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말하는 테러방지법

[팟캐스트 청춘라떼] 청년의 눈으로 바라본 테러방지법

등록 2016.03.23 15:44수정 2016.03.23 15:44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팟캐스트 청춘라떼를 진행하는 '이점장'입니다. 청춘라떼는 기존의 지식전달의 팟캐스트가 아닌 평범한 청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진행됩니다. 헬조선에 살지만 Hell(독어;밝은)한국을 꿈꾸는 청년들의 이야기로 청년들이 겪는 고민들과 어려움을 바탕으로 밝은 한국을 그려보고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화는 번외편으로 기존의 청춘라떼에서 다뤘던 '공감' 콘셉트에 '사회성'을 덧붙여 청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테러방지법을 재정리해봤습니다.

지난 2월 23일. 무능한 야권, 정체성 없는 야권의 행보가 180도 바뀌면서 정치를 싫어하고 멀리하던 시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김광진 의원을 시작으로 야권의 필리버스터가 진행됐고, 각종 포털 사이트에는 '필리버스터' '테러방지법'이 실시간 검색 순위에 올랐고 주말을 이용해 많은 시민들이 국회로 몰렸다.

테러방지법이 무엇이고, 왜 이토록 야당의원들이 반대하는지, 이번 청춘라떼에서는 테러방지법의 전문을 가지고 이점장(별칭), 누키(별칭) 두 청년이 각자의 생각과 경험을 나눴다.

 테러방지법_청춘라떼
테러방지법_청춘라떼이성윤

[테러방지법 목적?]
1조 (목적): 이 법은 테러의 예방 및 대응 활동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과 테러로 인한 피해보전 등을 규정함으로써 테러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가 및 공공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누키 : "목적만 보면 굉장히 좋아보인다. 우리나라가 안전해질 것 같고, 테러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것 처럼 들린다."


이점장 : "목적만 보면 매우 훌륭해 보인다. 테러란 사후처리보다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게는 통일콘서트에 사제폭탄을 설치한 고등학생의 사건부터, 북한의 테러까지 우리나라는 더이상 테러에 안전하지 못한 나라다. 목적만 보면 필요한 법안인 것처럼 보인다. 문제를 짚어보자. (웃음)"

[테러방지법에서 정의하는 테러란?]
2조 (정의): "테러"란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외국 정부(외국 지방자치단체와 조약 또는 그 밖의 국제적인 협약에 따라 설립된 국제기구를 포함한다)의 권한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할 목적 또는 공중을 협박할 목적으로 하는 다음 각 목의 행위를 말한다.


이점장 : "여기서부터 문제가 있다. '테러란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외국 정부의 권한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할 목적….' 누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나가는 시위나 집회가 테러로 간주 될 수 있다.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시위를 나갔는데 그 때가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시위였다. 그 당시에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하는 것이 정부의 권한행사였다. 그걸 반대하러 나갔으니 이 법안대로 해석하자면 내가 참여한 시위는 '테러'였을 수도 있다."

누키 : "그럼 이 법안이 통과됐으니 이후에 내가 집회에 나가면 어떻게 되는거냐? 테러리스트가 되는건가? 무섭다. (웃음)"

이점장 : "2조에 이런 내용도 있다. '대테러활동'이란 제1호의 테러 관련 정보의 수집, 테러위험인물의 관리, 테러에 이용될 수 있는 위험물질 등 테러수단의 안전관리, 인원·시설·장비의 보호, 국제행사의 안전확보, 테러위협에의 대응 및 무력진압 등 테러 예방과 대응에 관한 제반 활동을 말한다.

쉽게 얘기하면 작년에 시위에서 물대포를 맞아 의식불명에 빠진 백남기씨에 대한 대응이 정당 하다는 얘기다. 이젠 집회 못나가겠다."

제4조(다른 법률과의 관계) 이 법은 대테러활동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적용한다.

누키 : "상당히 위험한 조항이다. 집시법이나 기타 기본권 보호 관련법보다 테러방지법을 우선해서 적용한다는 얘기다. 우리 헌법은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한다. 그 덕분에 그동안 내가 안심하고 집회와 시위에 나갈 수 있었는데... 이제는 무서워서 못 나갈 것 같다.
저랑 이점장님이랑 시위에 자주 나가는데 이제는 가면 안되겠다. (웃음)"

 테러방지법_청춘라떼
테러방지법_청춘라떼이성윤

제5조(국가테러대책위원회)  대테러활동에 관한 정책의 중요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하여 국가테러대책위원회를 둔다.

이점장 : "이 조항을 읽고 이 법안이 통과되도 테러를 막지 못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는 1982년부터 국가테러대책회의라는 기구가 있었다. 그 의장은 국무총리이고 그런데 황교안 국무총리는 자신이 의장인지도 몰랐다. 그런데 또 다른 위원회를 두겠다고 나와있다. 기존에 설치된 것 부터 운영을 하셨으면 좋겠다.

본인이 총리인 줄도 모르는데 자꾸 기관만 설치하고 법안만 제출하면 뭐하나, 제대로 작동했을 때 비로소 테러를 방지할 수 있지 법안만 있으면 소용이 없다."

제12조(테러선동·선전물 긴급 삭제 등 요청) 관계기관의 장은 테러를 선동·선전하는 글 또는 그림, 상징적 표현물, 테러에 이용될 수 있는 폭발물 등 위험물 제조법 등이 인터넷이나 방송·신문, 게시판 등을 통해 유포될 경우 해당 기관의 장에게 긴급 삭제 또는 중단, 감독 등의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

누키 : "이 조항만 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 조항에서 얘기하는 테러의 정의가 무엇이냐에 따라 여러 해석이 나올 것 같다. 2조에서 정의한 '테러'에 따르면 국가 권한 행사의 반하는 행동은 테러가 된다. 국가에서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려는 국가 권한 행사를 하고 있고 만약에 내가 반대하는 글을 내 SNS에 썼다면 이것 또한 삭제가 될 수 있다. 국가 권한 행사에 반하는 글이니까. 우리 방송도 없어지겠다. 오늘이 마지막 녹음이 될 것 같다. (웃음)"

제14조(신고자 보호 및 포상금) 테러에 가담 또는 지원한 사람을 신고하거나 체포한 사람에 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다.
제17조(테러단체 구성죄 등) ① 테러단체를 구성하거나 구성원으로 가입한 사람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수괴(首魁)는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2. 테러를 기획 또는 지휘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맡은 사람은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
3. 타국의 외국인테러전투원으로 가입한 사람은 5년 이상의 징역
4. 그 밖의 사람은 3년 이상의 징역

이점장 : "17조는 괜찮아 보인다. 테러에 가담한 자, 수괴는 당연히 법정 앞에 세워야 한다. 하지만 다시 무엇을 '테러'로 정의하느냐이다. 미국산 소고기 반대 시위도 테러로 간주하면 그 시위를 기획한 사람에게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을 처하겠다는 얘기다. 테러방지법의 제일 문제는 2조인 것 같다. 누키님 나중에 시위 나가시거든 꼭 알려달라 신고해서 포상금 받게. (웃음)

테러방지법은 19개 조항으로 이루어져있는데 그 중 10개의 조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나와있다. 이쯤되면 테러방지법을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대통령령으로 봐야 할 것 같다."

누키 : "아니다. 이쯤되면 국민감시와 청와대안전을 위한 대통령령이다. (웃음)"

 테러방지법_청춘라떼
테러방지법_청춘라떼이성윤

[녹음을 마치며]

테러방지법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위에서 말한 것 처럼 테러는 사후보다 사전예방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 법안이 정말 국민을 테러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인지, 혹은 국민의 위협으로부터 정부를 보호하려는 법안인지 법안을 읽으면서 잘 구분이 안됐다.

씁쓸한 법안이 또 이렇게 통과됐다. Hell(독어;밝은)한국은 언제쯤 올까?

☞ 청춘라떼 페이스북
☞ 청춘라떼 팟캐스트

청춘라떼 청춘라떼
청춘라떼청춘라떼이성윤

#청춘라떼 #테러방지법 #팟캐스트 #청춘팟캐스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2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3. 3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4. 4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5. 5 "10만4천원 결제 충분히 인식"... 김혜경 1심 '유죄' 벌금 150만원 "10만4천원 결제 충분히 인식"... 김혜경 1심 '유죄' 벌금 150만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