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해 인사차 김 전대통령 사저 방문신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4일 서울 동교동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이희호씨를 예방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당이 안철수 의원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간의 비공개 면담 내용을 녹취하고 이를 언론에 유출시킨 실무진에 대해 책임을 묻기로 했다.
최원식 국민의당 대변인은 27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그 내용을 조사한 결과, 당시 (비공개면담을) 수행했던 실무진이 녹음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며 "있을 수 없는 일로, 이희호 이사장께 큰 결례를 범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사실을 (이 이사장 측에) 전했고 사과 드렸다"라면서 "관련자는 오늘 내로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라고 말했다.
안 의원이 이날 오전 낙상으로 병원에 입원 중인 이 이사장을 문병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어제 밤늦게 그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라면서 "안 의원이 이날 문병 가서 사과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 내용은 말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녹취록 문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이해할 수 없다"라면서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 안철수 "큰 결례", 이희호 여사 방문 녹취록 공개 파문 사과 ⓒ 강신우
수행원의 돌발행동? '꼬리 자르기' 논란 일듯국민의당은 해당 실무자를 지금 있는 직에서 배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행원이 그 같은 자리의 대화 내용을 자의적으로 녹음하고 언론에 유출시켰다는 해명이 쉽게 납득되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민의당은 당시 이 이사장의 발언을 이용해 '언론플레이'를 한 것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안철수 의원 측은 당시 이 이사장과의 회동 직후 "이 이사장이 안 의원에게 '이번에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뭔가 이뤄질 수 있는 희망을 느꼈다. 꼭 주축이 돼 정권교체를 하시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씨는 즉각 보도자료를 통해 "어머님은 안 의원의 말씀을 듣기만 하였을 뿐 다른 말씀을 하신 적 없다"라며 "사실과 다른 보도 내용에 대해 어머님께서는 어이가 없어 하셨다"라고 반박했다. 즉, 당사자가 하지 않은 발언을 두고 국민의당 측이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지적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월간중앙>이 지난 25일 비공개면담 당시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파문은 더 커졌다. 안 의원 측이 이 이사장의 발언을 과장해서 밝힌 사실이 드러난데다 당시 대화 내용을 녹취한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도덕성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녹취록에 따르면, 안 의원은 "꼭 건강하셔서,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꼭 정권교체 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꼭 정권교체가 되도록 밀알이 되겠다는 마음입니다"라고 했고, 이에 이 이사장은 "꼭 그렇게 하세요"라고만 말했다.
이에 대해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이런 면담을 녹음하는 게 일반적 관행인가요"라면서 "그렇지 않다면 처음부터 정치적 활용을 염두에 두고 녹음을 한 것일테고 설사 관행이다 하더라도 그것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범법 내지 부도덕에 해당한다고 본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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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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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이희호 면담, 실무진이 녹음... 큰 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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