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아성' 되돌아가는 부산, BIFF가 걸림돌

해수담수화 등 야권 공세 예상... 부산 총선 잠재적 뇌관

등록 2016.03.23 09:32수정 2016.03.2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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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부산 기장군 주민들이 지난해 12월 부산시청 앞을 찾아 해수담수화 공급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부산 기장군 주민들이 지난해 12월 부산시청 앞을 찾아 해수담수화 공급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정민규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불출마하고, 조경태 의원마저 더민주에서 새누리당으로 옮겨간 부산은 다시 여당의 아성이자 야권의 불모지로 돌아갈 것인가.

총선에선 인물도 중요하지만 지역 현안에 대한 민심도 표의 향방을 좌우한다. 부산의 경우 해수 담수화, 부산국제영화제 (BIFF), 신공항 유치 문제가 그런 영향을 미칠 이슈로 꼽힌다. 야권은 여당의 허점을 파고드는 선거 공약으로 전방위 공세를 예고한 상태이다.

이 중 해수 담수화는 부산 기장군 표심에 영향을 끼칠 화두로 급부상했다. 고리원전 주변의 바닷물을 수돗물로 바꿔 공급하겠다는 부산시의 계획에 다수 주민은 안정성 등을 문제 삼으며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최근 실시한 찬반주민 투표에서는 참여자 중 89.3% (1만4308명)가 공급 반대에 표를 던졌다. 부산시는 이번 주민투표가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결과를 인정하려 들지 않지만 지역 민심을 확인한 총선 후보자들의 마음은 다르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이 지역에서 당선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받은 표가 1만9400표였다는 점에서 본다면 결코 작다고 보기 힘든 결과이기 때문이다. 젊은 유권자가 많아 야권 강세 지역으로 꼽히는 정관 신도시를 제외하고 시행한 주민투표라는 점도 주목해야 있다. 

줄곧 해수 담수 공급 반대를 외쳐온 기장해수 담수반대대책협의회 주민들은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총선 후보들을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조용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일찌감치 해수 담수화 수돗물 공급 반대에 나섰고, 이창우 정의당 예비후보도 해수 담수화에 뚜렷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병수 시장과 같은 당 후보는 이 문제와 관련해선 불리한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윤상직 새누리당 후보는 "주민들의 동의 뒤에 통수가 이뤄져야 한다"는 애매한 입장을 내세웠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장관 재임 시절 영덕 지역 주민들의 원전 반대 주민 투표를 "법적 근거와 효력이 없으므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해 공분을 샀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앞서 지난 14일 지역 시민단체들이 구성한 2016부산총선시민네트워크는 윤 전 장관의 지난 발언들을 문제 삼아 그를 낙선 대상자로 지목하기도 했다.  

파행 위기까지 내몰린 BIFF에 대한 책임 공방


a  지난 2월 25일 열린 2016 부산국제영화제(BIFF) 정기총회 사진. 서병수 부산시장과 이용관 BIFF 집행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월 25일 열린 2016 부산국제영화제(BIFF) 정기총회 사진. 서병수 부산시장과 이용관 BIFF 집행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 정민규


서병수 부산시장이 촉발한 부산국제영화제(BIFF) 파행 사태는 특정 지역구뿐 아니라 부산 전역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된 뇌관이다.

올해 21회를 맞는 지역의 대표적 축제인 BIFF는 서 시장과 계속된 파열음을 내왔다. 세월호 참사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 외압을 시작으로 서 시장은 전임 시장들과 달리 BIFF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고, 이는 거센 반발로 이어졌다.

거듭된 갈등 속에 지금 BIFF는 올해 행사를 치르냐 못 치르느냐는 고비에까지 몰렸다. 지난 21일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는 BIFF 보이콧을 공식 천명했다. 부산시가 BIFF 외압을 중단하지 않으면 영화제 참가를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부산시는 대립각에 선 BIFF 집행위원회의 신규 자문위원 위촉을 막아달라는 임시처분 신청으로 맞불을 놓았다.

이에 야당은 BIFF 파행의 근본적 책임이 서 시장에게 있다며 여권을 공략하고 있다. BIFF독립성수호특별위원회까지 구성한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서 시장 책임론을 부각하고 있고, 정의당은 BIFF 조직위 독립과 자율성 확보를 주요 공약으로 채택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BIFF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논란을 피해가려는 모양새다.

선거 때만 되면 오는 '신공항', 이번에도 또?

a  가덕신공항 조감도.

가덕신공항 조감도. ⓒ 부산광역시


영남권 지자체 사이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신공항은 수면 아래 있다가도 선거 때만 되면 튀어 올라왔다. 새누리당 부산시당은 비교적 이러한 신공항 이슈에 잘 대처해왔다.

2012년 실시한 19대 총선에서는 지역 공약 중 가덕신공항 건설을 첫머리에 올렸다. 같은 해 실시한 대선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유세에서 '신공항 부산 유치 약속'으로 해석될 만한 발언을 했다.  

하지만 말의 잔치는 여기까지였다. 선거가 끝난 뒤 새누리당에서 신공항 논의는 점차 사라져 갔다. 국정에 부담되고, 지역 갈등을 부추긴다는 이유에서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까지 나서 의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리는 통에 신공항은 금기어처럼 취급받았다.

외국계 용역사가 진행중인 신공항 입지 타당성 조사결과는 총선 뒤인 오는 6월 말로 예정돼 있다. 이를 두고 '공약 파기의 역풍이 두려워 신공항 문제를 총선 뒤로 미룬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이번 총선에서 다시 한 번 신공항 불씨를 되살려 본다는 목표로 정치권을 압박하고 있다. 김해공항가덕이전 범시민운동본부는 신공항 유치에 무관심한 후보에 대한 낙선운동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고, 지역 경제인들도 부산상공회의소가 펴낸 정책과제집에서 신공항 건설을 최우선 현안 과제로 제시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큰 정책적 이슈나 인물이 없다는 평가를 듣는 이번 부산 총선에서는 지역별 현안이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면서 "향후 선거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여야의 기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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