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희 노동자교육기관 집행위원장
김영숙
이에 대해 이옥희 집행위원장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조합원 수를 다 합해도 전체 노동자의 10%가 안 된다. 조직된 노동자 10%가 건강한 현장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이들로 끝낼 수 없다. 90%의 미조직 노동자들을 위한 교육계획이 필요하다. 미조직 노동자들은 일상적으로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노출돼있다. 그들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인천의 노동자 수가 160만이라는 통계가 있는데,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 조합원을 합쳐도 6만여 명밖에 안 된다, 나머지 154만 미조직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노조의 질서만으로는 안 된다, 미조직노동자들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가 관건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의 노조가 정규직과 대기업 중심이라는 비판에 대해서 이 집행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규직이 디딤돌이 돼야 비정규직이 싸울 수 있다. 비정규직ㆍ미조직 노동자들은 파업을 하기 어렵다. 1차 선봉은 정규직이다. 이들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필수적이다. 실업자나 비정규직은 개별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들을 만날 수 있는 고리가 필요하다. 정규직을 적대시하면서 비정규직들이 전면에 나서서 파업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이인자 교육실장은 "취재를 다니면서 정규직ㆍ대기업 노조를 귀족노조라고 표현하는 일부의 시선이 불편했다"며 "그들의 한계가 분명 있지만, 신자유주의가 전면화 돼 그들의 삶도 불안한 지금 시대에 사회적 문제로 인식을 확장하지 않고 노동자 내부로 문제를 돌리면 안 된다"고 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노동자 교육단체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교육단체의 매력은, 제 삼자의 시선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그 안에서만 바라보려는 경향이 있다. 시선을 객관화해 다른 노조를 보고 지역사회를 봐야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있다. 대기업 정규직 노조원들이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노동자 교육단체 활동을 통해 미조직 노동자 등 다양한 노동자를 만나 그들을 이해하고 연대의식을 가질 수 있다. 20세기 교육이 인식 확장이라면 21세기 교육은 소통과 합의, 관계 맺기다."노동자, 세상을 경영하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민주노총 교육원에서는 전국의 교육단체 네트워크와 교육활동가대회를 진행해왔다. 노조뿐만이 아닌 전국에 존재하는 노동자 교육단체와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옥희 집행위원장은 "연대로 벤치마킹과 정보공유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인천에서도 네트워크를 구성한다면 구체적 목적이 있어야한다"며 "교육 수요자 욕구를 공동으로 조사하는 등의 실천내용이 있어야한다"고 전했다. 이어 "예를 들어 미조직 노동자들을 향해 노동법 홍보 등 권리 찾기 사업만이 아닌, 시민사회영역과 함께 그들을 노조로 조직하기 위한 실천이 필요하다"고 했다.
내년 3월이면 노동자교육기관이 창립한지 만 10년이 된다. 이 집행위원장은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 있는 건 아니지만, 노동자 교육이라는 주제로 각종 토론회를 열어 이 시대에 맞는 노동자 교육을 활성화할 계획"이라며 "지역에서 이런 활동을 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마지막으로 '노동자는 세상을 경영하는 사람들'이라고도 했다.
"사람이 바뀌는 건 교육의 초·중급 과정의 문제가 아니다. 한 번 교육을 받더라도 스스로 모임을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 노동자교육기관은 다양한 소모임을 분과라는 이름으로 둔다. 분과회원들이 분과의 활동내용과 형식을 정하고 자발적으로 운영한다. 자기의 소모임을 만들어 운영의 주체가 되고 이해관계의 주체가 될 때 사람이 바뀌는 것이고, 학습은 그것을 매개하는 것이다. 그걸 해낼 때 자신감이 생기고 삶의 태도가 변하고 그 이상의 것을 할 수 있다. 삶의 태도를 바꿀 수 있는 게 공부고 학습이다."※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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