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3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소연
야권 후보단일화를 둘러싼 '도돌이표'가 4.13 총선을 열흘 앞둔 3일에도 계속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충정은 이해하지만 국민의당은 정권 변화를 위해 태어난 당"이라며 연대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손뼉이라는 게 마주쳐야 칠 수 있는 것인데 국민의당이 반대하니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는 4일부터 전국적으로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만큼 단일화 '골든타임'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이후부턴 단일화를 이루더라도 사퇴 후보의 이름이 그대로 투표용지에 실려 단일화 효과를 온전히 얻기 힘들다.
결국, 20대 총선의 마지막 변수로 꼽히던 단일화 이슈가 힘을 받지 못하면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그대로 고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이번 총선의 승부처로 분류되는 수도권에선 이 같은 구도가 야권에게 결정적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더민주 "단일화 어려워졌다 판단해, 이제 얘기 안 한다" 예정된 악재를 피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서울 은평을의 강병원 더민주 후보는 정의당 김제남 후보를 향해 "여론조사 (경선) 결과, 김 후보 득표율에 20%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을 추가 제안한다"라며 "여론조사 세부 방식에 대해 어떤 구체적 제안이 있으시다면 열린 자세로 협의할 용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자신에게 불리한 규칙이더라도 수용해야 할 만큼 단일화 필요성이 절실하단 얘기였다.
그러나 전망이 어둡다. 정장선 더민주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내일이면 투표용지가 인쇄되는데 오늘까지 (후보 단일화가) 진전이 거의 없었다"라면서 "저희가 볼 때, 야권 단일화는 어려워진 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지역 단위에서 단일화가 이뤄진 것에 대해 존중하고 지원하겠지만 이제 단일화 문제에서 벗어나 정부·여당의 실정과 무능함을 지적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본연의 선거활동을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즉, 중앙당 차원의 단일화 요구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물론, 중앙당의 압박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은 아니다. 앞서도 후보 단일화는 주로 후보자 간 협상에서 성공했다. 더민주와 정의당은 인천 지역과 경남 창원·성산 등에서 단일화에 성공했다. 또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강원 춘천과 부산 사하갑에서 단일화에 성공했다. 서울 중·성동을의 더민주 이지수·국민의당 정호준 후보는 이날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관련 기사 :
서울 중�성동을 이지수·정호준 단일화 논의 시작)
그러나 중앙당의 협조 없이 논의를 진행하기 어려운 곳도 있다. 바로 더민주가 정의당과의 후보단일화를 위한 '마중물' 지역으로 꼽았던 경기 고양갑이 대표적 지역이다. 박준 더민주 후보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최종 거부했다. 박 후보는 "국민의당과의 연대라면 선당후사 할 수 있지만 이념정당인 정의당을 위해선 더 이상 하지 않겠다"라며 처음으로 당명을 따를 수 없다"라고 공언했다.
이에 대해 정 본부장은 "(박 후보는) 공천 당시에도 필요하다면 (심 후보와) 단일화 하겠다고 약속을 한 바 있다"라면서 "어제까지 (박 후보를) 설득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주 유감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 "지역 단위에서 진행할 단일화를 존중하고 뒷받침할 생각이지만 앞으로 당에선 단일화 얘기를 하지 않겠다"라고 재차 말했다. 더 이상 박 후보를 단일화를 이유로 설득하지 않겠다는 뉘앙스였다.
결정적 변수의 약화, 경합지역 야권 패배 가능성 커졌다