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곡사 불단의 아미타삼존불
이상기
이곳에서는 또한 오래된 찻집, 간장 직매소, 생선 전문점, 식당 등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을 지나 산 쪽으로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불곡사에 이르게 된다. 불곡사의 일본식 발음은 부고쿠지가 된다. 용해산 골짜기에 절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절은 정문으로 들어가 왼쪽에 있다. 계단을 올라간 다음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가면 법당이다. 다다미가 깔려 있는 마루 앞쪽에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우리가 많이 보아온 일본식 절의 구조를 따르고 있다. 정토종 계열의 절이므로, 앞에 모셔진 부처님을 아미타삼존불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좌우 협시보살이 자비의 상징 관음보살과 지혜의 상징 세지보살이다. 이곳에서 신심을 다해 지극정성으로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면 성별, 직업, 빈부귀천에 관계 없이 극락왕생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불단 중간에 놓여있는 위패를 살펴본다. 그곳에 대매(大妹), 선사(善士), 거사(居士) 등의 위호(位號)가 보인다. 그렇다면 정토종이 틀림없다. 그리고 하단에는 촛대와 화병이 있다. 전체적으로 황금색과 검은색이 어우러져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우리의 절 내부가 단청으로 화려하다면, 일본 절 내부는 치장으로 화려함을 표현했다.
부고쿠지를 나와 이제 나는 바닷가로 간다. 출어를 마치고 돌아온 어부들이 그물을 정리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해안으로는 좀 더 현대적인 건물도 보인다. 메이진깐(明神館)이라는 여관이다. 미호깐이 전통적이라면, 메이진깐은 현대적이다. 나는 해안도로를 한 바퀴 돈 다음, 다시 버스에 오른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조야토(常夜燈)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