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당시 근로정신대에 끌려가 노동을 강요당한 한국의 할머니들에게 1인당 99엔(약 1300원)씩을 후생연금 청구액으로 지급한 가운데 2009년 12월 24일 오전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근로정신대 출신 양금덕 할머니가 일본 사회보험청의 조치에 항의하며 오열하고 있다.
유성호
"이번이 마지막 일본행일지도 몰라." - 양금덕(86)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일제강점기 당시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제작소에 끌려가 강제징용에 시달린 한국인 할머니들이 오는 9~11일 직접 피해 현장을 찾는다. 이들은 한일 7개 단체와 함께 일본 나고야에서 공동호소문을 발표해 법원 판결에 불복한 미쓰비시중공업에 항의할 계획이다.
<오마이뉴스>는 언론사 중 유일하게 할머니들과 함께 일본행 비행기에 올라 동행취재할 예정이다.
한일 7개 단체와 함께 공동호소문 발표 예정한국 법원에서 미쓰비시 중공업과 소송을 벌이고 있는 원고 양금덕, 이동연, 김성주 할머니와 김중곤(피해자 남편) 할아버지는 2박 3일 기간 동안 일본 나고야를 찾아 ▲ 도난카이 지진 희생자 추도 기념비 방문 ▲ 한일 7개 단체와 함께 하는 '회합, 원고에게 미소를' 행사 참여 등의 일정에 참여한다. 또다른 원고 박해옥 할머니도 이 여정에 함께할 계획이었으나 갑작스런 건강 악화로 참석할 수 없게 됐다.
도난카이 지진은 아시아-태평양 전쟁 말기인 1944년 12월 7일 발생한 대지진으로 이때 일본인은 물론 강제징용에 시달리던 많은 한국인이 사망했다. 할머니들은 10일 오전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제작소 공장 터 인근에 위치한 도난카이 지진 희생자 추도 기념비를 찾아 헌화할 예정이다.
기념비 방문 직후, 오후 1시부터는 루부라오잔 호텔에서 한·일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회합, 원고에게 미소를' 행사에 참석해 강제동원 보상 운동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일정을 논의한다. 특히 할머니들은 한일 7개 단체와 함께 한국 대법원에 계류 중인 미쓰비시중공업-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 간 소송과 관련해 "미쓰비시중공업의 상고 취하"를 내용으로 하는 공동호소문을 채택할 계획이다.
7개 단체는 ▲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변호인단 ▲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회 ▲ 미쓰비시 전 징용공 재외 피폭자 문제 소송단 ▲ 일본제철 전 징용공 재판을 지원하는 회 ▲ 제2차 후지코시 강제연행 강제노동 소송을 지원하는 호쿠리쿠연락회 ▲ 강제노동 피해자 입법을 향한 한일공동행동 ▲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다.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와 가족 등으로 구성된 원고 5명은 2012년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2013년 1심에서 승소, 2015년 2심에서 승소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이에 불복해 상고했으며 현재 소송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번 여정은 "건강이 허락할 때 마지막으로 원고들을 나고야에 모시고 싶다"는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회의 초청에 의해 마런됐다. 다카하시 마코토 지원회 대표는 "무엇보다 원고들을 투쟁의 원점이었던 나고야에 모신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비록 지금 소송이 진행 중이지만 일본에서도 함께 노력해 할머니들이 살아 있을 때 꼭 승리의 기쁨을 안겨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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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정신대 할머니, 미쓰비시에 따지러 일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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