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요구르트 다히인도식 떠먹는 요구르트인 다히(Dahi) 버팔로 젖으로 만든다.
최호임
나는 다히에 꿀을 섞어 먹는다. 다히는 시큼한 맛이 나는데 꿀을 넣으면 신맛이 덜해진다. 강황이 혈액순환에 좋고 치매를 예방한다는 말이 있어서 역시 같이 넣어 먹는다. 이렇게 하면 아침식사로 손색이 없고 몸에도 좋아 지금까지 감기나 배탈 없이 잘 지내고 있다.
매일 먹다 보니, 문득 다히가 사람이라면 매력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히는 순수하다. 하얀 색으로 때가 묻지 않았다. 우리모두 어렸을 때는 맑았다. 하지만 요즘 같이 각박한 경쟁사회에서 순수함을 유지하기란 힘들다. 그래서 순수하고 진솔한 사람에게 끌리나 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하는 말은 강력하다.
다히는 변화한다. 우유로 남는 대신 유산균의 힘을 빌려서 한 차원 높은 요구르트 덩어리로 변신한다. 변화는 힘들고 고통스럽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자리에 안주한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가치를 높이고 개혁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존경스럽다.
다히는 유연하다. 다히 덩어리는 말랑말랑해서 꿀이나 강황같은 재료와 잘 섞인다. 모나지 않고 잘 어울려서 포용력이 있는 사람은 그 유연함으로 사회를 움직인다.
다히는 이타적이다. 자기를 희생해서 고기 냄새를 잡아주고 음식 맛을 좋게 해준다. 타인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돋보이게 해주는 사람은 세상을 조화롭고 튼실하게 만드는 훌륭한 지휘자다.
다히는 시큼하지만 건강에 좋다.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누군가를 옳은 길로 인도하려는 사람은 용기 있고 정의로운 스승이다.
내년에 실시하는 총선의 국외부재자 신고를 하라는 메일을 받았다. 어김없이 선거철은 다가오고 탈당과 창당관련 뉴스가 벌써 나오고 있다. 과거와 비슷한 이합집산이 이루어질 모양이다.
인터넷으로 부재자 신청을 하는 동안 다히가 떠올랐다. 다히 같은 사람이라면 국민을 대표하는 봉사자로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 선거에서는 다히 같은 분을 찾아 한 표 던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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