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판을 정화하고 부정을 예방한다는 부정풀이 재현 모습
조종안
서해는 어족자원의 보고이다. 그 서해로 흘러드는 금강, 만경강 하구에 자리한 항구도시 군산은 예로부터 수산물이 풍부했다. 따라서 해안가 주민들은 무사고와 풍어를 기원하는 풍어제를 지냈다. 풍어제는 마을의 잔치로 어민과 수산업 종사자, 주민이 함께 참석해 진행하였다.
군산은 선유도를 비롯해 무녀도, 관리도, 장자도, 방축도 등 63세 개 유·무인도로 구성된 고군산군도 주민들의 생활권이었다. 따라서 풍어제는 물론 무가(巫歌)도 내륙과 섬지방의 특징이 혼합되어 행해져온 것으로 전해진다. 어민들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풍어제도 각 섬지역과 째보선창, 중동, 해망동, 하제 등 주로 해안을 끼고 있는 마을에서 열렸다.
군산의 풍어제는 지리적 조건과도 상관이 있다고 한다. 군산은 무당들 구역이 둘러 나뉘어 동부 당골과 서부 당골로 지역을 지켰는데, 풍어제는 지역 전체를 위한 큰 행사이기 때문에 두 당골이 합동으로 거행하였다고 한다.
군산 지역에 전해져온 무가는 풍어와 조난사고 예방을 위한 용왕풀이를 비롯해 정월에 하는 장자풀이, 아들을 점지해달라고 비는 칠성풀이(삼신제왕 풀이), 가족의 건강과 부귀를 비는 성주풀이, 뱃고사 지낼 때 하는 선황풀이, 액막이할 때의 액풀이, 죽은 사람 넋을 달래는 사자풀이, 마마(천연두)를 예방하거나 물리치기 위한 손님풀이, 독경할 때 하는 지신풀이, 부엌에서 독송하는 조왕풀이 등 10개가 넘는다.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생존에 필수적인 건강, 질병의 예방과 퇴치, 사업 번창, 무병장수 등을 신(神)에게 비는 '무가' 연출방법에는 장구 반주자나 조무(助巫)가 무당의 가락에 만수받이 식으로 응답창(應答唱)을 하거나, 무가 가락에 구음으로 부르는 구음살풀이 두 가지 방법이 있었다. 군산 지역은 구음살풀이식이 많은 게 특징이다.
일제의 조선 전통문화 말살정책으로 군산은 민족 고유의 토속신앙은 물론 세시풍속이 사라진 도시가 돼버렸으나 광복 후 뜻있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서래산(돌산) 동쪽 중턱에 당집을 지어놓고 200년 넘게 지내온 '중동 당제'는 정월대보름 마다 열리고 있으며, 풍어제 역시 해망동과 비응항에서 재현되고 있다.
참고문헌: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군산의 민간신앙: 작성자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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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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