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연석회의 기자회견지난 2월 24일 교육운동연대 등 교육시민단체들은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3대 핵심과제 등 교육공약을 제안하였다.
김형태
[국민의 당] "대입 전형 변화로 교육 양극화 줄일 것"- 신생정당이라 그런지 아이디어 수준, 깊이 있는 공약 눈에 안 보여국민의당의 경우, 신생정당이라 그런지 교육공약이 급조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전문성이 부족하면 교육전문가들의 도움이라도 받아서라도 제대로 된 공약을 마련했어야 했는데, 그런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의당 특위에 참여했다는 C씨는 "참신하고 담대한 비전·정책 랠리도 조직하지 못했고, 개념이 바로 선 정책 논쟁판은 어림없는 일"이었다며, "탁류가 홍수처럼 흘러가는 개천에 돌멩이 몇 개 던지는 수준"이었다고 고백했다.
국민의당은 '사교육비 및 학업스트레스 제로'를 목표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입시제도를 단순화해 수시모집 비중을 20% 축소하고, 반면 다양한 지역·계층 학생에게 보다 넓은 대학 입학 기회를 보장해주는 기회균등선발제는 20%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내신 상위 10% 이내의 저소득층 학생들이 주거하고 있는 시·도 지역의 국·공립대에 무시험으로 입학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최은순 회장은 "교육문제의 본질은 외면하고 눈에 보이는 입시문제에만 지나치게 집착한 것 같다. 구체적인 재원 마련책도 보이지 않고 교육을 잘 모르는 것 아닌가"라고 혹평했다. 김학한 소장도 "목표가 과도하고, 뜬구름 잡기식으로, 공약의 체계성과 치밀함도 부족하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눈길 끄는 공약으로 '학교장의 자질이 부족할 경우, 교사와 학부모가 투표를 통해 소환할 수 있는 제도'를 제안하였다. 사실상 학교장을 해임할 수 있는 '학교장 소환제' 도입에 대해 새누리당 한 전문위원은 "소환제는 선출직에게만 해당되고 임명직인 교장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실성 없는 정책"이라 비판했다. 그러나 한 현직교사는 "교장선출보직제, 또는 교장초빙제가 활성화된다는 전제라면 고려해볼 만한 정책"이라고 했다.
국민의당은 이밖에도 ▲ 국·공립대학교 등록금 동결 ▲ 교원임용시 남녀 교사 성비를 최저 30%로 규정 ▲ 초중고교 공립 창의학교 도입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의당] '희망의 사다리'를 다시 세우겠다- 교육계의 요구 비교적 충실하게 반영, '교육혁신 의지' 엿보여 총선대응교육정책연석회의 등 교육시민단체들의 요구와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그나마 가장 충실하게 반영하려고 노력한 정당이 정의당으로 보인다. 보편적 복지 측면의 공약이 강하고 교육혁신 의지도 돋보인다. 물론 일부에서는 교육 문제 자체보다 지나치게 평등이나 기회균등의 관점에서 교육을 바라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정의당은 무상보육(누리과정) 예산 확보를 위하여 지방교육재정교부율 1% 인상과 특별교부금 1%를 인하하여 2.1조원의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하였고, 현재 중2와 일반고 1학년부터 한 학급에 25명 수준으로 인원 수를 낮추겠다고 밝혔다. 또 2020년까지 고교 무상교육을 실현하고,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기 위하여 무상급식비의 50%(연 2조)를 국고에서 지원하겠다고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한 수능 수학을 절대평가화하고, 고른기회전형을 20% 수준으로 확대하겠으며, 학습부진학생 지원을 위하여 예산을 현행 153억에서 1천억 원으로 증가시키고, 학습종합클리닉센터를 현재 126곳에서 176개 지역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하였다. 그밖에도 ▲ 출산휴가 120일로 연장하고, 육아휴직 파파쿼터제 도입 ▲ 법인세 10%를 고등교육재정에 투여해 반값등록금 실현 등을 공약했다.
눈에 띄는 공약으로, '고졸취업장려금 지원제도'로 고졸취업자에게 4년간 최대 연 360만 원 지원 등 학력에 따른 차별을 해소하겠다고 한다. 정의당 관계자 D씨는 "이 공약은 고용노동부의 근속장려금 제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우리나라도 속히 독일 등 교육선진국처럼 학력 간 임금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헌법정신과 기회균등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반박했다.
정의당은 이밖에도 ▲ 대학 균형발전과 대학서열화해소-대학균형발전법 제정, 부실사립대의 국공립대화 및 정부책임형사립대로 전환 ▲ 학교와 동등하게 학원 선행학습 금지 ▲ 헌법과 국제표준에 따른 교원노조법 개정, 교육공무원법 제정 등을 공약했다.
[녹색당] 사회적 토론과 합의를 통해 '학교를 뒤집자'- 학생 안식년 등 파격적인 공약 많아 녹색당의 경우, 생태적 위기에 대응한 교육과정이라는 측면에서 기존 정당들과 달라 보인다. 또한 교육제도 자체에 대한 대안 제시보다는 기본소득과 같은 형태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법을 보이고 있다는 평이다.
녹색당은 '교육 내용의 녹색화'를 지향하는 만큼, 학교에서 오후 교육과정을 목공, 텃밭, 요리, 예체능으로 소화하는 '교육과정의 대전환'을 내걸었다. 교육부 폐지도 공약에 포함되었다. 녹색당은 교육부의 권한을 시도교육청과 국가교육과정위원회에 위임하고 단위 학교의 자치권을 보장하고, 교육부 폐지 후 대학교육을 전담하는 대학교육청을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자사고 및 외고뿐 아니라 인문계/전문계 구분을 폐지하고 이를 중등종합학교로 통합하자고 제안했으며, 대학의 경우 대학통합네트워크를 통해 대학평준화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기존의 대학입시체제도 학생성장기록부와 면접 및 구술로 바꿔나간다는 것이 녹색당의 공약이다.
눈길을 끄는 공약으로 '청소년, 청년에게 월 4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퍼주기식 포퓰리즘"이라며 "보편적 복지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녹색당 관계자 E씨는 "우선순위의 문제이고 의지의 문제이다. 부자증세와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이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최은순 회장도 "파격적인 공약이긴 하나 아동과 노인뿐만 아니라 알고 보면 학생과 청년도 사회적 약자라며 형평성 차원에서 필요한 공약"이라고 말했다.
아일랜드 전환학기제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이는, 중고시절 1년의 안식년을 가질 수 있게 하자는 '학생 안식년'도 파격적인 공약이다. 일부 보수 단체 중심으로 공교육의 체계를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녹색당 관계자는 "교육은 학교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는 학교중심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얼마든지 학교 밖시설을 활용하여 청소년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녹색당은 그밖에도 ▲ 청소년수면시간 보장법 ▲ 방사능과 GMO없는 학교급식 ▲ 만 16세 이상 교육감 선거권 부여 ▲ 학생인권 구체적 보장 사항 법제화 ▲ 착취 속 전문계고 현장실습 전면 개선 ▲ 소수자 교내 차별 금지 및 인권 보장 등을 공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