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3일 영등축제 마지막 마무리에서 영감놀이를 즐기는 고야노 요코(古谷野洋子)씨와 고야노 노보루(古谷野昇)부부
고성미
이번에 우도에 온 요코씨 일행의 4박 5일 일정은 빠듯했다. 심방, 해녀 그리고 스님과의 인터뷰가 줄줄이 있었고 틈틈이 시간을 내어 우도의 12신당과 돌탑을 돌아봤다. 그리고 모여 앉았다 하면 인터뷰한 내용을 검토하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그들의 학구열은 대단했으며 호기심 또한 그칠 줄 몰랐다.
이들은 왜 이렇게 제주도의 민속학에 대해 열심히 연구하는 것일까? 2016년 2월 22일부터 26일까지 우도에 다녀간 요코씨와의 인터뷰와 더불어 그들의 4박 5일 우도 취재기를 사진으로 남겨본다.
- '제주도 연구회'를 만든 계기는 무엇인가요?
"2008년 3월 가나카와대학 역사민속자료학 연구과(神奈川大學 歷史民俗資料學 硏究科)의 세미나 활동의 하나로 영등굿을 견학하기 위해서 제주를 방문하고 나서부터입니다. 대단히 충격적이었고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 귀국하자마자 '제주도 연구회'를 만들었죠."
- '제주도 연구회'에선 어떤 내용을 연구하시나요?
"저는 제주도의 민속문화를 연구합니다. 제주도 민속문화의 연구, 특히 동아시아 속의 제주도라는 관점에서 제주도의 민속문화를 고찰합니다. 그래서 제주도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민속문화에 대한 연구와 교류의 장으로 삼는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이를 위하여 '제주도 연구회'에서는 2~3개월에 한 번 연구회를 갖고요. <제주도 연구>(회보)를 매년 1권씩 내고 있습니다. 제주도에는 매년 1~2회 방문합니다."
- 올해 2016년까지 제주도 연구회는 8년이 됐는데요. 제주도의 민속학에 대해 연구하는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저는 오키나와의 민속문화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오키나와의 신앙과 신에게 드리는 행사, 장례식 등의 조사를 주로 하는데요. 제주도의 민속문화를 공부하면 할수록 오키나와의 민속문화에 대한 시야와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민속학자인 현용준 선생님(현 제주대 명예교수)과의 인터뷰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존경합니다. 현 선생님의 책을 읽고 제주도의 민속학 공부를 시작했어요. 현 선생님은 제주도의 민속학 연구자로서도 대단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제주도 사람이라는 사실을 대단히 자랑스럽게 생각하셨습니다. 선생님은 일본사람인 우리가 제주도의 민속학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에 대해 기뻐하셨고 무엇이든 친절하게 가르쳐주셨습니다. 건강이 안 좋으신 상태에서도 기꺼이 우리들에게 많은 시간을 내주셨어요."
- 제주에서 포제는 대단히 엄격하다고 하는데 2010년 포제를 취재할 때 촬영에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장소에 따라서 어려움이 있었어요. 하지만 2010년 납읍리 포제는 제주도 지정무형문화재의 행사였으므로 일반인도 촬영할 수 있었죠. 여자의 참관은 안된다고 하기는 했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것은 허락해줬어요."
"제주도 굿 문화를 일본에 소개하고 싶다"- 2011년과 2012년 제주도의 큰굿 취재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당시의 큰굿은 제주시에서 주관하는 아주 큰 행사였어요. 그래서 2011년에는 KBS에서도 취재를 했었고요. 큰굿은 14일 동안 계속 됐는데 오전 7시에 숙소에서 나와 오후 10시에 들어 갈 정도로 강행군이었습니다. 하지만 고생한 만큼 보람도 있었어요. 제주도의 큰굿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취재하는 사람들도 2주간이나 매일매일 만나게 되니까 서로 낯이 익기도 했고요."
- 올해 (부부 관계인) 고야노 노보루씨가 사진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직 정해진 것은 없고요, 희망을 갖고 기획 중에 있습니다."
- 8년 동안 제주의 굿을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무엇보다 큰굿 보존회가 만들어졌다는 점이 반갑고요, 또한 칠머리당의 영등굿이 2014년 부터 우도에서 영등할망을 보내는 송별굿을 한다는 점이 새롭습니다. 그리고 한림지역에서 중단됐던 굿이 다시 시작하는 것도 봤고요. 부디 제주도의 굿 문화가 잘 보존되기를 바랍니다.
한 가지, 일본의 경우 일반의 마을 축제경우에는 국가보조금 없이 마을 자체내에서 하므로 행사의 크기가 일정합니다. 그런데 제주도에서는 제주시청의 후원이 있으면 큰 행사가 됐다가 후원이 없으면 작은 행사가 되는 그러한 격차가 있다는 점이 일본과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주세요
"지금까지 연구해온 오키나와의 논문을 책으로 낼 예정입니다. 그리고 제주도의 굿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서 제주도의 멋진 민속문화를 일본에 소개하고 싶다는 희망도 갖고 있답니다."
- 이 자리를 빌어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8년 동안 제주도에 와서 민속학을 공부하면서 공부 만큼이나 좋은 경험은 바로 제주도민과의 인터뷰였습니다. 정말 친절하게 대해주셨고 무엇이든 자세하게 알려주셨어요. 이 자리를 빌어 인터뷰해주셨던 많은 분들과 보도진 그리고 가르침을 주신 제주도 민속학자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고개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제주도의 여성들 특히 할머니들의 강인한 정신력과 생활력에 감동하였다는 점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제주도민 여러분, 고맙수다."
고야노 요코씨의 우도 취재 스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