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아르바이트 작성파일 3
이진희
프리뷰 아르바이트는 주간 방송, 일간 방송의 특성 상 마감 시각이 빠른 편이다. 페이는 장당과 테이프 당으로 나뉜다. 경험상 A4 용지당으로 하는 게 임금이 높은 편이다.
프리뷰이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을 것 같아, 일부 구성만 촬영해봤다. 이런 식으로 타임이 중요하고, 그 타임에 맞게 내용을 정확히 타이핑하는 게 중요하다.
테이프 하나 당 걸리는 소요시간은 3시간 남짓(내 경우에 한한다). 인터뷰만 따는 경우엔 2시간 남짓 걸린다. 분당 1000타의 타이핑 속도를 가졌음에도 꼼꼼한 성격이라면 일처리가 늦을 수 있다. 이건 순전히 사람의 성향이나 취향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다.
임금은, 정산이 느린 편이다. 제작사-외주사의 관계와 방송 상영 뒤 정산이 되는 점 등의 이유 때문이다. 반드시 본인이 나서서 챙겨야 한다. 그래서 프리뷰 수첩을 따로 만들어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 보통은 통장 사본과 주소, 주민등록증 사본이 필요할 수 있으며 입금까지는 한 달 남짓 소요될 수 있다.
프리뷰 아르바이트는 고단하다면 고단한 아르바이트다. 테이프를 넘겨받고 빠른 시간 안에 파일을 넘겨줘야 하기 때문에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 좋다. 재택근무를 하다보면 잠수를 타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럴 경우 작가들은 비상이 걸린다.
항상 해놓고 나면 '왜 내가 이 아르바이트를 다시 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방송을 되감고 되감으며 다시 보면서 느끼는 게 있다. 누군가 아직 보지 못한 방송을 미리 보는 짜릿함과 놓치기 어려운 방송을 여러 번 보는 재미 그리고 나도 아직 '쓸모가 있다'는 취업준비생의 보람이 더해진다. 물론, 그것을 의뢰한 작가와 PD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의미가 있을 게다.
예전 인턴 시절 속기록을 쓰면서 '이것을 대체할 프로그램은 언제 개발되나'를 바랐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그 마음이 반반이다. 그런 프로그램이 개발되면 '프리뷰 아르바이트생', 일명 '프리뷰어'는 역사 속 사라진 직업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인간을 대체할 뭔가가 계속 개발되는 요즘, 누군가 프리뷰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들이 손목 아프게 올리는 글이 무의미해질까봐 두려워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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