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은 미숙한 지도자...지금 딜레마 상황"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이영종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장

등록 2016.03.08 07:59수정 2016.03.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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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왼쪽)과 이영종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장이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팟캐스트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한반도 통일이야기,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에 출연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평가와 최근 현안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왼쪽)과 이영종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장이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팟캐스트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한반도 통일이야기,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에 출연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평가와 최근 현안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성호

지난 1월 6일 4차 핵실험을 실행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이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논의에도 아랑곳없이 한 달 뒤인 2월 7일 장거리로켓(광명성 4호)을 발사하며 강공 드라이브를 이어갔다.

이영종(50)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장은 8일 방송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한반도 통일이야기,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에서 김 위원장을 "20년간 후계자 수업을 받고 북한식 표현으로 '세련된 영도'를 한 김정일 위원장과는 달리 후계자수업을 충실히 받지 못한 아직은 미숙한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이 소장은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후견국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들의 지도부까지 등을 돌리게 한 건 패착"이라며 "대남관계, 대미관계, 국제관계 등에 유리하게 쓸 수 있는 핵과 미사일을 전략적 고려 없이 구사하다가,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2월 7일 광명성 4호 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2월 7일 광명성 4호 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연합뉴스·조선중앙TV

이와 관련해 정세현 전 장관도 "미확인 사안이지만 현실성이 있어서 전한다"며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2월 17일 북한 비핵화와 평화협상 병행추진 제안을 꺼내기 전에 중국 측에서 이에 대한 설명을 위해 외교사절 파견을 북측에 제안했는데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중국을 자기편으로 활용하지 못할 정도로 경직돼 있고, 노련하지 못한 것은 이후 김정은 외교의 약점, 한계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정 전 장관은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에게서 가끔씩 조부인 김일성 주석의 모습을 볼 때가 있다"며 "우리 정부는 김 위원장이 가까운 시일 내에 김 주석 만한 장악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전제하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소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3일 북한 제재안 2270호를 채택한 것과 관련해서는 "한국과 미국이 이번에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 같다고 보는 것 같다"며 "'이번 안보리 결의는 북한의 상습적 도발을 더는 용납할 수 없으며, 북한의 잘못된 셈법을 바꾸겠다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메시지'라고 했던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이 한국과 미국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조 대변인의 발언과 관련해 "'셈법을 바꿔놓겠다'는 말은 멋진데,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며 "북한의 셈법을 바꿀 수 있는 건 군사적 조치뿐인데, 군사적 조치는 할 수 없는 것이고, 경제 제재 정도로 북한이 손 들고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착각"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어 "이번에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제재에 동참하면서 '비핵화-평화협정' 병행추진, 6자회담 조속재개를 강조했는데, 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노력이 가시화하지 않고 한미 훈련에만 집중하는 식이 될 경우, 조금 지나면 중러의 대북제재 강도가 상당히 약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현 외교안보라인 북한 잘 몰라...박 대통령, 진보인사를 통일장관으로 썼다면"

 이영종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장(오른쪽)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20년간 후계자 수업을 받고 북한식 표현으로 '세련된 영도'를 한 김정일 위원장과는 달리 후계자수업을 충실히 받지 못한 아직은 미숙한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이영종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장(오른쪽)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20년간 후계자 수업을 받고 북한식 표현으로 '세련된 영도'를 한 김정일 위원장과는 달리 후계자수업을 충실히 받지 못한 아직은 미숙한 지도자"라고 평가했다.유성호

20년 넘게 통일부를 담당하면서 남북관계 현장을 취재해온 이 소장은 "임동원 전 장관이나 이종석 전 장관이 비판받을 부분도 있지만, 그분들은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장관의 대북 철학에 맞춰서 정상회담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장관과 참모 역할을 잘 했다고 평가받을 대목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런데 지금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라인 참모들이 대통령의 대북철학을 구현할 역량이나 디테일한 대북 지식이 있는 베스트 인사들로 꾸려졌느냐 하는 점에서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외교안보라인이 북한의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김대중 대통령이 첫 통일부 장관으로 보수 색깔이 강했던 강인덕 장관을 기용한 것을 상기하면서 "보수 정권이 들어서서 남북관계가 얽힐 때마다, '강인덕 역버전'으로 이명박 대통령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진보인사를  통일부 장관으로 앉혔다면 남남갈등을 누그러뜨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에 관해 정세현 전 장관이 "(현재의) 정치 현실을 보면 나이브한 생각 같다"며 "그런 인사를 하려면 대통령이 단수가 높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어 "김 전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추진하면서 강경보수로 소문난 분을 장관으로 앉혀놓으니까 이북 출신들이 마음을 놓더라"면서 "김 전 대통령이 만약 첫 통일부 장관을 진보성향인사로 앉혔으면 저항에 부딪혀서 아무 일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어떤 지도자인가'와 '유엔 대북제재 이후 상황' 등에 관해 진단한 <한통속> 98회는 팟빵과 팟캐스트에서 들을 수 있다.

☞ 팟빵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 아이튠즈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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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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