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6일, 북한의 황금평철조망 건너편은 북한의 황금평 개발구이다. 전에 보이지 않던 5층 정도의 건물은 황금평 관련 행정 업무를 위한 건물이다.
이창주
단둥 시 정부 간부와의 만남을 통해 나는 새로운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일단 신압록강대교가 내년에 개통될 것이라는 소식이었다. 중국은 10월 1일 국경절 기간에 큰 의미를 두기 때문에 그 전후로 신압록강대교가 건설될 것이라는 소식이었다. 인프라 완공에 관련해 워낙 많이 속았던 필자가 회의적인 모습을 보이자 그는 "이미 중국이 북한 측의 도로 건설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짓자 그는 더 명확한 소식을 알려주었다.
"지금(9월 6일) 현재 중국의 쭝티에지우쥐(中鐵九局)의 직원들이 토지 측량을 위해 북한 측에 들어가 있다."쭝티에지우쥐(中铁九局集团有限公司)는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国务院国有资产监督管理委员会) 중앙기업으로 주로 철로, 도로, 대교 건설 관련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쭝티에지우쥐는 랴오닝성 선양에 위치해 있다.
중국이 북한에 투자하게 된 동기필자는 중국이 북한에 투자하게 된 동기를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하고 있었다. 첫째는 세계 원자재 가격이 다시 상승해 중국이 북한의 광산 개발 및 원자재 생산을 원하는 경우이고 둘째는 중국이 북한이 목적지가 아닌 한국이나 동해로 인프라를 연결하는 경우이다. 중국이 지린성 훈춘을 통해 중국의 나진항을 연결하는 인프라를 건설하는 것은 동해로 직접 연결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두만강 유역의 발전이 더 빠르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재 세계 원자재의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지 않다. 더구나 중국의 열병식 직전인 8월 20일 북한이 포격도발로 남북 군사갈등을 심화시키면서 북중 간의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이 시기에 중국이 신압록강대교 개통을 위해 북한에 투자한다는 게 수긍되지 않았다. 나의 분석이 틀렸다는 것일까. 단둥 시정부 관계자의 한 마디가 나를 놀라게 했다.
"신압록강대교는 기존에 베이징~평양을 연결하기 위한 인프라였다면, 이제는 베이징~서울을 연결하기 위한 인프라이다."단둥에는 현재 중조우호압록강대교가 있다. 1911년 일제시대에 일본이 만주지역을 차지하려고 한쌍으로 건설되었던 대교는 한국전쟁 때 미군이 한쪽을 전투기로 폭격함으로써 한쪽은 여행지인 단교(斷橋)로 한쪽은 북중 간 무역을 위한 도로 및 철로 대교로 현재까지 쓰이고 있다.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당시 이명박 정부에서 실시한 5.24 조치로 남북한 간의 교역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북한의 대 중국 경제의존도는 90%에 육박한다. 북한의 대 중국 경제의존도가 상승함에 따라 신의주와 단둥 사이의 교역 역시 상승하면서 신압록강대교의 필요성이 절실했다. 그런데 지금은 평양과 베이징을 잇는 인프라가 아닌 서울과 베이징을 연결하는 인프라, 신압록강대교를 논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 간에 북한을 관통한 인프라 건설이 이루어진다는 뉴스는 이미 오래된 정보였다. 2014년 1월 14일에 방송된 <KBS 시사기획창 - 2014 북한의 선택>은 북한 고속철도 건설 및 왕복 8차선의 고속도로가 연결될 것이란 내용을 내보냈다. 단둥에서 체결되었다는 고속도로와 철도의 합의서가 공개되었고, 북한 측 책임자인 김철진 북한 국가경제개발위원회 부위원장과 중국 측 대표인 미창 상지관군투자유한공사 총 대표 간에 체결한 문서였다. 북중 간의 인프라 연결 체결은 국내외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에 더 이상 진전된 사항은 없었다. 현재 알려진 바에 의하면, 관련 사업가들이 한국 측에서 정부 승인 없이 북한 주민과 접촉했다는 이유로 과태료 처분을 받거나, 2014년 초에는 중국 공안에 체포되는 일이 생겨 관련 개발은 정지된 상황이다.
북한을 통과해 중국과 한국을 연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