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공관위에 현역 없어 이해찬·정청래 컷오프"

[장윤선·박정호의 팟짱-인터뷰 전문] 홍종학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록 2016.03.15 15:46수정 2016.03.1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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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

■ 출연 : 홍종학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종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국회에서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홍종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국회에서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남소연

<홍종학의 퓨어경제>

-정청래 의원이 (공천) 재심 결과가 기각됐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공천 재심 결과는) 충분히 예상됐던 거고요. 현재 많은 분이 (공천 재심) 결정에 관해 이견을 제시하시고, 당에 항의를 격렬하게 하는 상황입니다. 지역구뿐 아니라 거의 전국에서 항의하고 계시고요. 저희 당이 여러 행사를 하고 있는데 그 문제 때문에 다른 행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을 정도로 핵심 지지자들의 불만이 팽배해있다고 봐야겠죠.


그런 것에 관해 공관위에서 '충분히 자기네들이 검토했다'고 얘기하고 있어서 재심 통과되기는 쉽지 않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제가 아직 소통본부장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습니다마는 당원과 지지자의 불만은 지도부에 전달했습니다. 지도부에서도 예상보다도 (반발이) 세고. 어젯밤에 재심 결정에 새로운 변수가 있었다면 최근 나온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도가 급락했습니다. 정청래 의원의 컷오프 이후에 당 지지도가 급락했어요. 과연 공관위에서 그거까지 감수하고서도 재심을 거부할 것인가에 주목했었는데 원래 태도를 유지하는 것 같습니다."

-공관위는 '이런 대중과 당원의 여론을 수렴할 수 없다'는 태도가 강고하다는 것이잖아요?
"'수렴할 수 없다'가 아니라 그런 의견은 충분히 이해하는데 공관위에서 처음 결정을 내린 것이 다른 취지가 있어서... 항상 플러스, 마이너스를 계산해보는 거잖아요? 공관위 판단은 아직 (정청래 의원 컷오프가) 플러스 요인이 많다고 생각하는 거죠."


-정리를 해보자면 '한 석을 잃더라도 얻는 게 더 많다'는 입장이 있는 것이고요. 또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전체 지표상으로 보면 정청래 의원이 다른 의원과 비교에서 특별히 떨어지지 않는데 왜 정청래 의원은 컷오프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나'가 유권자에게 큰 관심인데요. 당 안에서는 어떻게 얘기가 되고 있습니까.
"제가 정치평론은 잘 안 하려고 하는데 오늘은 어쩔 수 없이 할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되면 안 되는데. 제가 정치 참여자이면서도 학교에 있다 와서 그런지 자꾸 관찰자 관점에서... 어느 한쪽을 (편) 든다기보다는 객관화해서 보게 돼요. 우리 당에는 그런 것보다는 다른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런 정치 평론은 될 수 있는 대로 피해 왔는데 나름대로 현재 상황에서 이것을 해석하자면 '당내에서 상당한 견해차가 있다'. 현재 지도부와 의원들도 그렇고요. 핵심 지지층 간에 견해차가 있다. 그 견해차를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우 솔직하게 드러내 놓고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는 게 서로 소통에 도움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정청래 의원 경우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대표적인 정치인입니다. 핵심 지지자들이 원할 때, 항상 의기소침할 때 핵심 지지자들에게 기분 좋은, 본인 얘기대로 '당 대포가 되겠다'고 했는데 시원한 대포 한 방을 날려줄 수 있는 그런 정치인이고요. 반면에, 그것이 제삼자가 볼 때는 '정치인으로서 거칠다'는 느낌이 들 수 있겠죠."

-새누리당 식으로 얘기하자면 '품격'인가요? 이한구 위원장이 '당의 품격' 운운하잖아요? 
"글쎄요, 새누리당 의원들이 그렇게 이야기하시면 그만두셔야 할 분이 많죠. 사실 우리 당보다 많죠. 사실상 정치적 호불호가 명확하신 분들이 중도층에서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이죠. 그런 것들이 (정청래 의원 컷오프를) 결정했다고 보이고요. 개인적으로는 이 상황에 관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요. 그런 표현을 썼습니다. '이건 마치 정치인을 검투사 취급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정치인끼리 서로 검투사가 되어서 난도질을 해대고 있고. 반면에, 관중들은 주변에 둘러서서 환호를 지르는, 마치 로마의 원시 시대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제가 표현했는데요.

이렇게 된 것에 근본적 이유는 바로 '대중들의 심리', 기존의 정치인들에 관한 정치 혐오증에 의해서 '현역 물갈이가 필요하지 않겠냐'가 쌓여 왔고. '관중들이 피를 원하니 원하는 피를 제공해야 하지 않겠느냐'가 공천하는 사람들의 고민이 아니겠는가. 단순하게 볼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계속됐던 정치 혐오증, '대대적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생각들. 저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데. 정치인들 사이에도 팽배해 있습니다. '나는 아니지만, 저 사람들은 잘라 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이 있고. 제가 말씀드린 검투사처럼 서로 난도질을 하는 거죠. 자기가 권력을 잡게 되면 자기하고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잘라 내야겠다는 뿌리 깊은 한국 정치의 후진성이 이번에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관중을 말씀해주셨는데... 관중이 누구냐. 평범한 국민일 수도 있겠지만, 이 핵심 관중이 아니냐는 거죠. 관중이 원하지 않는 경우, 상대를 쳐내야 한다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죠. '관중의 입맛에 더불어민주당이 스텝이 꼬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거든요.
"관중들은 조·중·동에 의해 세뇌를 당한 거죠. 끊임없이 거기서 좋은 정치인들의 모습. 예를 들어 우리 을지로위원회에서 계속 현장을 찾아다니고, 서민들과 부둥켜안고 울고, 그들과 공감하고 해법을 찾는 과정들. 본인의 업무를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 정말 힘든 과정이거든요. 힘든 과정을 거친 정치인에 관해 언론은 거의 보도하지 않았죠. '저 정치인들은 밥만 축내는 사람들', '싸움만 하는 사람들'로 되어 있는 것을 확대 재생산했고. 어느 사이 우리도 모르게. 우리 핵심 지지자조차도 '우리 당에 상당 부분 불필요한 의원들 아니냐', 필리버스터에서 (국민이) 놀랐던 것은 '저 사람들 도대체 4년 동안 어디에 있었던 거지?'. 안 보였다는 것은 조·중·동과 종편의 세뇌가 성공적이었고, 사람들에게 정치 혐오증을 불러일으켰고.

사실은 이게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데 지난번에 김상곤 혁신위원장과 만났을 때도 저는 의견 차이를 보였습니다. 그분들이 시민사회 출신이 자신들 의견에 동조해줄 거로 생각했는데 전 그렇지 않았거든요. 이분들도 '당에 물갈이가 필요한 거 아니겠냐'. 그때 그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불러온다면 한 명도 안 잘라도 당은 혁신되어 보일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됐는데. 표창원이나 양향자, 김병관 같은 좋은 분들을 (당으로) 데리고 왔다면 기존에 있던 사람을 잘라 내지 않고, 경쟁시켜서 자연스럽게 된다고 할지라도 당은 혁신된 것처럼 보일 것이다. 바로, 그런 것들이 어려우니까 쉬운 방법으로 계속 잘라내는 것. 그리고 그걸 수치로 (컷오프) 20%를 하는 것 아니겠냐.

현재 지도부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20%가 아니라 50%든 우리가 정무적 판단으로 (현역 의원을) 잘라 내겠다'. 저는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잘라 내는 정치를 한다고 생각해요.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을 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이, 그런 노력을 안 하는 사람들이 '자꾸 대중들이 피를 원하니 (현역 의원을) 잘라 내서 새롭다는 걸 장식해야 하지 않겠는가?'에 빠져 있다고 보고요. 우리 핵심 지지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들이 지지하는 사람들이 '(현역 의원을) 잘라 내서 고통스럽지만, 실질적으로 상당수가 다른 사람들을 잘라 내야 한다'고 얘기를 하거든요."

-'대중은 더 많은 피를 원한다'가 너무나 끔찍한 표현인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말씀하신 대로 '종편, 조·중·동이 가져 왔던 노선에서 희생당하는 피의 대가인가?'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우리 정치 문화라 생각하고요. 지난 4년간 (정계에) 몸담으면서...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마찬가지거든요. 우리가 정권교체라는 커다란 목표가 있다면, 이 대포들을 저쪽을 향해 쏴줘야 하는데... 지금 대포의 방향을 어디로 할 것인지를 논쟁하다가 서로 간에 대포를 쏘는 형국이 지난 4년간 내부에서 똑같은 논쟁으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우리 지지자들이 '가장 당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을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한순간에 잘라 낼 수가 있느냐'는 배신감이 강하다고 보이고요.

여기에는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겁니다. 무엇이냐 하면, 이번에 우리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사상 최초로 현역 국회의원이 한 명도 안 들어가 있어요. 이게 사실상 문제의 핵심인데요. 그 얘기는 그간 공천관리위원회가 현역 국회의원이 들어가서 이런저런 사정을 얘기하다 보니 인정에 이끌려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현역들이 (공관위에) 못 들어가게 하는 거였는데. 이 상황에서 단점이 뭐가 생겼냐면, 충분한 정보가 공천관리위원회에 제공되지 않는 상황인 거죠. 예를 들면, 이번에 잘려나간 사람 중에 많은 분이 억울해하시는데, 이런 분들이 왜 그런 사정이 있었는가에 관한 감이 공천관리위원회가 전혀 없는 거예요.

언론에 나와 있는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판단하게 되는데. 저희가 항상 얘기하지만, 언론에 나온 지식이 오도되고, 곡해된 것이다. 저희는 항상 그걸 억울하게 생각해왔는데 바로 그렇게 오도되고, 곡해된 정보로 재단하고 있다. 그것이 지금 현역 국회의원들이 가지는 불만이고요. 예를 들면, 윤후덕 의원 경우 저희가 볼 때는 당내에서 인품이 항상 훌륭하셔서 누구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대중적으로도 윤후덕 문제 삼는 분들이 없단 말이죠. 근데, 따님이 로스쿨 나와서 채용 문제 때문에. 사실상 우리가 볼 때는 '억울한 것 아니겠냐'는 생각인데. 공천관리위원 측면에서 보면 언론에 나온 정보를 가지고 판단해볼 때 '이건 대중적 손가락질을 받아도 마땅하다'."

-직접 해명을 듣는 기회나 이런 건 있었겠죠? 윤리심판원에서 했던 자료가 있어서...
"그런데 이번에 총선넷인가 하는 곳에서 윤후덕 의원은 (낙천 명단에) 집어넣었었고. 본인은 '그건 해명이 다 됐고, 밝혀진 거다'라고 얘기하니까 거기서도 이름을 뺐다고 그래요. 공천관리위원회가 253개 지역구 공천을 해야 해서 정신이 없거든요. 그 정보를 도저히 소화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정치 쪽으로 상당히 주목하고 있던 사람들이라면 어느 정도 소화할 수 있는데. 현재 공천관리위원들이 그 정도 소화력이 있느냐. 그런 상황에서 이렇게 피상적인 정보를 주고, 그것에 의해 (의원들을) 재단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는 거죠."

-'한 석을 잃더라도 더 많은 도움이 된다면 이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게 당 지도부의 입장인데. 어떻게 보십니까. '중도층 공략을 위해 이럴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핵심 지지층 없이 중도층만으로 이 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있을까요? 
"문제의 핵심은 이거죠. 현재의 정치 상황으로 봤을 때 '새누리당이 180석이 넘어갈 가능성까지 있다', '3분의 2가 넘어가게 되면 개헌 저지선이 뚫리게 되는 것이고 대한민국이 나락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일본의 장기집권처럼 열악한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죠. 그 가능성이 커서 현 지도부가 들어선 것이고. 지금 누가 (지도부로) 들어서더라도 그야말로 새누리당의 압승을 저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서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이게 지금 거의 압도적으로 불리하다고 표현하면 '우리가 어떤 전술을 취할 수 있겠느냐?', 이런 고민에서 나오는 고육지책이라 평가합니다. '박근혜 정권 저변에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게 있으니 지지자들이 대거 나와서 선거 운동을 해주고, 그렇게 바람을 일으켜 주면 (새누리당의) 180석은 막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바람이 있었다면, 이분들 생각으로는 '그런 방식으로 180석을 막을 수 있겠느냐?'. 수도권 경우 국민의당을 염두에 둔다고 보면 사실상 전멸하다시피 할 것인데, 5% 내외로 (승부가) 갈리게 되는데 국민의당이 몇 퍼센트를 가져가게 되면 그렇게 된다. 그럼, 그 부분을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 '핵심 지지자를 꺼내어 국민의당이나 중도층에 있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서 (새누리당의) 180석을 막아야 한다'고 해서 '막을 수 있겠느냐?'는 불안감이 있는 거죠.

제가 이런 얘기를 하면 안 되는데... 제가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데. (웃음) 플레이어가, 현실 정치 참여자가 이렇게 해서 좀 그런데... 저는 소통의 입장에서 양쪽 입장을 조율해본다면, 지금 서로 간의 시각차, '그거로 (새누리당의) 180석을 막을 수 있겠느냐?'. 이쪽 지도부로서는 '그런 식으로 해서 핵심 지지자가 떠나는데 (새누리당의) 180석을 막을 수 있겠느냐?'. 서로 180석을 막아야겠다는 목표는 같은데 수단이 다르고, 수단이 정반대인 상황이 된 거죠. 그러다 보니 내적 갈등이 극에 달해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포털 사이트 들어가면 제일 눈에 띄는 뉴스는 북한 뉴스고요. 그다음에 있는 뉴스는 공천 갈등, 새누리당은 새누리당대로,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민주당대로 공천 파열음을 계속 보도하고 있습니다. 정책 선거는 이미 이슈조차 안 되는 상황인데요.
"국정원이 성공한 거죠. 총괄이 국정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예전 같으면 국정원이 그 역할을 한 것이죠. '이번 선거 전략을 어떻게 할 것이냐'. 이렇게 정치 혐오증을 지난 4년간 불러일으켰으니 대중을 깨우지 말고 조용히 선거를 치르자. 선거 날짜를 최대한 미룬 거죠. 마지막까지 선거구 획정을 안 해서 선거 운동을 하지 못하게끔 한다는 의혹을 저희가 가졌고..."

-'선거구 획정이 늦어진 것도 사실상 국정원의 음모다', 이 말씀이세요?
"그 핵심 주체가 국정원인지는 모르겠지만, 박근혜 정부의 수뇌부 어딘가에서 '이번 선거 분위기를 띄우지 말자', '이 정치 혐오증을 그대로 가져가서 국회를 심판하자'는 분위기로 몰고 가서 선거를 치르는... 그러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이 문제가 경제로 논쟁 거리가 되면 현 정부가 불리하다. 그것을 드러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것이 고도의 정치 전략이 아닌가'하고 저희는 의심하고 있었고, 그걸 확신하게 된 이유는 '선거구 획정이 거의 마지막 날까지 동의하지 않고 왔다는 거에 관해서 그게 맞는구나'. 최소한 한 달 전쯤에 충분히 (선거구 획정에) 사인할 수 있었는데 새누리당이 막무가내로 막았던 거죠. 난데없이 테러방지법을 가져오고. 그런 것들이 다 경제 실정을 국민이 쳐다보지 못하게 만드는... 북한이나 안보 위협을 계속 반복하는 전략이 성공적으로 수행됐다고 봐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죠."

-이른바 커튼 효과가 있는 거네요. 경제 실정의 문제, 가계부채 문제가 너무나도 크고. 전·월세 대란 문제도 크고. 사실상 민생 현안이 너무 큰데 그걸 다 커튼으로 가리고. 그 앞에 북한 문제, 안보 문제로 위협을 극대화해서 '때에 따라 전쟁 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만들어서 선거보단 북한 문제로 대중의 관심을 돌렸다는 것이죠. 결국, 선거 분위기도 안 뜨고, 정당 내부 정치에 골몰하게 하고. 선거는 뒷전으로 밀렸다는 말씀이신데요.
"현재 우리 당 지도부는 제가 계속 말씀드리지만, 저는 잘라 내는 정치에 동의하지 않고. 정권 교체라 하는 커다란 목적이 있는데 될 수 있는 대로 이 사람에게 팀워크를 맞춰 가면서 해야지. 이런 식으로 잘라 내면... 당내에 이런 문제가 계속될 거거든요. 어떻게 이렇게 잘라 낼 수가 있느냐. 파벌이 있어서 파벌이 되는 게 아니라 바로 이런 거 때문에 (새로운 파벌이) 생기는 거에요. 지도부에 동조하는 사람과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사람 간에 자중지란이 또 일어나게 되는 거거든요.

저는 이런 방식은 장기적으로 보더라도 해법이 아니라는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었고. 따라서, 이것이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 기초 체력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를 계속하는데요. 현재 지도부가 보기에는 바로 그렇게 경제 얘기를 해야 하는데 경제 얘기가 아닌 걸 잘라 들어가야 하지 않겠느냐. 지난번 필리버스터를 할 때도 '그만하자. 경제 얘기하자'로 끝냈고. 지금도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경제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또 친노 얘기가 나올 거니, 그 얘기를 뿌리째 싹부터 잘라 버리자', 이렇게 되면 지금 현재도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 경우 '친노가 하는 건 다 쇼고'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얘기를 하고 계시는데. 이해찬 전 총리를 잘라 내고 있는데도 '친노 핵심은 내버려 두고 있다'고 얘기하는 상황인데 그런 것에 관해 우리는 과감하게 치고 나가야 합니다. 경제 얘기를 몰고 가려는 의도는 (지도부에) 있는 거죠."

-(홍종학 의원님도) '디지털소통본부장직도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히시고, 정청래 의원을 위한 토론 광장을 만드셨는데 어떤 의견이 많이 올라왔습니까? 
"어떤 분들은 그런 얘기를 하세요. '그래도 당직을 맡고 있는데 당 지도부가 판단을 내렸는데 청원 서명을 만들어서 (갈등을) 부추기냐'고 하는 분도 있는데. 소통의 핵심은 얘기를 듣는 거거든요. 당원들이 어느 정도의 열기로 (정청래 의원 컷오프에) 항의하고 있느냐를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 같아서 (더불어민주당의 커뮤니티형 카페 사이트) 정감 카페에 서명 게시판을 열었습니다. 정감 카페가 여태까지 폭주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 설계상 문제도 들어간 것 같기도 한데요. 많은 분이 (정감 카페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못 들어가는 상태가 됐어요. 어떤 분들은 '당에서 일부러 막아 둔 것 아니냐'. 제가 책임자인데 그렇게 막 얘기를 하셔서 너무 갑갑하고... '이런 것들이 당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물어봤더니 '(시스템 문제가) 당장 해결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오인을 더 받을 수 없으니 다음 아고라에 저희가 청원을 냈고요. 오늘 아침에 저희가 확인 못 했는데 어제만 하더라도 짧은 시간 안에 몇 시간 되지 않았는데도 만 명이 넘어가고 있고요. 이미 다음 아고라에는 1만5천 명 정도가 정청래 의원 재심 청구 서명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독립적으로 여는 게 좋겠단 생각에서 (서명을) 열었는데 지금은 2만5천 명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지금 하루에 1만 정도 서명하고 있으니 당 지도부가 이런 것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재심 위원들이 그런 것까지 고려했을 겁니다. 충분히 당원과 지지자의 의견을 전달했고, 당에서도 그걸 알고 있고. 제가 어제 김종인 대표께 직접 보고를 드렸습니다. '대표님께 전달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어서 말했더니 대표님도 '충분히 고려하겠다. 고민 중이다'라고 얘기하셨고요.

제가 어제 (김종인 대표님과) 대화를 하면서 김종인 대표의 고민을 들을 수는 있었어요. '본인이 (대표를) 맡아 보니까 당이 어떻게 이렇게 선거 준비를 안 했느냐?', 저는 그 얘기에 동의한 것 중에 저도 그런 주장을 당 안에서 많이 했거든요. 당이 그런 것에 관해 신경 쓰지 않다가 막상 선거가 다가오니 빈 구멍이 보이는 거죠. 예를 들어, 대구·경북에 후보를 내지 못하고 있어요. 이런 정도로 (선거) 준비를 안 하고 있었다는 게 자기는 놀랍다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겠냐?'는 (김종인 대표) 본인의 고민을 얘기하셨고. 저는 이제 그런 것들이 교훈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사람은 소수였고, 당의 지도부도 이런 고민을 할 수가 없는 거죠. 매일 '물러나라'는 얘기만 나오니까 실질적으로 당을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어떤 작업을 해야 하는지 거의 못 했던 거죠.

4년 전에 총선 지고, 대선 지고 저희가 평가 막 하고 그랬는데. 그때 제가 평가위원 들어갔는데 그런 게 너무 속상했던 거죠. 평가위원장 하신 분이 다른 당에 가 계시는데. (한상진 위원장이) 엉뚱한 얘기를 하는 거죠. 저랑도 갈등을 많이 했어요. 저는 당을 튼튼하게 하려면 대선을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분은 '마녀사냥을 해야 한다'고 얘기를 하셨고. 똑같은 얘기에요. '총선, 대선 패배한 사람은 잘라 내야 한다'는 의식이 팽배한 거고. 지금도 그분은 그 노래를 계속 반복해서 틀고 계시는 거죠."

-2012년 대선 패배 이후에 당시 윤여준 장관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사담으로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놀랐다'는 거에요. '왜 놀라셨냐'고 여쭸는데 '야당이긴 해도 그래도 공당인데 이렇게 선거 준비가 허술할 줄은 몰랐다'고 하시는 거에요. 그로부터 4년이 흐른 거 아닙니까. 그런데도, 전혀 변화가 없었다고 하면 앞서 지적해주신 대로 당 내부 정치를 하느라고. '실제로 해야 할 역할을 정말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신 거잖아요. 
"(더불어민주당은) 조직에 관한 기본 개념이 없어요. 대선에서 졌으면 지금부터 다음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 어떻게 조직을 강화해야 하는지, 그걸 중간하고 그래야 하는데 이런 걸 안 하는 거에요. 지도부가 되면 그분들 얘기가 '내가 해봐서 아는데. 이렇게 하면 되는 거야' 이런 방식. 제가 얘기하는 것은 저처럼 경제학 공부를 한 사람 관점에서 보면 이건 시간이 지나면 명확한 평가가 나오는 거거든요. 저하고 같이 일하는 당직자들이 어려워하는 게 제가 자꾸 쓸데없는 일을 시키거든요. 데이터를 내놓으라는 거에요. 한 달 전보다 우리가 노력해서 무엇이 나아졌냐고 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하고. 기존에 일하던 사람들은 '우리 열심히 하고 있는데. 지표 만들려면 하루, 이틀 시간 다 지나간다. 아까운 시간을 왜 거기에 쏟느냐?'. 제 얘기는 바로 그 데이터를 구축해놔야 다음 사람이 와서 '너희가 이렇게 해왔구나. 그다음에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보이는 건데."

-그렇게 해서 성과가 쌓이는 것 아닙니까. 
"그렇죠. 왜냐하면, 여기는 구조적 문제가 있어요. 지도부가 바뀌면 쌓아둔 것도 다 바뀌거든요. 저도 지금 그만둔다는 얘기가 지도부가 바뀌었을 때 (당직을) 그만뒀어야 하는데. 해놓은 게 너무 아까워서. 선거도 얼마 안 남았으니 지속해야겠다는 생각에 무리하게 남아 있었는데. 그게 여의도 문법과 안 맞는 거죠. '아, 내가 있으면 안 되는 거였는데. 무리수를 뒀구나'를 깨닫고. 이번에 사의를 표명한 겁니다.

우리 지지자들도 마찬가지고요. 바로 그렇게 우리가 정권교체라는 큰 목적을 향해서. 하나씩 어떻게 해 나가야 할 것인가. 지역마다 조직을 만들어 가고, 서로 간에 의견이 있어도 조율하고, 동지애를 북돋워 줘야 하는데. 당내에서 지지자들끼리도 갈등을 빚거든요. 이게 큰 그룹에서는 이렇게 싸우다가, 작은 그룹에 가면 그 안에서도 의견이 또 달라집니다. 생산적인 일을 하기보다는 이런 소모적인 것에 우리 당이 신경 쓰는 것이 아닌가. 당력이 소진되는 거죠."

-(홍종학 의원께서) 디지털소통본부장으로서 쌓아둔 업적이 많으시잖아요. '진짜가 나타났다' 팟캐스트도 만드셨고, 정책 박람회 같은 것도 하셨잖아요. 마켓도 만드셨잖아요. 예산 마켓, 정책 마켓... 성과가 많은데 이런 성과를 무위로 돌리는 건 너무 아까울 것 같아요. 그건 누군가가 받아서 지속해서 가져가야 이 당의 소통, 정책이 성과로 쌓일 텐데... 지금부터 뭘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상황이 어려워서 (당직을) 떠나면 끝은 아니잖아요. 
"제가 다 한 건 아니고요. 당에서 끊임없이 준비해왔고. 그게 우리 당의 장점이죠.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지지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건데.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많이 만들어 둔 거죠. 그렇게 준비해왔는데 이런 문제로 인해서 열정적인 지지자들이 열기를 식히는 한계에 봉착해 있는 거잖아요. 여기서 저 자신에 관한 질문이기도 하고요. 우리 지지자들에 관한 질문이기도 하고요. 그런 고민을 저도 지금 하고 있고,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깨어 있는 시민들이 집단지성을 모아서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하는데. 그런 일들 때문에 탈당하시는 분들이 많단 말이죠. 그거는 아닌 것 같다. 제가 계속 말씀드리는데 우리 당원이 주인인데, 주인이 지금 잠깐 집안이 소란스럽다고 해서 또 나가게 되면 집안이 어떻게 되겠느냐?. 잠시 어렵고 힘든 시절이 있더라도 주인이 자리를 굳건히 지켜 주시고, 중심을 잡아 주셔야지. 집안이 안정되고, 우리가 원하는 바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 일단은 제가 생각할 때 그런 토론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지금 어떻게 할 것인가.

저는 동의하지 않지만, 지도부 나름대로 '어려운 사정 속에 고육지책이다'. 일각에서 얘기하는 대로 '어떤 사욕에 의한 것이다'. 김종인 대표께서 하시는 말씀이 그거거든요. '내가 나이가 얼마인데. 뭘 바라보고 하겠느냐?'."

-방금 속보 하나가 들어 왔습니다. '이해찬 전 총리가 당을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입장이 나왔습니다. 정청래 의원 경우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이라는 얘기가 나온 상황인데요. 당으로서는 전력 손실 아닐까요? 
"이해찬 전 총리님, 제가 항상 존경하고... 일단, 이해찬 전 총리님과 가끔 만나면요. 너무 재밌어요. 예전에 국정 운영 경험을 얘기해주시고, 배울 게 너무 많고. 통찰력이 많으신 분이죠. 그런 분으로서 그런 결정을 내리셨다면 어제 얘기하신 게 '불의한 결정이었다'라고 규정하셔서. 따라서, '의로운 싸움을 해보겠다'는 결정을 내리신 게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김종인 대표님 입장에서는 '그래도 당내 원로라서, 핵심적인 위치에 계신 분이라서 (이해찬 전 총리를) 컷오프를 안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본인의 명예를 지켜 주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을 했다'. 이것도 이제 두 분이 (생각이) 다르신 거죠. 이쪽에서는 '명예를 배려하기 위해서 선택의 기회를 준 것'이고, 이해찬 전 총리로서는 '그 자체가 나에게 명예롭지 못하고, 불의한 일이다. 나의 명예에 관계된 일이 아니라 의로운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라서 나는 이걸 의로운 길을 찾아서 해보겠다'는 판단을 하신 것 같은데요.

이런 것 자체가 어려운 정치적 선택인 거죠. '이길 수 없는 전투에 나가서 그야말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건져 볼까'하는 고육지책이 서로 부딪히고 있다. 암울한 전망 속에 전투하는 게 너무 힘들거든요. 누가 뭐라고 하는데 그렇게 해서 그건 곱게 죽는 거 아니겠냐.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의 차이가 갈등을 불러일으킨다고 봅니다."

-저희가 몇 가지 지적해볼게요. 첫 번째는 정치 혐오 문제입니다. 최근 야당 정치인이 지역구에서 선거 운동하면 제일 많이 듣는 얘기가 '국회 없애면 안 됩니까', '제발 좀 그만 싸우세요', '(국회의원) 100명으로 줄이지'. 정치 혐오를 넘어서서 정치 무용론이... 저잣거리 대화가 아닌 지식층에서도 많이 나온다는 거예요. 위험한 시그널인 거죠. '우리도 일본처럼 우경화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는 건데. 의원님도 의정활동 해보셔서 아시겠지만, 국민 다수의 생활을 결정하는 게 국회거든요. 지식인층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오는 거 보면 심각한데. 언론에서 조장한 거겠죠. 

두 번째는 친노-운동권이 심각한 타겟이 되고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이게 무슨 주홍글씨냐'는 얘기를 합니다. 정청래 의원도 친노가 아니에요. 제가 알기로는 2007년에 정동영 후보 도와서 친노 그룹에서 비판을 많이 들었던 분인데 어느덧 19대 국회에 와서는 친노가 돼 있어요. 어떤 측면에서 보면 조·중·동, 보수 언론이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친노로 넣어서 작은 실수라도 나오면 끊임없이 공격해서 문제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 아니냐. '이미지 정치의 피해자'라는 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운동권 경우에도 독재 정권에 부역한 사람이 잘한 거냐. 당시에 노동 운동, 인권 운동, 시민 운동한 사람이 잘 한 거 아니냐. '나는 과거에 학생운동 경력을 지우고 싶어. 그게 선거에 도움이 안 돼'라는 분도 계시거든요. (웃음) 자신의 과거 부정, 역사 부정, 큰 틀에서는 자기 부정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진단도 있어요. 이런 전반의 흐름을 볼 때 이번 선거에서 전략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이길 거냐. 무엇을 심판하는 선거냐는 이야기도 나오는 데요. 의원님은 어떤 생각을 하십니까.
"지식인층이나 화이트칼라에서 정치 혐오를 한다는 것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고, 교육의 문제죠. 지금도 기억하는 게 저는 초등학교 때 영국의 데일리메일이란 신문이 교과서에 실렸어요. 1차 세계대전에 영국이 전쟁에서 지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지고 있다'고 하면 도망갈 생각만 하니까 '이기고 있다'는 얘기를 해서 편안하게 일상생활을 하게 만드는 거죠. 데일리메일 기자가 전방에서 보니 상황이 녹록지 않아서 폭로한 거죠. 사실 그대로 전했더니 영국 국민이 놀라서 분연히 일어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단 얘기거든요. 이같이 우리가 그런 상황에 관해 정확히 인식하고, 사람들이 깨닫는 거에 관해 저는 교육받았는데. 이렇게 많은 지식인, 정치평론가까지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역사의식이 부족하단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4·19 혁명을 하고 나서 잠깐 내각 책임제가 있었는데, 그때도 역시 정치 혐오증을 불러일으킨 거죠. 정상적인 민주주의 과정, 논쟁과 토론의 과정이었는데 정치 혼란으로 덧씌우고, 독재로 갔던 것이죠. 마찬가지로 87년도에 6·10 항쟁이 있었고, 시민혁명이 독재 정권을 무너뜨렸는데 그다음에도 그런 상황. 정상적으로 노동조합과 정부와 재계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사회적 대타협을 해야 할 시기에 그걸 혼란으로 규정했고. 낮은 단계의 독재 정부에서 강력한 통치력을 요구하는 흐름이 생겨난 거고요. 지금도 마찬가지로 정상적으로 민주화되는 과정인데 혼란으로 규정하고 가는 거죠.

국회라는 게 호민관에서 시작된 거 아니에요? 서민을 지키는 호민관에서 시작돼서 본격적으로 제도화된 것이 의회고요. 서민을 대변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 국회거든요. 만약 국회가 무력화되게 되면 한국은 재벌과 언론과 정치권력이 결합한, 이 사람들이 통치하는 곳이 되는 거죠. 지금 우려되는 게 96년 이전으로 돌아갔다고 하는데. 지금 기재부 관료들이, 경제 관료들이 재벌과 완전히 결탁해 있습니다. 며칠 전에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이 삼성 사외이사로 들어갔거든요. 이명박 정부 때 그렇게 오랫동안 기재부 장관 했던 사람이 지금 삼성전자의 사외이사로 들어간 거에요. 다 뒤져 봤어요. 거의 3분의 2 정도 경제 관료들이 재벌들의 사외이사로 간다는 거죠."

-재벌들의 사외이사로 간다는 건 정부 관료를 대상으로 로비스트가 된다는 거 아닙니까.
"그거 아니면 그 많은 돈을 주고 쓸 필요가 없는 거죠. 제가 기재부에 있으면서 4년 동안 얘기한 게 무엇이냐 하면, 기재부 관료를 질타한 게 그거에요. '너희는 예전 같은 자부심도 없다. 재벌한테 가서 벌벌 기는 것 아니냐'. 이 사람들이 재벌한테 항거하면 승진이 안 돼요. 그런 상황이 된 거에요. 이걸 유일하게 막는, 그걸 시민에게 알리고, 그 상황을 타개하려고 유일하게 알리는 게 국회인데 마비가 되면. 정부는 그야말로 재벌 친화적 정부, (새누리당이) 18석 이상의 개헌 저지선을 갖는 거죠. 그렇게 되면 국민은 옛날과 같은 왕정 시대로 돌아가는 거죠. 대신 왕이 아니라 재벌이 통치하는, 재벌과 재벌에 기생하는 정치와 언론 세력이 통치하는 아주 전근대적인 세상으로 가게 되죠. 지식인에게 (정치 혐오가) 있다는 게 비극이죠.

지금 친노 얘기를 하셨는데, 그걸 명확히 하고 싶어요. 지금 박영선 의원과 정청래 의원이 친해요. 2007년 당시 DY(정동영)를 대선 캠프에서 열심히 도운 사람들이란 말이에요. 이분들이 당내에서 어떤 스타일이냐면 정청래 의원도 친노가 아니에요. 친노라 통상적으로 얘기하는 그룹보다 나 홀로 스타일. 박영선 의원도 나 홀로 스타일. 이런 나 홀로 스타일인데 대중 정치인들이죠. 박영선 의원은 여성 정치인으로서 그야말로 혼자 외롭게... 남자들은 나름 동창으로 얽혀 있고, 선후배로 얽혀 있는데. 여자들이 그런 게 별로 없고. 그런 면에서 본인이 얼마나 노력하고, 고생 많이 했겠어요.

요즘도 보면 그걸 제가 '3선의 비애'라 얘기하는데... (웃음) 3선 의원이 되면 말을 잘 못 해요. '저 사람은 3선이 됐는데도 아직도 말을 저렇게 많이 해?'. 저 같은 초선은 기재부 장관한테 막 그런단 말이에요. '장관, 그렇게밖에 못 하느냐. 나라가 이런데'. 3선 의원, 상임위원장까지 한 사람이 딱딱거리게 되면 '저 사람은 3선인데도 점잖지 못하고...' 이런 시각이 있는 거예요. 초선은 또 초선의 역할이 있어서 떠들게 되는 거고. 유일하게 박영선 의원 경우 저와 기재위 생활을 같이했는데. 3선 의원답지 않게 할 얘기 다 하고, 목소리 높이고. '재벌을 위한 정책 아니냐' 질타하고, 이렇게 열심히 (의정 활동을) 하신 정치인이죠. 그러다 보니 대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나타나고, 스타 정치인이 되는 거고. 정청래 의원도 마찬가지고.

그보다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문제의 핵심은 기존 정치인과 거의 연락도 안 되는 분들이 공관 위원을 하고, 실제로 대중들과 접한 적이 없는 분들이 공관 위원을 하는 거죠.

-공관 위원을 임명한 분은 역시 김종인 대표...
"(김종인 대표께서) 임명하셨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현역 국회의원을 단 한 명도 집어넣지 않은 초유의 실험을 하게 된 것이고. 그 초유의 실험 결과,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죠. 홍창선 위원장이나 정장선 총무본부장이 거기 들어가 있는데. 이분들이 예전에 국회의원을 하셨는데 전직 국회의원들이 현직 국회의원들의 사정을 대변해줘야 하는데... 그보다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현직에 관해서 언론을 통해 정보를 받아서 대중과 크게 차이가 없는 인식을 갖고 (국회의원들을) 재단하고 있다.

강기정 의원 경우가 그런데 '(국회선진화법 통과되기 전에) 나라고 연단에 올라가고 싶었겠냐. 당을 위해서 (연단에) 올라갔던 것이지. 올라가면 처벌받는 걸 누가 모르느냐? 그때 앞장서서 싸웠던 모습 때문에 그걸 가지고 컷오프를 시킨다거나, 당에 도움이 안 된다고 하게 되면 누가 앞장서서 당을 위해서 얘기하겠느냐.

국회의원들이 그렇게 목소리 높이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죠. 절제 하에서 목소리를 높여 줘야 하는데, 목소리 높이는 자체를 막말 취급하게 되면 서민들을 대변하는 목소리는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저도 그렇게 대놓고 얘기했어요. '나라도 대학 교수 출신인데 목소리 높이고 싶겠냐. 그런데, 저 밖에 경제가 너무 어려워서... 울부짖고 싶은 사람도 있다. 나는 국회의원이기에 그 목소리를 당신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대놓고 얘기하거든요. 그런 것들을 국회의원이 해서는 안 될 거라고 얘기한다면, 울부짖는 대중을 누가 대변할 거냐는 거죠.

우리 당원과 지지자들이 팬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어떤 정치인의 팬이다'. 저한테도 어제 세바시 형태로 '더불어 10분'을 녹화했는데 어떤 분이 인사하시더라고요. 그분이 그걸 의도하진 않으셨겠지만, 저는 당원과 지지자들이 팬이 아니라 주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주인이라 생각하셨으면 좋겠고, 내가 이 나라의 각종 문제. '우리 아이가 세월호에 타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렇다면 그 문제를 지금 어떻게 해야 하나?', '위안부 문제나 안타까운 문제를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나? 그거를 위해서 우리는 뭘 해야 하나?' 그런 걸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팬이었는데 저 사람을 내치네. 나도 이 당에 정떨어지네' 하고 (탈당) 하는 게 아니라. 주인의 뜻과 반해서 엉뚱한 얘기를 (국회의원들이) 한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굳건히 (당을) 지켜야 한다. 당에서 의견이 다 다른 거거든요. 그 의견을 모으는 게 민주주의의 과정이고. 상대가 원하는 게 바로 그겁니다. 왕정에서 원하는 것도 끊임없이 대중을 분열시키는 거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경제 권력이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에서. 재벌과 언론과 정치권력이 하는 게 대중들이 합치지 못하게끔. 합치면 자기들을 능가하는 힘을 가지게 되는데, 이걸 산산조각내면 자기들이 안정적으로 통치할 수 있게 되는 거거든요. 우리 지지자들이 어떻게 힘을 합칠 거냐. 힘을 합칠 때, 완전체가 될 때 진정한 주인이 되는 거죠. 그게 아니고 서로 간 조그마한 차이가 있을 때 그게 마음에 안 든다고 틱틱대다 보면 저쪽의 누군가는 웃으면서, 즐기면서 '역시 너희는 노예처럼 지내는 게 당연해' 이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이게 역사적 과정이거든요. 박정희 시대도, 전두환 시대도 그랬고. 얼마나 (국민을) 탄압했습니까. 탄압하면서도 한쪽으로는 회유 정책. 저는 지금도 못 잊는데 제가 대학원 다닐 때 교정에서 다 도망가고 여학생 하나가 잡혔는데, 그 여학생 하나를 무엇이라 하나요? 백골단들이 짓밟는 걸 보여주는 거죠. '봐, 너희도 우리한테 항거하면 이렇게 돼'. 또 한쪽에서는 '너희는 스포츠나 봐' 이러면서 컬러TV를 보여 주고 이러는 거죠. 끊임없이 이렇게 공포와 회유를 통해서, 이간질을 통해 분열시키려 하는 통치술. 이것을 우리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하다. 이렇게 얘기하면 죄송한데, 우리 정치 평론가들이 다 당 대표가 되어서 당 대표가 이래야 하고, 저래야 하는데. 자기 의견과 다르게 한다는 건 후진적 모습 같습니다.

-모든 사람이 주인일 때 참여 민주주의가 완성되는 것이고. 우리가 원하는 대로,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바뀔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참여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죠. 움직이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네요. 

<끝>
#팟짱 #홍종학 #장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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