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가 포털 만족도 평가, 총선 앞두고 왜?

통신사 이용자 보호 평가 대상, 포털로 확대 "기사는 평가 안해"

등록 2016.01.27 17:48수정 2016.01.2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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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올해부터 통신사업자 이용자보호업무 평가 대상을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사업자로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포털 대상 이용자 민원이 늘고 있다는 이유지만 자칫 총선과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정부가 포털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27일 오후 경기도 과천정부청사에서 올해 업무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 이은 것으로, 방송통신 공정경쟁을 촉진하고 이용자 보호를 강화하는 게 요지다.

특히 방통위는 방통통신 이용자 보호를 강화하려고 매년 진행해온 통신사업자 이용자보호업무 평가 대상에 포털 4사도 포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평가 대상도 20개 사에서 25개 사로 늘어나게 된다.

지금까지 방통위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를 비롯한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알뜰폰 등 통신 사업자들을 평가했지만, 부가서비스 사업자인 포털을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때마침 정치권에서도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포털 뉴스의 공정성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기 때문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관련기사: '포털 전쟁' 선포한 새누리 의원들의 헛발질)

총선 앞두고 오비이락? "순수하게 이용자 보호만 평가"

포털을 평가 대상에 포함시킨 이유가 뭐냐는 <오마이뉴스> 기자 질문에, 최성준 위원장은 "순수하게 이용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평가하는 것이지, 그 내용이나 기사를 대상으로 하는 건 아니다"라면서 "이용자보호 평가 대상을 계속 넓혀왔는데, 포털 영향력이 커지고 많은 국민이 이용하는데도 이용자 보호가 제대로 안 된다는 언론 보도도 있어 제대로 되고 있는지 보려고 평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포털 평가 기준이다. 통신사업자의 경우 유료 서비스 이용자로 평가 대상이 한정적인 반면, 포털은 대부분 무료 서비스여서 이용자 범위도 넓고 거꾸로 특정하기도 쉽지 않다. 또 포털 이용자가 제기하는 민원 가운데는 단순 서비스 품질뿐 아니라 검색 결과, 뉴스 등 콘텐츠의 공정성, 명예훼손 같은 내용적 요소가 상당수다. 또 개인 이용자뿐 아니라 정부, 기업 같은 법인도 이용자에 포함된다.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이 지난해 9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영찬 네이버 이사에게 질의하다 이해진 의장 출석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이 지난해 9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영찬 네이버 이사에게 질의하다 이해진 의장 출석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공동취재사진

지금까지 방통위는 통신사업자를 평가하면서 ▲ 본사-대리점-고객센터 등 이용자 보호 관리체계 ▲ 피해예방 가이드라인 준수 등 사전적 이용자 보호 활동 ▲ 이용자 만족도 설문 조사, 정부 민원 처리 실적 등 이용자 보호 활동을 주로 따졌다. 다만 포털 사업자는 통신사업자와 업무 구조가 달라 동일한 평가 기준을 적용하긴 쉽지 않다.


다만 최 위원장은 "평가 대상이 달라 평가 기준에 차이가 있겠지만 큰 맥락에서 이용자 보호를 어떻게 하는지 보는 것"이라면서 "세부 기준은 곧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노익 방통위 이용자보호정책국장은 "이용자보호 평가 대상을 포털 사업자로 확대하자는 얘기는 지난해부터 나왔고 시범 사업까지 검토했지만 평가 기준을 정하지 못해 올해로 미뤘다"면서 "이용자보호 대상에는 개인뿐 아니라 포털 입점 업체 같은 법인도 포함돼 대중소기업간 상생 문제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평가 대상도 네이버, 카카오, 네이트 등 국내 사업자로 한정하고 외국 기업인 구글은 제외한다고 덧붙였다.

방통위는 평가 결과가 나쁜 사업자에게 패널티를 주기보다 자율 시정을 유도하고, 우수 사업자에겐 과징금 30% 감경 등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고 밝혔지만, 평가 결과가 공개되기 때문에 해당 업체에겐 큰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포털들의 이용자 보호 정책이 개선된다면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지난해 정치권의 공격으로 궁지에 몰렸던 포털 사업자들로선 정부 눈치를 더 살필 수밖에 없는 처지다.
#방통위 #포털 #카카오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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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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