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이 없어 애태우는 해맞이농원에서 사과 따기를 돕고 있는 저널리즘스쿨 학생들.
하상윤
'똑똑.' 잘 익은 사과에서는 똑 소리가 두 번 난다. 첫 번째 똑 소리는 가지에 달린 사과를 돌려 딸 때 나는 것이고, 두 번째 똑 소리는 사과를 쌓아 놓을 때 다른 사과가 상처를 입지 않도록 가위로 사과 꼭지를 짧게 자르면서 나는 것이다.
"사과를 엄지랑 검지로 잡고 위로 돌리면서 올리세요. 열매를 솎아준 꼭지에 찔리면 사과가 상하니까 조심해서 살살하시고. 많이 안 따도 되니까 천천히 해요."과수원의 터줏대감인 박춘자씨의 친절한 설명에 양쪽 손에 장갑을 낀 학생들이 바구니를 하나씩 챙겨 저마다 사과나무로 향한다. 사과밭으로 들어가면 잘 익은 사과들이 내뿜는 향기가 코끝에 새콤달콤하게 전해진다. 새들이 쪼아먹은 사과 구멍에 벌들이 과즙을 빨아 먹고 있는 모습을 보면 가을은 미물들에게도 풍요의 계절인 모양이다.
산자락 양지바른 곳에서 햇살을 듬뿍 받고 자란 사과는 볼이 터질 듯 붉다. 부부에게는 사과를 수확하는 일이 한 해 농사를 마무리 짓는 거지만, 학생들에게는 난생 처음 해보는 '이색 체험'이다.
"와, 여기 안 왔으면 어쩔 뻔했어." 사과를 따며 연신 즐거워하는 웃음소리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