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 을'에 출마한 김갑수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김갑수 후보 제공
- 지난달 '도봉 을'에 더민주 후보로 출마선언을 하셨어요. 한 달 정도 지났는데 지역민의 반응은 어떠세요?"제가 지역을 걸으며 동네와 친해지기 시작한 게 벌써 작년 늦가을이니까, 넉 달 정도 지났네요. 끝없이 걸으며 공부하고 지역민들의 이해와 요구, 불만이 무엇인지 사전에 조사 작업을 충분히 해봤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동안은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정말 미친 듯이 쉬지 않고 걸었죠. 그동안 돌린 명함만 약 3만 장이 넘었으니까요.
다행히 저처럼 선거운동하는 사람 입장에서 도봉 을 지역구는 참 고마운 곳이죠. 일단 지역구가 한 바퀴 걸어서 돌면 대략 20km 정도라서 그리 넓지 않습니다. 50바퀴 돌며 정말 많은 유권자를 만났어요. 처음엔 조금 낯설었지만 30바퀴를 넘어서면서 반응이 오더라고요.
그분들의 일관된 말씀이 '도봉이란 동네가 더 이상 과거처럼 야당의 텃밭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대충 가면 새누리당에 넘어갈지 모른다'는 거였어요. 더군다나 국민의당에서도 두 명이나 후보등록을 한 상태라 '분열의 영향'도 있기 때문에 대대적인 변화, 교체 바람이 불어야만 한다. 잘 왔고 열심히 하는 모습 보니 대견하고 반갑다'라면서 자발적으로 캠프에 참여해서 자원봉사 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이 늘었습니다.
이젠 거리에 나가 명함 드리면 '아! 누구한테 전화 받았다', '누구에게 얘기 들었다', 또 '어디에서 봤는데 또 보네!'라고 하시는 분들이 아주 많이 늘었어요. 이런 점에서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정착했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발품보다 정직한 건 없더라고요."
- 지역민의 요구는 무엇인가요?"일단 변화에 대한 욕구가 강해요. 도봉이란 곳이 서울시의 맨 끝입니다. 제일 북쪽에 있는 자치구죠. 의정부와 맞닿아 있는 데다 시내 곳곳에서 접근성이 떨어져서 어지간한 공무는 서울이 아니라 의정부로 가서 일 보시는 분들이 적지 않죠. 그러다 보니 서울은 서울인데 '경기도에 반쯤 발 걸치고 있는 느낌'이 아주 강할 수밖에 없죠.
어떤 분이 '도봉은 구 전체가 개발제한구역 같다'는 말씀을 하시던데 정말 절감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수십 년 동안 변하지 않는 모습을 간직한 건 정겹고 반가운 모습일 수도 있지만, 정작 거기에 사시는 분들에게는 안타깝고 서럽고 분통 터지는 일일 수도 있더라고요.
도봉산을 비롯한 천혜의 환경을 잘 보존하는 가운데 재산권 행사에 발목 잡힌 지역민들의 삶을 조금 더 개선하는 방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곳이 바로 도봉입니다. 접근성을 더 원활하게 하기 위한 교통 인프라 개선, 잠시 머물다 떠나는 '베드 타운'이 아니라 지속해서 머무는 정착지가 되기 위한 교육 인프라 확충에도 신경 쓸 일이 아주 많고요.
또 정치라는 측면에서 보면 유인태 의원님께서 오랜 기간 지속해서 출마했던 곳이라서 새로운 얼굴에 대한 갈망, 변화에 대한 교체 요구 등이 저번에 굉장히 많이 깔린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 변화의 조짐들이 실제 지난 선거들에서 구체적으로 반영되어 나타났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야당의 텃밭이니 계속 표를 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다간 된서리를 맞을 수 있을 거'란 경고의 메시지를 유권자들이 지속해서 보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도봉을 이제는 야당의 텃밭이라거나 안전한 곳으로 인식하는 건 분명 잘못된 겁니다."
출마선언 위한 참배, "김대중·노무현이라면 호통칠 것"- '도봉 을'은 유인태 더민주 의원의 지역구라서 경선 통과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여길 출마 지역구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인터뷰 후인 24일 유인태 의원은 발표된 컷오프 명단에 들어갔고 이를 수용했다)"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요. 출마선언문에서도 썼던 것처럼 '헬조선'이라 불리는, 꿈과 희망이 사라진 '금수저들의 세상'을 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세상으로 바꾸는 출발점이 바로 야당의 변화라고 본 겁니다.
그런 점에서 정권교체와 의회 권력 교체가 절실한데요. 그러기 위해선 '저들을 찍으면 우리의 삶이 좀 나아지겠구나. 지지해주면 마음속에 꿈과 희망이 새록새록 커 나겠구나'란 기대감이 생겨야겠죠. 결국, 야당의 변화가 대한민국이 '헬조선'에서 탈출하는 시작점이라고 보고요. 그 변화는 더 젊은 대안세력들이 한 번에 힘들더라도 장기적인 전망 속에서 당당하게 도전해 이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한 거죠.
당을 위해 헌신하고 애쓴 분들을 무조건 내치고 몰아내는 방식이 아니라, 당당하게 도전해서 유권자들로부터 자연스럽게 평가를 받는 것이 젊은 사람이 가져야 할 자세와 태도라고 봅니다. 역사와 전통을 잘 간직하며 신·구의 조화를 이뤄야 당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생기고, 그런 자부심이 '힘든 상황 속에서 서로를 지탱시켜 주는 힘'이 될 텐데요. 가끔 보면 우리 당의 정치적 자산관리 능력이 참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젊은 정치인들이 생각보다 힘든 길보다 쉬운 길을 가려 하는 것 같아 조금 안타깝죠.
두 번째는 앞서 드린 것에서 반복되는 말인데요. 도봉이란 곳이 이대로 가다간 새누리당에 넘어갈 가능성이 매우 큰 지역이에요. 제가 여론조사를 세 차례 정도 했는데, 정당 지지율이 새누리는 40%, 우리 당은 20% 나옵니다. 물론 이게 정작 투표로 갔을 때는 야권의 결집과 무당파가 결집하면서 상당 부분 좁혀질 가능성은 있겠지만, 어쨌든 과거보다 절대로 안심할만한 지역은 절대 아니에요. 김선동 새누리당 전 의원이 청와대 비서관으로 갔다가 다시 도전하는데, 거기에 걸맞은 젊고 당당하고 실력 있는 후보가 맞서야지만 수성을 할 수 있죠. 그런 점에서 여기를 선택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