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압구정동 K스포츠 W스파 소개 홈페이지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말 회원 중에 한 의사가 '마사지를 사업이라고 하느냐'고 따져 그때부터 스파 광고를 일체 못하게 했다"면서 "그 뒤 두세 차례 강남구청에 신고가 들어가 조사 나왔는데, (스파를) 일부러 단속하진 않지만 누군가 신고하면 어쩔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 스파 사업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회장은 "지난해 스파 사업을 준비하면서 R호텔, M호텔 등 유명 호텔 스파에서 직접 '마사지'를 받아 봤다"면서 "이곳(W스파)에서 하는 것도 비슷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김 회장은 유명 호텔 스파에서도 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고 본 셈이다.
이에 서 실장은 "우리가 하는 피부 관리가 불법이라면 유명 호텔 스파를 비롯해 전국 피부 관리사들이 전부 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라면서 "우리가 불법 행위를 했다는 증거도 없으면서 회원이 신고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을 중단하고 최소 3개월간 임금 보장을 약속한 피부미용사들에게 당장 나가라는 건 부당하다"고 밝혔다.
피부미용사 단체인 사단법인 한국피부미용사회 중앙회 관계자도 16일 "흔히 '스파업'이라고 하는 피부미용업은 화장품 같은 제품의 피부 흡수를 돕는 행위로, 불법 논란이 있는 '건식 마사지'와는 다르다"면서 "호텔 스파 등에서 합법적으로 하는 피부 관리까지 불법 스포츠 마사지로 문제 삼아선 곤란하다"고 밝혔다.
강남구청(보건소) 위생과 공중위생팀 관계자도 "피부미용업종이 시각장애인에게만 허용된 안마(마사지) 개념과 혼용돼 사업자가 의도하지 않게 의료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K스포츠 W스파 관련해서도 의료법을 위반했다는 민원이 한 차례 들어와 직접 위생과 직원이 현장에 나가 확인했지만 위반으로 볼 만한 사항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불법 논란은 핑계, 피부미용사들 월급 주기 아까워 내쫓는 것"서 실장은 "지난해 12월 스파 영업 안내문을 만들 때 '마사지'란 용어를 쓰면 논란이 될 수 있다며 '테라피'라고 쓰자고 한 건 K스포츠쪽이었다"면서 "김 회장이나 회사에서 스파 영업 전까지 불법 마사지 논란을 몰랐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 실장은 오히려 "김 회장이 피부미용사들 임금이 너무 많다면서 50%를 삭감하자고 제안했다"면서 "결국 우리에게 주는 돈이 아까워 스파를 그만두게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도 "피부미용사들에게 매달 4700만 원씩 3개월동안 줘야 하는데 버는 돈에 비해서 너무 많다"면서 "2월까지 정리하라고 수차례 설득했는데 스파쪽에서 (3개월) 보장 받은 거 다 받고 나가겠다고 버티고 있어 (사업장을) 폐쇄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도 W스파를 서둘러 폐쇄한 이유가 돈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시인한 셈이다. 결국 스파 사업을 하기로 결정한 것도, 중단하기로 한 것도 모두 김 회장 자신의 경영적 판단인 데도, 그 책임을 W스파와 피부미용사들에게 돌리고 있는 것이다
W스파에선 회사가 애초 약속한대로 오는 3월 말까지 최소 3개월간 영업과 임금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K스포츠 쪽은 지난 2월 10일까지 지급해야할 1월분 급여도 30%만 지급하고 나머지 급여도 스파 영업을 중단하고 나가야 줄 수 있다고 버텼다. 또 김 회장은 그동안 K스포츠에서 스파 사업 실무를 담당했던 최아무개 스파팀장을 비롯한 회사 직원 2명도 사업 중단 책임을 물어 해고를 통보하고 급여 지급도 미루고 있다.
최 팀장은 "김 회장이 스파 사업이 수익성이 높다고 보고 일부러 수익을 절반씩 배분하는 형태로 계약을 맺었는데, 기대만큼 수익이 나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해 서 실장과 맺은 계약을 파기하려는 것"이라면서 "스파 시설을 아예 없애면 수억 원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결국 다른 스파 사업자에게 시설을 임대하고 임대료만 받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주장했다.
서 실장은 "지난해만 해도 김 회장이 피부미용사들을 불러놓고 최고의 조건, 최고의 대접을 해줄테니 돈 걱정하지 말고 자긍심을 갖고 일하라고 당부했다"면서 "스포츠센터에 스파가 있으면 더 격이 높아진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 불법 영업 운운하며 문을 닫는다고 하니 황당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김 회장은 "스파 영업이 불법이어서 폐쇄한다고 했는데 그 자리에서 다시 스파 사업을 하면 (W스파쪽에서) 가만히 두고 보겠느냐"면서 스파 사업을 계속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K스포츠는 한때 5레인 25m급 수영장을 비롯해 헬스장, 골프연습장, 남녀 사우나 등을 갖춘 종합체육시설로 회원수가 1700여 명에 이르고 1인당 입회 보증금만 1500만~2000만 원대에 이르는 고급 스포츠센터다.
K스포츠는 지난해 7월부터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 스파 등을 신설했지만 회원들은 수영장을 비롯한 체육시설 축소에 반발해 강남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쪽 요청으로 임직원들에게 새누리당 가입을 권유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김 회장 막내 사위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친조카로, 서로 사돈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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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사돈' 스파 폐쇄, 연이은 '갑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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