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이명박 측근 맞대결 성사되나

[이슈분석] '86그룹' 임종석 은평을, 송영길 광주 출마 가능성

등록 2015.11.10 21:19수정 2015.11.10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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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
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남소연

새정치민주연합의 '86그룹(1960년대생으로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운동권 출신 인사)' 대표 정치인들이 2016년 4월 총선 출마를 위한 몸풀기에 나섰다. 임종석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 도전장을 내밀 가능성이 높고, 송영길 전 인천시장은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광주 서구을 출마를 고민 중이다. 거물 정치인과의 맞대결을 토대로 86그룹의 재도약을 모색하겠다는 정치적 포섭으로 읽힌다.

박원순 시장 측근 임종석, 서울 은평을 출마 굳혔나?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3기 의장 출신인 임 부시장은 34세의 나이로 정계에 입문한 86그룹의 대표주자다. 2000년 16대 총선 당시 서울 성동을 지역에서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그는 17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18대 때는 낙선했다. 19대 총선은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불출마했다.

현재 서울 성동을은 임 부시장의 친구인 홍익표 새정치연합 의원의 지역구다. 기존의 지역구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결심한 임 부시장은 여당 중진인 이재오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서울 은평을로 사실상 마음을 정했다.

임 부시장은 10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내년 총선에서) 서울 지역에 출마할 생각"이라며 "구체적으로는 당과 의논해 결정하겠지만, 당에서 (서울 은평을 출마를) 요청하면 피하진 않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 은평을은 야당에게 쉽지 않은 지역구다. 은평구는 정서적으로 야당 성향이 강하지만 이재오 의원이 오랜 기간동안 표밭을 다져온 덕에 5번이나 당선됐다.

임 부시장 쪽은 오히려 야당 강세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출사표를 던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당내에서 86그룹을 향해 제기돼온 '험지 출마', '물갈이' 등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는 모양새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86그룹의 한 현역 의원은 "임 부시장은 당에서 사무총장까지 지낸 재선 의원이다, 쉽게 가서는 안 된다"라며 "당에서 배려받기보다는 밑바닥에서 다시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복귀에도 명분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와 관련해 최종 무죄를 선고받은 임 부시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해 7월부터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재임 중이다. 그가 부시장직을 정리하고 서울 은평을 출마 준비에 본격 돌입할 시점은 서울시의회 정례회 일정이 끝나는 12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 부시장이 출마를 결심하면 내년 서울 은평을 국회의원 선거는 사실상 전·현직 서울시장 측근 간의 대결이 된다. 이재오 의원은 서울시장 출신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고, 임 부시장 역시 박원순 시장의 측근인사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 출마 고민 중인 송영길, 천정배 제압용?

 송영길 전 인천시장
송영길 전 인천시장조재현

3선 의원 출신의 86인사인 송영길 전 인천시장 역시 비슷한 이유로 광주 서구을 출마를 고민 중이다. 송 전 시장의 정치적 기반인 인천 계양을은 현재 같은 당 소속 최원식 의원의 지역구다. 그는 동료와의 불편한 대결을 피하기 위해 인천의 다른 지역을 검토해왔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인천 계양갑은 신학용 의원의 거취가 결정 안 돼 섣불리 진입할 수 없고, 분구 가능성이 있는 인천 서구 지역은 송 전 시장에게 유리한 곳이 아니다"라며 "출마 명분과 당선 가능성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지역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침 당에서 '호남에 기대주를 보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니 송 전 시장 처지에서도 광주 출마를 고려하지 않을 순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전 시장의 주변에서도 '광주 서구을에서 천정배 의원과 붙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강하다는 후문이다. 송 전 시장은 광주 출신이자 당의 주요 정치인 중 한 명이다. 새정치연합과 천 의원의 연대가 무산될 경우, 무게감 있는 송 전 시장이 광주로 내려가 천 의원을 제압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아직 당내에서는 총선 전에 어떻게 해서든 천 의원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여론이 강한 만큼, 송 전 시장의 광주 출마 가능성은 유동적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최근 기자들과 만난 송 전 시장은 광주 출마설과 관련해 "국민 의사를 수렴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연말까지 결심을 끝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 전 시장과 가까운 한 재선 의원은 "차세대 대선주자급 인사들이 나서줘야 한다는 여론이 호남에 있는 건 사실"이라며 "송 전 시장이 광주 출마를 결심한 건 아니고, 이곳 저곳에서 의견을 듣는 중"이라고 전했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임종석 #송영길 #이재오 #천정배 #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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