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해보면 기회는 저절로 생긴다

[서평]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

등록 2016.03.25 18:55수정 2016.03.2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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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과정 거치면서 소위 많이 배운 사람일수록 도전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엘리트 과정을 밟으면서 습득한 지식을 통해서 합리적인 선택이 무엇인지 알고, 실패할 수 있는 확률이 최대한 낮은 분야에 지원하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라는 사실을 머리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도전은 언제나 커다란 실패라는 위험요소를 동반한다. 한 번의 실패로 그동안 투자한 시간과 돈을 날릴 수도 있고,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일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더라도 인정받지 못할 수가 있다. 바보 같은 사람은 과정이 즐겁다고 말하지만, 합리적인 사람은 즐겁지 않다고 말한다.


어디까지 이것은 일반적인 사례 중 하나일 뿐이다. 엘리트 과정을 거친 사람이 위험요소가 있는 분야에 도전할 수도 있고, 평범한 사람이 더 실패를 두려워해서 도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여기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사람은 한번 해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누어진다는 것이다.

한 번 해보는 일은 굉장히 쉬워 보이면서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누가 쉽게 해볼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다. 이 세상에 실패 확률이 0%인 완벽한 상황은 없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경영전문대학원, 즉 MBA로 유명한 미국 밥슨 대학의 로버트 론스타트 박사는 졸업생들의 사업 성공 여부를 조사했다.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사업에 성공한 사람이 10퍼센트도 되지 않았던 것이다. 열정을 바쳐 가르쳐온 선생으로서 좀처럼 납득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성공 그룹과 실패 그룹 간의 차이를 발견하게 됐다. 성공 그룹의 핵심 요인은 '행동'이었다. 그들은 '실제' 사업을 벌였다. 그러면 나머지 90%의 살마들은 어떻게 대답했을까. 설문 기록의 의하면 그들 다수는 '기다리는 중'이라는 표현을 썼다. 우수한 대학원에 입학해 함께 교육을 받았지만 성공하지 못한 그룹은 모든 것이 완벽해질 상황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본분 94)

이번에 나는 제목부터 상당히 끌리는 매력적인 책을 만났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 책은 제목 자체가 우리 독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 같다. 고작 한번 해본 일로 잘난 체 한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고작 한번 해본 일로 저자는 책까지 썼다. 놀랍지 않은가!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위즈덤 하우스

글을 쓴다고 해서 그 원고가 책으로 만들어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렇지 않아도 책을 읽지 않는 사회가 되어가는 요즘에는 웬만한 콘텐츠로 책을 출판하는 일은 어렵다. 하지만 작가는 그냥 한번 해본 일을 글로 꾸준히 남겼고, 우연히 만난 사람을 통해 한번 글을 올렸다가 책까지 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천운을 타고났다'는 말이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 책을 통해서 저자의 경험을 쓴 글을 읽어보면 그런 운 또한 저자의 작은 실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알 수도 있는 사람에게 말을 한번 걸어보고, 그러다 나온 이야기를 한번 실천해본 게 나비 효과처럼 번진 것이다.

저자는 그런 작은 과정을 '점'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거쳐온 모든 과정이 점으로 남아 있고, 그 점이 연결되어 길이 된다고 말한다. 어떤 일이라도 실패할 가능성은 열려 있고, 실패하면 조롱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번 해보면 경험이 사람을 만날 수 있게 하고, 기회라는 운을 만날 수 있게 해준다.


'미국의 대표적 영화 제작사인 골드윈 픽쳐스의 창업자인 새뮤얼 골드윈은 "행운이란 기회를 알아보는 감각이며 그것을 이용하는 능력이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끌어내는 유추 능력에서 비롯된다. 이를 통해 '전에도 그랬으니까 이번에도 그럴 수 있다'라고 상상할 수 있게 된다.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과거의 성공 경험이 심리적 후원자 역할을 한다. 행동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잘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게다가 우연까지 더한 이야기를 들으면 질투가 생길 법하다. '왜 나에게는 우연한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며 말이다. 그러나 많은 성공 사례가 증명하고 있다. 기회라는 문은 무수히 작은 실천을 통해 마치 우연인 듯 열린다. 그래서 작은 실천의 시작, 무엇이든 '한번' 하겠다는 태도가 중요하다. 엄밀히 말해 기회는 오는 게 아니라 찾아가는 것이다.'(본문 70)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의 전반부는 이렇게 한번 해보는 일의 힘을 말하고, 중·후반부는 저자 개인이 겪은 경험과 다른 사람들의 '한번 하기'로 성공한 사례를 말한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역시 뭐든지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뒤에서는 하더라도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었다.

때때로 우리가 한번 해보는 일은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조언을 구해야 하는 일이 있다. 특히 자기 일을 꾸준히 유지해 나가는 데에 전문가의 의견이 대단히 참고될 수 있다면, 우리는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메일을 보내서 한번 도움을 요청하는 과감한 행동이 필요하다.

물론, 그 과정에서는 분명히 거절을 당할 수도 있다. 저자는 '거절당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그 과정에는 진정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단지 '당신은 이 분야에 성공했으니, 작은 도움을 달라'가 아니라 자신이 왜 정말 조언이 필요하고, 도움이 필요한지 말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를 읽으면서 '나는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내가 한 작은 시도에서 실패한 원인은 뭐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은 무엇이 있을까?'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지금 블로그를 통해 생업을 유지하고, 내 꿈을 위해서 지금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은 무엇이 있을까?

책을 다 읽은 후에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하고 싶지?'라는 질문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은 정말 좋은 책이다.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를 읽은 후에 나는 그런 질문을 할 수 있었고, 내가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하지 않은 작은 실천과 도전을 돌이켜보며 해야 할 일을 고민했다.

나도 실패는 무섭다. 사람들이 좋은 기업에 취업하지 않고, 글을 쓰면서 먹고 살려고 한다면 누구나 다 걱정을 한다. 그게 돈이 되겠냐고. 아무리 꿈이고, 도전이라고 해도 일장춘몽이 아니냐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번 해보지도 않고, 가망이 없다고 지레짐작해서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한번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을 뿐인데, 2011년도에 블로거 대상 후보로 투표 자리에 오르기도 했고, 다양한 SNS 활동을 통해서 더 많은 책과 멋진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았다면 이룰 수 없었던 일이다. 지금도 계속 쌓이는 작은 점은 분명히 '길'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패가 무섭고, 목표를 세우려고 해도 너무 높아 망설이는 사람에게 이 책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를 소개해주고 싶다. 우리는 그저 한번 해보는 것으로 기회라는 운을 잡을 수도 있고, 새로운 인연을 통해서 멋진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도 있다. 꿈은 작은 실천이 쌓여 이루어지는 법이니까.

'실패는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찾아온다. "우리는 그들의 사운드가 맘에 안 든다. 쇼 비즈니스 업계 내에서 그들에게 장래는 없다"고 말하면서 레코드 스튜디오 대표가 걷어찬 그룹은 역대 최고의 상업적 성공을 거둔 비틀즈였다. 미키 마우스의 아버지 월드 디즈니는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신문사에서 해고 당했다. 컴퓨터로 세계를 바꾼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무참히 쫓겨난 적이 있다. 우리는 그들이 세상에 알려지고 나서야 비로소 실패 역시 알려졌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성공의 뒷면에는 언제나 실패가 있다.'(본문 215)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노지현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 - 운명을 바꾸는 "한번 하기"의 힘

김민태 지음,
위즈덤하우스, 2016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 #책 #EBS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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