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는 날마다 예닐곱 알씩 무화과를 얻었으니, 이듬해에는 이 무화과를 얼마나 얻을까 궁금하다.
최종규
무화과밭은 무시무시하기까지 합니다. 무화과나무는 해마다 가지를 뭉텅뭉텅 쳐야 더 굵은 알이 맺는다고 하면서 굵은 쇠줄로 나무를 땅바닥에 바싹 닿도록 꽁꽁 묶기도 합니다. 그리 높지 않은 비닐집에 무화과나무를 앉은뱅이처럼 가두고 이리저리 묶고 당겨서 더 자라지 못하도록 하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이런 감옥 같은 무화과밭이나 능금밭에 '체험학습'을 하러 가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어른들도 나무 한 그루가 어디에서 어떻게 자라야 비로소 '나무'인 줄 모릅니다. 나무에서 얻는 열매에 담긴 '성분과 효능'만 따질 뿐, 시달리거나 들볶인 나무에서 맺는 열매가 참말 사람한테도 이바지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헤아리지 못합니다.
우리 집에서 자라는 무화과나무나 감나무나 모과나무는 그저 그대로 자랍니다. 따로 가지치기를 안 합니다. 우리 집 나무는 모두 하늘을 바라보면서 가지가 굵습니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무화과알이 더 많이 맺는데, 울타리를 타고 올라가거나 걸상이나 사다리를 받쳐서 열매를 땁니다. 아이들이 손수 열매를 따고 싶다고 하면 걸상을 받쳐서 올라가도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