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아트하우스모모에서 세월호 참사 다큐멘터리 <나쁜나라> 언론 및 VIP시사회를 보러 온 시민들이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극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유성호
영상 속 세월호 유족 어머니들은 자신을 "우린 4·16 이후 세월호에 갇힌 외계인"이라고 표현한다. 왜곡된 시선이 억울하다는 의미였다. 한 아버지는 "이번 참사가 아이들만 죽인 게 아니라 부모들도 죽였다"고 체념한 듯 토로했다. 16일 언론 시사회에 참석한 유가족들은 "다큐멘터리 속 '나쁜 나라'는 빙산의 일각", "제가 본 건 훨씬 더 악랄한 나라"라고 말했다.
내달 7일이면 세월호 특별법 통과 1년이 되지만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는 이제 시작 단계다. 시사회에 참석한 이태호 416연대 상임위원은 "아직 청문회도 한 번 열리지 않았다"며 "향후 인양 과정에서의 가족 참여와 기간제 교사 순직 처리, 희생 학생들 교실 존치 등 현안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416연대 등은 특별법 제정 1주년을 맞아 7일 중간보고 대회를 할 예정이다.
책임연출자 김진열 감독(공동연출 정일건·이수정)은 "지난해 5월 진도에서 처음 유가족을 만났다"며 "체육관 안 등 사적인 모습은 최대한 배제했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다큐멘터리는 내내 거리를 두고 '보여주기'에 집중한다. 제작진은 앞서 "유가족들 모두 주인공으로 만들고, '내 옆의 가족'으로 느낄 수 있게 하려고 특정 주인공을 한정 짓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시사회를 마무리하며 최경덕(고 최성호군 아버지)씨는 "검찰이 기소했던 건 해경 123정장뿐"이라며 "아이들 죽음에 영향 준 사람들이 꼭 그만큼만 벌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영미(고 이재욱군 어머니)씨는 "정부는 계속 세월호를 지우려 한다"며 "특조위 조사가 끝나고 세월호가 인양되면 진실이 드러날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겠다"고 말했다.
4·16 세월호 참사 시민기록위원회가 제작한 이 다큐멘터리 속 내레이션은 배우 문소리가, 편집은 태준식 감독 등이 맡았다. 앞서 <나쁜 나라>를 관람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진모영 감독은 "세월호와 함께하는 것이 나쁜 나라에서 그나마 좋은 시민으로 사는 길"이라고 말했다. <나쁜 나라> 개봉일은 오는 10월 2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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