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 엮걸리. 영광 법성포에는 굴비가게가 즐비합니다.
전갑남
법성포에 들어서자 칠산 앞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비릿한 냄새를 나르는 듯싶습니다. 코끝으로 느끼는 갯냄새가 싫지 않습니다. 굴비의 명소답게 밀집한 가게마다 주렁주렁 굴비가 엮여 있습니다.
어디서 굴비 맛을 볼까? 아침 식사를 하는 곳을 찾는 게 만만찮습니다. 식당 문을 연 곳도 눈에 띄지 않고, 굴비 정식 가격이 아침식사로는 너무 비쌉니다.
답답한 아내가 어느 가게 앞에서 굴비를 엮고 있는 아저씨께 묻습니다.
"실례합니다. 아침 식사 맛있게 하는 집 있을까요? 굴비 맛도 좀 보고요?""쩌쪽으로 돌아가면 문 연 곳이 한 곳 있을 텐디! 이름난 집 못지않게 맛있을 텡게 가보쇼."아저씨는 손짓을 섞어 가며 말씀합니다. 가까운 거리라 금세 찾을 수 있습니다. '토박이식당'이랍니다.
다문화가족의 친절함과 맛난 음식아주머니가 주문을 받습니다. 아내는 한눈에 결혼이주여성임을 알아봅니다. '토박이식당에 웬 결혼이주여성이?'
좀 의아하지만, 아내는 환한 얼굴로 묻습니다.
"굴비 정식과 굴비 백반은 뭔 차이가 있을까요?""정식은요 굴비 매운탕 나오고, 백반은요 된장국이 나와요! 정식은 1만2000원인데 백반은 8000원입니다. 아침이니까 백반 드세요! 백반 맛있게 할게요!""우린 정식으로 해주세요. 오랜만에 굴비 매운탕 맛보고 싶네요.""네, 맛나게 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