해지로서 정당한 조치"라 맞서고 있다. 홈플러스 아시아드점은 이날 기자회견 이후 시민단체들의 점장 면담 요청을 거부하는 대신 서면으로 입장을 전해왔다.

홈플러스 아시아드점은 서면 공문을 통해 "점포의 경영 여건 등 제반 사정에 의해 계약 기간이 만료된 일부 직원들의 근로계약을 연장하지 못했다"면서 "경영사정으로 인한 불가피한 결정"이라 밝혔다.


한편 영국 테스코 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2위 대형마트 체인인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와 매각 협상을 벌여, 7조 6800억 원에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기업을 인수한 뒤 가치를 높여 되파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의 후폭풍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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