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출판도시 지혜의숲
이안수
#1모든 기업과 기업가는 시장의 변화 속도가 기업의 변화 속도보다 빠르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가는 늘 기업이 어떻게 살아남을지를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하지만 출판계만은 이런 고민에서 열외된듯 안주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IT시대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와 대면한 분야는 그 산업을 초토화 시킵니다. 시장을 잠식 당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대체됩니다.
디지털카메라를 가장 먼저 개발하고 디지털카메라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것도 예측한 코닥이 붕괴했습니다. 필름 사업에 대한 미련 때문이었습니다. 태풍 앞에서도 최고라는 오만은 혁신을 가로막았고 금쪽같은 골든타임(golden time)을 허비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출판계가 때때로 코닥에 겹쳐보이곤 합니다. 메이저 출판사들은 호황일 때, 출판시장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는 노력을 기울이기보다 오히려 부동산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종이책을 사지 않는다고 독자들을 나무랍니다.
출판이란 고상한 문화산업이니 세금도 열외 받아야 하고 지원금도 받아야 한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자립의 의지보다 오랫동안 통했던 의타심과 오만함으로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자체를 잃어버린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