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 서부청사 개청에 대한 상반된 시선

옛 진주의료원 개·보수해 17일 개청식, 경남도 "성장 거점 될 것" - 보건의료노조 "불통 행정"

등록 2015.12.17 10:09수정 2015.12.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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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지사가 폐업한 옛 진주의료원 자리에 '경남도청 서부청사'가 들어섰다. 경남도는 17일 오후 개청식을 연다.

경남도청 서부청사 개청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이 있다. 경남도는 서부청사 개청이 '역사에 획을 그었다'라고 표현하지만,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했던 사람들은 '공공의료 파괴와 불통행정의 상징'이라고 했다.

 지난 6월 23일 진주의료원 풍경. 2013년 폐업한 진주의료원 건물 외벽에 '서부청사' 관련 펼침막이 걸려 있다.
지난 6월 23일 진주의료원 풍경. 2013년 폐업한 진주의료원 건물 외벽에 '서부청사' 관련 펼침막이 걸려 있다.윤성효

지난 2012년 12월 19일 보궐선거에서 당선했던 홍준표 지사는 이듬해 2월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기로 하고 그해 5월 문을 닫았다. 103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진주의료원은 진주시 내에 있다가 2008년 진주시 초전동으로 신축이전했고, 이곳으로 옮긴 지 7년 만에 폐업됐다.

진주에 '제2청사' 공약을 내걸었던 홍 지사는 폐업한 진주의료원을 개·보수해 서부청사로 만들었다. 서부청사에는 경남도청 부서인 서부권개발본부(직원 49명), 농정국(90명), 환경산림국(81명)과 직속기관인 인재개발원(37명), 보건환경연구원(71명)이 이전했고, 진주시보건소가 1층으로 이전했다.

경남도청은 1896년 8월 4일 경상도가 경상남·북도로 분리된 이후, 29년간 도청 소재지가 진주에 있었다. 일제강점기인 1925년 4월 1일 경남도청이 진주에서 부산으로 이전되었고, 1963년 1월 1일 부산시가 직할시로 승격되어 경남도에서 분리되었다. 경남도청이 창원으로 이전한 시기는 1983년 7월 1일이었다.

홍준표 "서부 경남 잠재력 폭발", 이창희 "획기적 전기"

경남도는 서부청사 개청에 대해 "서부 경남이 완전히 탈바꿈한다. 서부청사는 경남의 새로운 성장 엔진, 성장 거점이 될 것"이라 밝혔다. 이어서 "홍 지사는 2012년 선거에서 낙후지역인 서부권 개발을 위해 서부청사 건립을 약속했다"며 "2013년 3월 서부 대개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서부권 개발본부를 신설해 서부청사 개청의 전초기지로서 기틀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경남도 측은 "서부청사 개청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난관을 극복하고 문을 열었다"며 "보건의료노조 등 강성노조의 시위와 농성 투쟁, 옛 진주의료원 재개원 주민투표운동 등 만만치 않은 저항과 도의회 일부 의원들의 '반대를 위한 반대' 등 추진 과정상 난제들을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경남도는 "진주를 주축으로 한 서부 경남은 몇백 년만에 대변혁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서부청사가 들어오면 진주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라며 "서부청사가 도청의 일부 기능 수행을 넘어 서부권 미래 발전의 중추기관으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홍준표 지사는 미리 낸 식사를 통해 "서부 경남의 잠재력이 폭발적으로 발휘되어야 경남도가 일어나고 대한민국이 일어설 것"이라며 "서부 경남의 잠재력을 폭발시켜 서부 경남이 경남의 경제 한 축이 되도록 할 것"이라 밝혔다.

 이창희 진주시장은 지난 16일 진주시청에서 경남도청 서부청사 개청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창희 진주시장은 지난 16일 진주시청에서 경남도청 서부청사 개청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진주시청

이창희 진주시장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서부청사 개청은 비록 옛 도청과 비교해서 그 규모와 장소는 다르지만 도청의 일부 기능이 90년 만에 우리 진주로 환원됨으로써 우리 진주와 서부 경남 대개발의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이었지만 서부청사 개청을 계기로 우리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 지혜를 모아 나간다면 우리 진주와 서부 경남은 반드시 기회와 희망의 땅으로 변모할 것"이라며 "앞으로 유관 기관과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관할 시·군이 긴밀하고 유기적인 협조를 해 나간다면 그 파급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보건의료노조 "서부 경남지역 공공병원 설립운동 계속"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17일 경남도청 서부청사 개청과 관련해 낸 자료를 통해 "진주의료원은 공공병원으로 되살아날 것"이라 말했다.

이들은 "지역균형 발전과 서부 대개발, 경남 미래 50년을 견인할 기폭제로 환영받고 있는 경남도청 서부청사 개청의 화려한 조명 뒤쪽에는 공공병원 강제폐업과 불통행정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주의료원 강제폐업과 서부청사로의 용도변경은 경남도민에게 양질의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고를 투입하여 신축이전한 공공병원을 5년 만에 강제폐업한 공공의료 파괴행위였고, 홍준표 도지사의 정치적 목표 달성을 위해 국회 결정과 지역주민의 여론을 깡그리 무시한 불통행정의 표본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7월 3일 오후, 진주의료원 앞 풍경. 경남도청이 폐업한 진주의료원을 리모델링해 '경남도청 서부청사'로 활용하기로 하고 기공식을 열자, 경상남도진주의료원 주민투표운동본부는 '공공의료 확충, 진주의료원 서부청사 활용 규탄 집회'를 열었다.
지난 7월 3일 오후, 진주의료원 앞 풍경. 경남도청이 폐업한 진주의료원을 리모델링해 '경남도청 서부청사'로 활용하기로 하고 기공식을 열자, 경상남도진주의료원 주민투표운동본부는 '공공의료 확충, 진주의료원 서부청사 활용 규탄 집회'를 열었다.윤성효

보건의료노조는 "진주의료원 건물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고 해서 진주의료원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착한 적자 논쟁을 불러일으키면서 공공의료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의 진앙이었던 진주의료원은 공공병원의 상징으로, 진주의료원 폐업은 공공의료 강화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 주장했다.

이들은 "진주의료원 건물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고 해서 진주의료원 투쟁마저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경남도청 서부청사 개청으로 진주의료원 재개원 투쟁은 당장 불가능해졌지만, 서부 경남지역 주민들에게 양질의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진주의료원 재건립 투쟁과 서부 경남지역 공공병원 설립운동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 밝혔다.

○ 편집ㅣ김준수 기자

#진주의료원 #경남도청 서부청사 #홍준표 지사 #이창희 시장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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