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아들 시신 훼손 아버지 "난 사형받아도 된다"

변호인 "면담과정서 뉘우치는 모습 보여"

등록 2016.01.19 07:50수정 2016.01.1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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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재 최은지 기자 = 초등학생 아들을 숨지게 하고 시신마저 심하게 훼손한 '비정한 아버지'가 변호인에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A군(2012년 당시 7세)의 아버지 B(34)씨는 지난 17일 오후 폭행치사, 사체손괴·유기 등의 혐의로 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앞서 변호인을 면담하고 뉘우치는 의미가 담긴 말들을 했다.

B씨의 국선변호인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B씨가 면담과정에서 '나는 사형을 받더라도 충분하다. 어쩔 수 없다'고 얘기했다"면서 "수사과정에서는 그렇지 않았다고 하는데 면담할 때 언행에는 뉘우치는 뉘앙스가 있었다"고 19일 전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와 마찬가지로 변호인에게도 자신의 살인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변호인은 "B씨는 아들이 숨진 것에 대해 '당시 넘어져서 뇌진탕을 입었다'고 얘기했다"면서 "현재까지 B씨에게 적용된 폭행치사나 사체 훼손 등 주요 범죄사실은 (아내와 공동으로 저지른 것이 아닌) B씨 단독범행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B씨는 법원 영장실질심사에서 아내에 대한 선처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2012년 10월 씻기 싫어하는 아들을 욕실로 끌어당기다가 아들이 넘어져 다쳤다고 주장했다. B씨는 아들이 한 달 뒤 숨지자 부엌에 있던 흉기로 시신을 훼손하고 집 냉동실에 보관했다.

A군의 어머니 C씨(34)는 "남편이 아들을 지속적으로 체벌했고 당시 직장에서 남편의 연락을 받고 집에 가보니 아들이 이미 숨져 있었다"면서 "남편의 권유로 친정에 간 사이 남편이 아들의 시신을 훼손, 냉동실에 보관한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아버지 B씨는 아들의 시신 일부를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거나 화장실 변기에 버리기까지 했다.

경찰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들을 투입한 면담 조사에서 A군의 부모는 낮은 죄책감 등 공감능력 결여, 교활함과 범죄행위에 대한 합리화 등 반사회적인 '사이코패스' 성향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사이코패스적 성향보다는 극단적인 이기적 성향, 미숙한 자녀양육 형태, 경제적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
B씨는 18일 오후 부천 원미경찰서에서 진술녹화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발작증세를 보여 119 구급대원으로부터 응급조치를 받기도 했다.

경찰은 아들의 시신을 훼손해 수년간 집 냉장고에 보관해온 부부에 대해 '부작위(마땅히 해야 할 구호조처 등을 하지 않음)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초등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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