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의 연대, 불순" 국민의당 버티나

'낙선운동'까지 거론된 단일화 압박에도 강경, 결국 각 후보자의 선택에 달렸다

등록 2016.03.29 10:40수정 2016.03.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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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사에서 선대위 출범 회의가 열리기 전 최근 입당한 정동영 전 의원이 발언을 하는 동안 생각에 잠겨 있다.
국민의당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사에서 선대위 출범 회의가 열리기 전 최근 입당한 정동영 전 의원이 발언을 하는 동안 생각에 잠겨 있다. 이희훈

이상돈 국민의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을) 2012년 당시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연대 논의와 같은 선에서 (놓고) 지금 상황을 보고 말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더민주의 색깔과 똑같은 색깔로 놓고 함께 뭉치라고 자꾸 주장하지 말아라, 함께 하기 어려운 색깔이라는 말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앞서 당과 사전 협의 없이 자의적으로 다른 야당과 단일화한 후보에게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것과 같은 취지다.(관련기사 : '일여다야' 현실화, 단일화 놓고 옥신각신)

무엇보다 이 위원장은 "과연 더민주가 연대를 하고자 하는 생각이 있었느냐"라며 "(더민주는) 국민의당 주요 후보 지역구마다 이른바 저격공천으로 볼 수 있는 공천을 다수 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그는 더민주 인천 계양을 후보로 나선 송영길 전 인천시장 사례를 들면서, "그러고서 어떻게 더민주가 연대를 말할 수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또 "송 전 시장은 지금 새누리당 실세라고 보는 윤상현 의원 지역구(인천 남을)에 나와서 윤 의원을 떨어뜨리는 각오를 보여야 되는데 구태여 최원식 의원 지역구에 나왔다"라며 "더민주의 연대 논의는 그 의도가 매우 불순하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이 야권단일화 불발로 압승할 수 있다는 부담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선 "그 부담을 과연 국민의당이 져야만 되나, 그렇지 않다고 본다"라며 "이런 식의 정국 구도를 만든 것은 사실상 더민주,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아니었나"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단일화가 불발되더라도) 새누리당이 200석 넘거나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새누리당 압승 전망은) 국민의당 후보를 주저앉히기 위해 발생하지도 않은 일을 과장해서 말한 것이라 본다"라고 주장했다.

조국 "국민의당, 주요타격방향을 새누리당 아닌 제1야당으로 설정"


그러나 국민의당을 향한 '야권단일화' 압박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더민주 혁신위원을 지낸 조국 서울대 교수는 지난 28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당의 당면 목표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아니라 더민주와 '친노/문'을 심판하고 현재 대권후보 1위 문재인을 주저앉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당이 (개별 후보간 연대)이마저 봉쇄한다, 당 비례대표를 한 석이라도 더 얻겠다는 '이(利)'이 눈이 어두워 야권 패배 방지라는 '의(義)'를 던져버린다"라면서 이 같이 질타했다.


이어, "(국민의당은) 요컨대, '주요타격방향'을 제1야당과 제1대권후보로 설정한 것"이라며 "(그 의도는)야권이 박살이 난 그 폐허 위에서 자신의 이익이 최대화되는 쪽으로 정계재편을 이루고 대선을 도모하겠다는 것일테고, (이는) 백일몽!"이라고 꼬집었다.

'낙선운동' 가능성도 거론됐다. 시민사회 원로모임인 '다시민주주의포럼(공동대표 한완상·이만열·지선)'은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어 "후보자 간 단일화마저 무산된다면 야권연대를 거부한 정당과 후보에 대한 낙선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국민의당이 각 후보자 별 단일화 움직임에 제동을 건 것에 대한 대응이다.

이들은 "후보자 간 단일화 논의를 막지 않겠다고 한 안철수 대표의 발언과 후보자들 간의 단일화를 중앙당이 일일이 규제하겠다는 발언 중 어느 쪽이 맞는가"라며 "투표용지 인쇄일인 4월 4일 전까지 후보자 간 단일화도 이뤄지지 못한다면 투표일까지 우리에게 남은 방법은 야권단일화에 소극적이고 정략적인 태도로 거부해온 당의 후보를 낙선시키도록 촉구하는 길 뿐"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 1차적인 대상은 다당제를 빙자하여 당면한 총선승리의 시대적 소명을 외면해온 국민의당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노원병 선거구에 출마한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 가장 먼저 낙선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중앙당 방침에 각 후보별 단일화 움직임 꿈틀

이와 관련, 국민의당은 시민사회의 '낙선운동' 경고에 "한국정치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너무 가혹하고 패권적인 발상"이라며 "누군가 패권의 논리로 우리를 때린다면, 우리는 국민을 의지할 수밖에 없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김희경 대변인은 29일 논평을 통해 "'다시민주주의포럼'의 주장대로라면 이미 기득권이 된 1번과 2번 이외에는 정당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진보정당도 야권 표를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에 만들지 말라는 논리"라며 이 같이 말했다. 결국, 시민사회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은 국민의당 후보자들의 선택이다. 일부 후보들은 중앙당의 강경한 입장에도 야권연대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구체적으로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한 국민의당 정호준 후보는 최근 지역 호남 향우회 회장 등을 통해 더민주 이지수 후보에게 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대덕구의 더민주 박영순 후보와 국민의당 김창수 후보도 여론조사 경선을 통한 단일화에 합의했다. 경기 안산단원을에 출마한 부좌현 국민의당 의원도 22일 안산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더민주·정의당 후보에게 야권단일화를 제안한 바 있다.
#국민의당 #야권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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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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