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가에 있는 노송지대 소나무
한정규
19그루가 집단으로 생장하고 있는 장안로 346번길(삼풍수영장 옆길)은 주변에 우회도로가 많은 만큼, 도로를 폐쇄해서라도 노송지대 소나무의 생존환경을 살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고품격 인문학의 도시를 추구하는 수원시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다면, 고품격 수원시민은 적극적으로 환영할 것으로 본다.
생태계가 한번 파괴되면 다시 복구하기가 힘들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노송지대에서 차가 없어지고, 포장된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원래의 흙길로 복원되면 고즈넉하고 걷기 좋은 명품 길로 부상하리라 본다. 단풍이 아름다운 길, 봄꽃이 아름다운 길보다, 200년 이상 된 노송이 자라고 역사가 살아있는 길이 새로 생긴다면 그 얼마나 멋진 일인가.
정조 대왕이 현륭원으로 갔던 과거의 길인 필로는 도시화로 인해 옛 흔적을 찾기가 힘들어 졌지만, 현재는 정조 대왕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수원의 8색길 중 7색길인 효행길이다. 효행길을 걷다보면 길가에 심었던 나무는 모두 사라지거나 고사했고, 갈림길마다 세웠던 18기의 표석은 몇 개 안남아 있다. 11개의 장승은 모두 없어져 효행길을 추억할 만한 유물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노송지대의 노송은 중요한 유적이며 노송을 살리는 것은 우리시대의 당연한 의무라고 여겨야 한다.
수원시를 대표할 만한 역사문화 유적이나 유물은 수원화성 외에는 특별히 생각나는 게 없다. 수원화성을 건설할 때 돌 뜨던 터, 정조 대왕 행차길에 있었던 표석과 장승, 만석거와 영화정, 축만제 등 사소해 보이지만 제대로 콘텐츠를 입히고, 복원만 잘하면 강력한 역사문화 콘텐츠로서 수원화성과 연계해 다양한 볼거리가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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