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산초 실내에서 구둣발로 걷고 있는 이준식 교육부장관(왼쪽 첫 번째).
윤근혁
2일 오후 2시 50분쯤, 서울 중구에 있는 서울남산초 나눔관 1층 복도.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박백범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 이 학교 노재분 교장 등 10여 명이 간담회장을 빠져 나왔다.
'학부모와 학교 관계자 현장 목소리 청취'를 위해 이 장관이 초등 돌봄교실 모범학교를 방문한 것이다.
장관도 부교육감도 교장도 학교생활규정 위반?이 장관이 걷고 있는 이 학교 복도에는 '실내화로 갈아 신으세요 - 서울남산초'라는 글귀가 적힌 입간판이 여러 개 서 있었다. 하지만 이날 이 장관을 비롯한 교육부·교육청 관리와 노 교장 등 모두 실내화를 신지 않은 구둣발이었다.
이 장관은 검은색 가죽구두를 신고 이날 오후 2시 5분부터 3시쯤까지 이 학교 실내에 머물렀다. 돌봄교실 3개를 참관하고 교사연수실에서는 학부모 등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마루로 돼 있는 돌봄교실 안에 들어갈 때만 구두를 벗었다.
하지만 같은 복도를 지나다니는 학생들은 모두 실내화를 신고 있었다.
기자는 이 장관에게 "왜 실내화를 신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던져봤다. 초등학교 생활규정 등은 보통 '실내에서 실내화 갈아 신기'를 기본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장관은 말없이 기자를 빤히 쳐다봤다. 이 때 한 교육관리는 "다들 실내화를 안 신었다"라고 이 장관을 거들고 나섰다. 돌연 이 학교 관계자가 이 장관 앞으로 나와 다음처럼 바삐 말했다.
"저희는 미리 (실내화 준비하라는) 말씀 못 들어가지고. 저희가 미리 준비를 못해 가지고…."
이날 이 학교는 내빈용 실내화를 미리 준비해놓지 않았다. 기자도 실내에서 들어가서 10여 분 뒤에서야 내빈용 실내화 보관함을 어렵게 찾아 실내화로 갈아 신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부총리께서 다른 학교에 갔을 때는 실내화를 신었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면서 "(이 학교는) 실외화를 신어도 되는 줄 알았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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