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호남 민심의 바로미터인 광주를 찾았다. 장날을 맞은 광주 말바우 시장의 밑바닥 민심은 어떠한 지 훑어보았다.
남소연
오승용 전남대 5.18연구소 연구교수는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일수록 문재인 대표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많다"라며 "광주나 호남에서 제기되는 요구가 제대로 수용되지 않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안박 지도체제'를 하겠다고 선언했는데, 호남 유권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이어 "정당의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서 선출된 지도부를 놔두고 안철수, 박원순과 권한을 나누겠다는 발상 자체에 긍정적이지 않다"라며 "호남 민심은 현재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힘들고, 야권의 체질 개선으로 대책을 만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지역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의 윤영덕 지방자치위원장 역시 부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문 대표의 제안이 현재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인지 의문"이라며 "지역에서 봤을 때는 그 역시 자신의 기득권과 권력을 유지하려고 하는 일종의 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호남의 압도적인 지지가 있었지만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했고, 내부적인 성찰이나 반성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많았는데, 그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을 문 대표의 리더십의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권자들이 아예 희망을 거둬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호남 지역의 정치권은 보다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전 광주시당 관계자는 "문 대표는 전당대회에 출마하면서 앞으로 당 지지율을 40%까지 올려서 총선에 승리하겠다고 말했다"라며 "무엇으로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나? 크고 작은 선거에서 계속 패배하고 있는데 총선 때가 되면 알아서 지지율이 오른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호남 민심은 이미 그럴 가망이 없다고 보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문안박 지도체제'를 이야기 하며 사실상 자신을 비토하는 호남의 목소리를 배제시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권력을 나누겠다고 했지만 그게 호남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거다.
문 대표의 광주 조선대 특강일정에 동행한 한 당 핵심관계자는 "문 대표가 강연한 내용을 보면 자신에게 반대하는 당내 인사들을 모두 '자기 자리만 지키려는 사람'으로 치부하고 있다"라며 "그게 당을 통합으로 이끄는 방법인지 의문이다, '문안박 지도체제'를 안 전 공동대표가 끝내 거부하면 그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재신임 카드는 이미 써 버렸다. 사실상 재신임이 된 이후에 문 대표가 보여준 게 아무것도 없다"라며 "'뉴 파티 플랜'을 밝히겠다고 했는데 그런 논의가 진행 중인지도 알 수 없고, 오로지 안철수와 박원순만 함께 하면 모든 게 해결될 것처럼 말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설령 안 전 대표가 수용하더라도 결코 호남 민심이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와 비주류, 모두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한 싸움"지역사회의 이 같은 반응은 단순히 문 대표에 대한 실망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다. 문 대표를 비판하고 사퇴를 요구하는 비주류 세력, 특히 호남 출신의 국회의원들이 보여준 모습에도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문 대표가 호남 민심을 붙잡지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문 대표를 대체할 수 있는 어떤 대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