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콩이어린이 집에 다닌다. 재롱둥이, 말썽구러기, 장난꾸러기 손녀, 막상 없으니 답답하다. 보고 싶다.
문운주
"할아버지 바보~!""…."
손녀 콩콩이와의 대화는 늘 이렇게 시작한다. 서로 소통한다는 것은 즐거움 그 자체다. 아직 철 모르는 아이와의 대화를 하면서 즐거워하는 나나,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할아버지가 좋아하니까 계속해서 말하는 콩콩이나, 소통에 굶주리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봄비가 내리더니 꽃샘추위가 다시 기승을 부린다. 집안 구석구석이 결로 현상 때문에 물기가 가득하다. 이번 비로 가뭄 해갈에 도움이 된 모양이다. 그냥 얻을 수 있는 햇빛, 공기, 물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고 살았다. 우리 아이가 주는 엔도르핀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듯이.
"할아버지가 좋아요? 아빠가 좋아요?""할아버지가 좋아요.""….""아빠가 뽀뽀하면 입 닦을 거야."콩콩이 생후 34개월, '양다리'를 걸친다. 등거리 외교에 능하다. 요즈음처럼 경쟁이 심한 시대에는 필요한 전략이다. 아빠와 있으면 아빠가 좋고, 엄마와 함께 있으면 엄마가 최고다.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때는 할아버지가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