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완상 전 부총리(자료사진).
권우성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광야의 뜻을 모르는 것 같다."'다시민주주의포럼(야권연대 촉구 재야 원로모임)'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한완상 전 부총리가 야권연대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안 대표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8일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한 전 부총리는 "(대권 등) 야심들을 다 훌훌 털어내는 힘이 광야의 힘"이라며 최근 "광야에서 죽겠다"고 말한 안 대표의 발언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야는 정말 목숨을 내걸고 다른 사람이 못하는 소리를 외롭게 지르는 곳"이라며 "그분(안 대표)는 광야에 살지 않고 넉넉한 가정에 살아 (이를) 잘 모를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대중도 1987년 단일화 못한 것 가장 후회"한 전 부총리는 3년 전 안 대표와 만난 일을 떠올리며 "(당시 안 대표에게) '당신의 빛은 스스로 발하는 발광체가 아니고 반사체다. 국민의 여망을 반사하는 동안은 빛날 것이다. 그러니 발광체라고 착각하지 말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어 야권연대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87년 (대선) 후보 단일화를 하지 못한 일을 일생 가운데 가장 부끄러웠던 일로 꼽았다"고 말한 한 전 부총리는 "(안 대표는) 왜 이런 이야기를 참고하지 않고 자기가 나와도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이건 정말 생각이 짧은 사람의 판단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역사를 알고, 김 전 대통령의 회한을 이해하는 (국민의당의) 천정배 공동대표나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 같은 사람은 (안 대표의 생각과) 다르잖나"라며 "(이대로 간다면) 안 대표 개인의 실수를 넘어 역사의 후퇴"라고 강조했다.
한 전 부총리는 안 대표가 강조하는 '3정당 구도'을 두고도 쓴소리를 이어갔다. 한 전 부총리는 "(안 대표는)타킷을 잘못 잡았다"며 "지금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는 양당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영구집권을 꾀하는 집권당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국민의당은 창조적 선명 야당의 역할을 하고 싶지 않고 더 여당다운, 더 집권당다운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전 부총리는 야권연대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개헌 저지선이 무너질 뿐만 아니라, 국회선진화법이 날아감은 물론, 의회 독재가 가능해질 것이다"라며 "그들(새누리당)이 늘 부러워했던 일본 자민당식 영구집권의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