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기후보다 더 농부를 힘들게 하는 정부의 농정, 총체적 국정의 난맥들이 국민 모두를 힘들게 하고 있다. 정부의 농사 정책을 따라하면 망한다는 농부들의 말은 소중한 격언이 된 지 오래다. '전량 폐기'라는 네 글자가 아프게 다가오는데 갈수록 태산, 점입가경, 무슨 말을 갖다 붙이기도 머리가 아플 정도로 대한민국은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대통령이란 사람이 국가 권력의 정점에 앉아 국민들을 향해, 아니 정확히 말해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향해 '복면시위는 못 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IS도 그렇게 지금 하고 있지 않습니까, 얼굴을 감추고서'라는 독기 서린 말을 뱉어냈다. 안 들었으면 모를까. 심산유곡에 숨어사는 사람도 아니고 가슴 속에 '헉' 하는 응어리가 생기는 것 같다.
<초한지>에 나오는 고사 하나를 소개한다. 패권을 잡은 항우가 진나라 3세 황제 자영을 죽이자 수도 함양의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이에 격분한 항우가 함양 백성을 모두 죽이겠다고 하자 신하인 범증이 '백성 없는 나라는 없다'며 백성을 죽이려면 나부터 죽이라고 목숨을 걸고 반대하여 항우의 뜻을 꺾었다.
지금 이 나라에는 자기 뜻에 반대하는 국민들을 불법 폭력집단, 테러주의자로 몰아붙이며 사실상 다 잡아들이겠다는 대통령 앞에서 국민들은 테러주의자가 아니라고 충언할 신하가 한 명도 없단 말인가.
주권자로서 대통령을 비롯한 국회의원, 공직자들에게 부디 당부하니 제발 힘들게 좀 하지 마시라. 먹고 사는 거 내 힘으로 살 테니, 농사 조금 안 되고 곶감 '퍽, 퍽' 떨어져도 소박한 밥상 놓고 막걸리 한 잔 마시며 행복하게 살 수 있으니 제발 목소리 좀 달리 낸다고 국민을 IS에 비유하는, 독침은 놓지 말아달란 말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25
칼을 찬 유학자 남명 조식 선생을 존경하고 깨어있는 농부가 되려고 노력중 입니다.
공유하기
곶감 농사 전량 폐기, 하지만 박근혜가 더 밉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