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치유사인 가수 이지상
이지상
지난해 연말, 홍대의 한 술집에서 그와 함께했다. 술자리에서 좀처럼 노래하지 않던 그가 자정이 넘자 기타를 꺼냈다. 취기 오른 노래였지만 하모니카는 영혼의 울대를 건드렸다. 정호승 시에 그가 곡을 붙인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청중 세 명에게 들려준 심야 특별무대였다. 긴 머리카락 나풀거리는 사내의 기타와 하모니카 아, 감미로웠던 순정의 멜로디….
그는 천연기념물 같은 순정파다. 순정은 필히 가난을 동반한다. 청빈하면 순정도 지속가능하다. 그 순정의 근원은 다리 절던 엄마다. 그의 엄마는 "없어도 다 사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그러니 "남의 돈 뺏어 먹고 살지 말라!"라고 가르쳤다. 청빈과 자비를 가르친 엄마는 그의 하느님이다. 아들에게 삶의 진리를 가르쳐준 하느님은 지난해 하늘로 돌아가셨다.
이지상은 다재다능하다. 에세이 <이지상 사람을 노래하다>(도서출판삼인)와 여행기 <스파시바 시베리아>(도서출판삼인)를 펴낸 글쟁이다. 지역 언론 <은평시민신문> 이사장이고, 성공회대 외래교수이고, 희망래일 대륙학교 교장이고, 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금 집행위원장과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몽당연필 공동대표를 지냈다. 이뿐이 아니다. 그는 뽈을 제법 잘 차는 주전 선수이고, 신영복 교수의 제자인 서예가이며, 음식도 제법 잘 만드는 셰프다.
그런데 하나같이 돈벌이와는 상관없다. 그가 막차를 타고 가다 말했다. <은평시민신문> 이사장을 올해 그만두지 않으면 이혼당할지도 모른다고…. 그의 아내를 만난 적 없지만 그를 버릴 것 같지는 않다. 근거는 이렇다. 5집 앨범의 표지에 한 여인이 등장했다. 달착지근한 스토리가 있을 것을 기대했는데 아내란다. 그는 착한 아내와 착하게 살아갈 것이 틀림없다.
1월 27일 오후 7시... <작당 - 4인4색 북콘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