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 마산회원구 봉암공단에 있는 소주 제조업체인 (주)무학.
윤성효
운전기사 "골프화 씻어놓으라고 했던 적이 있다"다음은 최재호 무학 회장의 창원 운전기사였던 B씨와 18일 오후에 나눈 대화 내용이다.
- 언제부터 얼마동안 일했나."2014년 2월부터 4월까지 두 달 정도 일했다."
- 처음에는 어떻게 해서 일하게 되었나."인터넷 구인광고 보고 응시했다. 임원수행이 업무였다."
- 서울 운전기사가 회장의 집 쓰레기 분리수거를 했다고 하던데."저도 분리수거를 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CCTV가 있었다. 2년 전 자료가 남아 있는지 모르겠지만 보면 안다."
- 창원 어느 아파트였나?"창원에 있는 고층 아파트인데, 회장님은 그 아파트 10층에 사셨다."
- 쓰레기 분리수거는 몇 번했나"다섯번 정도 한 것 같다."
- 누가 시킨 것인지?"회장님도 시키고 했다. 마트에서 사용하는 카트가 있었는데 거기에 쓰레기를 싣고 가라고 했다."
- 쓰레기 분리 처리는 어디에 했는지."1층은 아니고, 아파트 아래층에 분리수거장이 있었다. 쓰레기가 분리되어 있으면 수거함에 넣으면 되는데 분리가 되어 있지 않으면 제가 분리해서 넣었다."
- 어떤 쓰레기였나"술병도 있고, 페트병, 종이, 택배상자 등이었다."
- 쓰레기 분리수거하라고 할 때 어떻게 하는지."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이거' 말하는 식이었다."
- 아파트에서 내려가는 길이니까 갖다 놓으라고 부탁할 수도 있지 않나?"그런 말은 안 했다. 저도 내려가는 길이니까 당연히 해드릴 수는 있는 일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정부도 있는데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 서울 기사와 비슷했다고 본다."
- 이외에 어떤 게 있었는지?"비오는 날 골프를 치고 왔는데, 들어가서 골프화를 씻어놓으라고 하더라. 생각해 보니, 회사 직원으로 왔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회장 골프화를 어떻게 씻었다는 건지?"골프화에 진흙이 묻어 있었고, 신발 밖과 안을 씻었다. 신발과 밑창을 현관에서 말렸다. 아파트 들어가면 다용도실 옆에 세척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거기서 했다."
- 그것이 언제였는지?"그만두기 닷새 전이었다."
- 가사도우미가 있었다고 하는데."쓰레기 분리수거 때문에 회사에서 저를 관리하는 팀장한테 세 번 말했다. 회사에 운전하러 왔고, 가사도우미한테 시키면 되는데 너무한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그 팀장이 말해보겠다 했고, 두 번째는 참고 해보라고 했으며 세번째에는 아무 말이 없었다. 골프화 씻으라고 하니까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그만 두었다."
- 그 이외 부당하다고 생각되었던 일은?"회사에 있는 생수와 술을 회장님 댁에 배달해 드린 적이 있다. 회사에서 생수를 만드니까 집에 가져 오라고 해서 가져간 적이 있고, 술도 가져다 드린 적이 있다. 물은 세 번, 술은 두 번 정도였다."
- 다른 업체에서 운전 일할 때는 어땠는지."창원에 있는 대기업에서 2년간 했고, 한 중소기업에서도 운전했다. 그 때는 그런 일이 없었다."
- 회장한테 험악한 말은 들었던 적은 없었는지?"그것도 가끔 했다. 빈도수가 많지는 않았다. 상황 설명 하자면, 차가 2대 이동해서 손님 내려 드리는데, 엇갈린 모양이다. 그래서 전화통화를 하는데 '어디 갔냐. 왔으면 전화를 해야지 뭐 이런 새끼가 다 있어'라고 했다."
- 그 뒤 사과는 있었나."없었다."
- 지금 바라는 것은?"제가 바라는 것은 운전기사들의 처우 개선이다. 기사들이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