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앞 화단 크리스마스트리3
이경모
2013년 소망은 우리 가족의 건강, 아들 녀석의 시험 합격, 12월에 우리 상가 모두가 대박나기를, 매월 말일이면 월세 내느라 허리 휘어지는 자영업자들이 나아지길 바랐다.
2014년에는 많은 소망을 내걸었다. '우리 상가 회원님들과 고객님들 건강과 사업 잘 되기를 기원하고, 올해처럼 우리 가족의 안녕을 소망하며 아들의 취업, 외항선에서 2등 항해사로 근무하고 있는 딸의 안전 항해 등등.
2015년 소망은 뭘 매달까 생각했다. 그런데 그 시간이 길지 않았다. 건강이 최고. 모두 건강하고, 영업 잘 되어서 우리 회원님들 주름살 하나 펴지고, 건강이 좋지 않지만 참고 견디며 시험 준비 중인 아들의 합격을 기원하며, 암 투병 중인 당숙의 쾌유를 바라는 특별한 소망 하나를 맨 위에 달았다.
'예전처럼 크리스마스가 다가 와도 트리 장식들을 안 해서 삭막하다고 느꼈는데 첨단패션의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 마음에 따뜻함이 전해지겠네요. 저도 트리에 소망을 담은 빨간 양말 하나 걸어두고 싶네요. 트리 멋져요.'
오늘 지인이 보낸 문자다. 낭만과 여유로움이 없어진 12월. 해가 갈수록 점점 세월 속으로 숨어버리는 크리스마스의 설레는 기억을 꺼내고 싶다. 따뜻한 불빛으로 추운 겨울을 나는 사람들을 보듬어주고, 아름다운 그림 한 장을 그렸으면 좋겠다. 크리스마스 트리 위로 하얀 눈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