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타일 '채널 소녀시대'의 이미지컷. 위 사진의 방은 방송에서 연출된 공간이다.
온스타일
어느 순간부터 자신을 집돌이, 집순이라 자처하는 연예인이 부쩍 늘었다. 심형탁이나 태연, 아이린은 꽤 유명하다. 여기에 조승우, 이승기, 박보영 등 유명 배우들까지. 특이한 건 이들을 집돌이·집순이라 소개할 때 붙는 꼬리표다. 대부분의 기사에선 '사실은..', '알고 보니...'라는 표현이 따라온다. 뭔가 대단한 비밀을 알려주듯이.
하지만 집돌이와 집순이는 어느 시대든, 어디에나 존재했다. 이들은 아무런 사회생활도 하지 않고 집에만 '처박혀' 있는 히키코모리와는 다르다. 사회생활은 열심히 하되, 퇴근 후나 주말 동안 주로 집에 머물 뿐이다. 단지 외향적인 사람과 내향적인 사람의 차이인 것이다. 집돌이·집순이가 부쩍 늘어난 이유만 물어선 안 되는 이유다. 늘 존재했던 이들이 왜 스스로를 드러내기 시작했는가 또한 물어봐야 한다.
물론 비자발적 집돌이·집순이가 많아지면서 의외의 동지가 늘어난 것도 있다. 일상이 바빠 밖에 나갈 기운도 시간도 없다. 쉴 새 없이 울리는 카톡 알림음 때문에 인간관계에 지친다. 나가는 것 자체가 비용이다.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전국의 성인 남녀(만 19~59세) 2000명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56.9%)이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점점 늘고 있다'고 답한 까닭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수치에 자발적인 집돌이·집순이가 섞여 있다는 점이다. 같은 조사에서 전체의 81.9%가 집에 가만히 있을 때 가장 마음이 편하다고 느낀다고 답했고, 전체의 89.2%는 집이 행복을 주는 공간이라고 봤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제멋대로 흘러가는 삶에 회의를 느껴, 집에 있는 시간을 힐링의 계기로 삼는 '예비' 집돌이·집순이도 적지 않다.
동지가 늘면서 자연스레 다양성을 존중해주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역시 그들이 스스로를 드러내기 시작한 중요한 이유다. '내성적'인 성격과 '내향적'인 성격을 구분하고, 외향성과 내향성을 상호보완적인 것으로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