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아들 김홍걸과 비서실장 박지원, '정면 대결'

등록 2016.03.29 21:51

수정 2016.03.29 21:51

김홍걸 "목포서 반드시 조상기 당선시킬 것"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 목포에서 자존심을 건 진검승부가 펼쳐진다. 'DJ의 적통'을 놓고 20대 총선에서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다. 진검승부의 주인공은 DJ 3남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과 DJ비서실장을 지낸 국민의당 박지원 국회의원이다.

김 위원장은 29일 목포를 방문해 더민주 조상기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 수락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는 목포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한 박 의원과 정면대결도 불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목포방문은 지난 24일 이후 5일 만에 재방문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선거대책위원장 수락 기자회견을 통해 박 의원을 직접 겨냥했다. 김 위원장은 "조상기 후보를 반드시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합을 이루고 새누리에 참패하는 걸 막겠다고 주장하는 분이 이 지역에도 계신다"며 "김한길 전 대표 처럼 안철수 대표에게 야권연대 통한 새누리당 압승저지를 권고할 용기가 없다면 사퇴를 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성이 인정받을 것"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김 위원장은 또 "목포를 비롯한 전남에 여러 국회의원이 있지만 지역현안 해결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전남 서남해안 지역은 극심한 경기침체에 시달렸지만 야당의원들은 그 일을 해내지 못했다. 이처럼 무능함을 보였기 때문에 물갈이론과 구태정치 청산이 나오는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전 대표나 김종인 대표 등 특정 정치인과 계파의 이익을 위해 뛰는 게 아니다. 아버지(DJ)를 성원하고 사랑해주신 여러분의 은혜를 갚기 위해 뛰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어머니(이희호 여사)와 상의했냐는 질문에 "아직 병중이고 건강이 회복되지 않아서, 어머니께 자세한 정치이야기는 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조 후보와 함께 밤늦게까지 재래시장 등을 돌며 선거지원 활동을 벌였다.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29일 목포를 방문해 더민주 조상기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 수락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위원장과 조 후보 등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이영주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이 29일 나주화순 국민의당 손금주 후보 개소식에 참석해 축사를 마친 뒤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박지원

박지원 "필승으로 DJ정신 계승"... 30일 김대중 동상 참배

이에 맞서 박지원 의원도 '김대중 동상 참배'와 '김대중 정신 계승'을 전면에 내세우며 맞불을 놓고 있다. 박 의원은 29일 "지금 김대중 정신은 목포발전, 야권통합, 정권교체"라며 "필승으로 DJ 정신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박 의원은 오는 30일 예정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생략하고 목포 옥암동에 위치한 현충탑 참배 후 김대중 동상을 참배하기로 했다. 김대중 동상은 전남도청 앞에 조성된 김대중 공원에 세워져 있다.

박 의원은 평소 김대중 대통령의 뜻을 강조해 왔다.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이란 별칭도 얻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DJ정신 계승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박 의원은 "박근혜정부의 실정에도 제대로 된 투쟁도, 감동적인 양보도 못하는 무능한 야당의 모습을 보며 민주화와 정권교체를 위해 일생을 헌신하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다시 한 번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반드시 선거에 승리해 목포 시민 여러분과 함께 목포발전, 야권통합, 정권교체를 이룩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를 이어갈 것"덧붙였다.

그동안 목포지역은 국민의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했다. 하지만, 김홍걸 위원장의 가세로 술렁 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DJ는 가고 없지만, 그의 아들과 비서실장이 벌이는 혈투는 벌써부터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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