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경영권 분쟁 사태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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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일본기업이 아니냐는 비판에는 이른바 '애국심 마케팅'으로 맞섰다.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이 "한국과 일본이 축구하면 한국 응원하나"라는 묻자 신 회장은 웃으며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박 의원이 호텔롯데 지분 99.3%를 일본 기업이 갖고 있는데 주주 배당으로 국부 유출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자 신 회장은 "회장님(신격호 총괄회장) 관심으로 1967년 롯데제과 설립 이후 2004년까지 일본에는 이자도 배당도 한 푼 보내지 않았다"면서 "일본 국세청에서 투자가 아니고 기부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있어 회장님이 어쩔 수 없어 어느 정도 배당해야 한다고 해 2005년부터 시작한 걸로 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아버지가 자신의 고향인) 대한민국에 많이 투자해야 한다며 남은 이익을 재투자해 더 큰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그렇게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롯데 시장점유율이 60%에 이르는 시내 면세점 면허 수성에 적극적이었다. 신 회장은 "롯데 면세점은 세계 3위고 우리 서비스업종 가운데 가장 경쟁력 있는 회사"라면서 "면세점 사업자가 갈수록 줄어 세계 5~7개 회사에 집중돼 있는데 몇 년 뒤면 세계 1위도 할 수 있는 서비스업의 삼성전자"라면서 국민의 지지를 호소했다.
국회의원들도 롯데그룹의 '애국심 마케팅'에 한몫했다. 평소 웬만한 대기업 대표 앞에서도 '군기 잡는다'는 비판까지 들으며 큰소리 치던 여야 국회의원들도 신 회장 앞에선 순한 양이었다. 증인석 뒷줄에 앉은 신 회장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앞자리에 앉은 피감 기관장에게 비켜달라는 의원들도 있었다. 다른 증인들처럼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하면 될 일이었다.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은 삼성물산 주주들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제일모직과 합병을 통과시킨 사례를 언급하면서 "(롯데도) 삼성 같은 경영권 위기가 오면 국민 지지를 얻을 수 있겠나"라면서 "롯데가 2기 맞는다, 신동빈 회장은 현대 경영을 배웠으니 돈과 마음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거래업체와 상생하는 마음을 먹고 가라"고 당부했다.
정무위원장인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오후 7시 신동빈 회장을 퇴장시키면서 제2롯데월드 건물에 걸린 대형 태극기 사진을 꺼내들었다. 정 의원은 "(신 회장) 가슴에 태극기가 되새겨지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제2롯데가 롯데의 상징, 자부심인데 국내에서 신뢰를 잃으면 높은 빌딩을 지어도 무너질 수 있다"고 밝혔다.
친족은 경영 배제한다더니... "아들이 원하고 실적 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