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전력이 방사능 오염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후쿠시마 항만 내에 설치한 해측 차수벽의 모습.
TEPCO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방사능 오염수가 대거 바다로 흘러든 사실이 알려지면서 각국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통제하는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발표한 해외 일본산 식품 규제조치 현황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러시아 등 32개국이 수산물을 비롯한 각종 일본산 식품 수입을 규제하고 있다.
중국은 후쿠시마 인근 10개 현의 모든 식품과 사료를, 러시아는 8개 현의 수산물과 수산가공품을, 미국은 14개 현의 일부 식품을 수입 금지했다. 우리나라 2013년 9월부터 후쿠시마 등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수입금지 조치 후 국내로 수입하는 어류 중 일본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7.6% 대비 2014년 2.3%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2011년 1만1829톤에서 2013년 7155톤까지 줄었던 수입량은 지난해 7707톤으로 다시 약간 늘었다.
지난 4월에는 수입금지 지역인 아오모리현 수산물을 홋카이도 지역으로 싣고 간 뒤 홋카이도산으로 표시해 국내로 반입하려던 업체가 적발되는 등 '원산지 위장'에 의한 수입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산물 원산지를 바꿔 수입하려다 적발된 건수는 765건이었는데 그중 122건이 일본산이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서균렬 교수는 시비에스(CBS)와의 인터뷰에서 "오염수 유출이 완전히 종결되지 않는 이상, (일본산) 수산물은 종류에 상관없이 방사성 물질을 몸에 축적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방사성 물질이 축적된 음식물을 먹으면 인체 내부가 24시간 방사선에 노출되는 '내부 피폭'이 일어나고, 내부 피폭 정도와 개인의 특성에 따라 암, 백혈병, 유전성 질환 등 심각한 건강 이상이 생길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9월 성인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92.6%가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방사능 누출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해 방사능 오염에 대한 걱정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우려가 52.9%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문제는 일본산 수산물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시민방사능 감시센터가 지난 3월부터 11월까지 서울, 부산 등의 대형마트와 재래시장 수산물을 대상으로 분석해 지난 22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태평양에서 잡힌 어종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