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보체와 촐라체박정헌과 최강식이 사투를 벌렸던 촐라체(뒤 봉우리)
신한범
딩보체(4350m)에서 며칠 전 남체(3440m)에서 같은 숙소에 묵었던 패키지 팀을 만났습니다. 한국인 가이드와 두 명의 트레커는 부상과 고소 때문에 카트만두로 하산하였다고 합니다. 히말라야 4000~5000미터 고지를 신체 조건과 고소 적응 능력이 다른 20여 명이 오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딩보체 뒤편 가파른 경사면을 30여 분을 올라가니 넓은 평원이 있으며 야크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습니다. 계곡 건너편에는 타보체(6542m)와 촐라체(6440m)가 웅장한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멀리서 봤을 때는 왜소한 모습이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사람을 압도하는 위압적인 모습입니다. 히말라야는 머리로 상상할 수 없는 다양하고 스펙터클한 경관이 펼쳐 있습니다. 사전 준비를 했음에도 현실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가이드북의 지식과 눈으로 접하는 히말라야는 천양지차입니다.
촐라체는 2005년 산악인 박정헌과 최강식의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킨 곳입니다. 알파인 스타일로 촐라체 북벽을 오른 그들은 하산 길에 최강식이 크레파스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여 박정헌은 갈비뼈가 최강식은 다리가 부러졌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서 그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기적적으로 생환하였습니다. 그들은 사고 후유증으로 손가락과 발가락을 잘라 더 이상 등반을 할 수 없지만 삶이라는 또 다른 촐라체에서 열심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포터와의 불협화음촐라체를 바라보며 쉬고 있는데 디보체(3820m)에서 인연을 맺은 트레커 모습이 보입니다. 우리를 만나자 포터에 대한 불만을 하소연합니다. 루클라에서 고용한 포터 때문에 고생이 많은 것 같습니다.
트레커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정을 변경하고 틈만 있으며 임금 인상과 팁을 요구합니다. 고산 지역에서 포터를 교체할 수도 해고할 수도 없어 마음고생을 하며 산을 걷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